나를 붙잡아준 글쓰기

변화와 두려움 속 나를 붙잡아준 글쓰기

by 마리

핸드폰을 보니 알람이 와 있었다.


"000님으로부터 주문이 접수되었습니다"


급하니까 빨리 파일을 보내달라는 요청 메시지도 있었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문자가 온 지 3시간이나 지나 있었다. 깜짝 놀라서 서둘러 컴퓨터를 켜고 자료를 전달했다.


잊을만하면 전자책 주문이 한두 건씩 들어오는 게 아직도 신기하기만 하다.






전자책을 등록하고 처음 주문이 들어왔을 때의 그 떨림을 아직도 기억한다.

내가 무언가를 만들어내서 판매를 한다는 게 정말 가능할까?라는 마음으로 한 페이지씩 채우기 시작했다.

팔리던 안 팔리던 일단 도전해 보고 싶었다. 이게 정말 가능한지 궁금했다.


구매량이 아직은 손에 꼽을 정도밖에는 안되지만 누군가 내 서비스를 결제했을 때 "아, 나도 무언가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확신이 들기도 했다.


브런치에 썼던 글이 어느 날 메인에 떴을 때, 갑자기 조회수가 폭발했을 때 어안이 벙벙하기도 했다. 이런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다.


"글쓰기"를 통해 나를 표현하고 또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도 있구나, 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동안 회사를 다니지 않는 삶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삶이 나와 맞다고 생각했다. 여러 사람들 틈에서 힘들어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어딘가에 소속되어야만 안정된 삶이었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때 회사를 나온 게 참 다행스럽게 생각된다.


취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내 두발로는 절대 회사를 나올 수는 없었을 테니까. 혼자 무엇을 해보려고 도전하거나 절대로 시도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으므로.





많은 것들이 비대면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구축되고 있는 여러 시스템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게 더 있을까?

열심히 찾고 있는 중이지만 사실 아직까지도 많은 것들이 막막하기만 하다.


매일 아침이 불안했던 나는 언젠가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글을 써 내려가는 과정안에서 나와 마주하며 내 안의 두려움들을 조금이라도 떨쳐낼 수 있었다.


내가 흔들릴 때마다 "글쓰기"가 나를 단단히 붙잡아주었다.







2020년은 회사 밖으로 나와 혼자 걸어가는 준비단계의 시간이었다.


2021년 12월, 나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조금씩 시도해나가며 꾸준히 나아가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글을 쓰는 것도 멈추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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