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장동료에게서 카톡이 왔다
잘 지냈어요?라는 그 한마디에 스친 생각들
"과장님 잘 지냈어요?"
핸드폰을 확인하니 카톡이 와 있었다. 전 직장동료였다.
회사를 다닐 때, 우리는 같은 팀에서 함께 일을 했었다. 그녀는 일에 대한 욕심도, 열정도 많은 친구였다.
잘 지내고 있냐는 그녀의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그 몇 초의 순간, 고민을 했다.
"잘 지내고 있어요~"라고 밝은 톤으로 대답을 하기에는 아직 돈을 벌고 있는 게 아니기에 그렇게 말을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혹시라도 잘 지내고 있다고 하면 내가 요즘 뭐하며 지내는지 더 궁금해하지 않을까? 답하기 곤란한 그런 질문은 웬만하면 피하고 싶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그렇다고 아주 못 지내고 있는 건 아니었다. 당장 돈을 벌고 있는 건 아니지만 1년만 다니고 나온 전 직장에 비하면 여러 일들을 시도해보고 있기에. 해보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들도 많다. 다만 이 모든 것이 아직은 불투명할 뿐.
몇 초동안 최적의 대답을 찾아 헤매다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잘 지냈어요?"라고 답을 보냈다.
그러자 그녀에게서 다시 카톡이 왔다.
"저는 그냥 똑같죠 뭐. 과장님은 잘 지내고 계세요?" 간신히 질문에 대한 답을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질문을 또 받다니.
잘 지낸다와 잘 못 지내고 있다의 중간쯤 되는 답은 없는 걸까? 그러다 결국 이렇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럭저럭이요~"
그리고 그녀에게서 답이 오기 전에 빨리 메시지를 다시 보냈다.
"무슨 일 있어요?"
또 다른 질문이 나를 향하기 전에 관심을 그녀에게로 돌렸다. 갑자기 연락을 해온 그녀에게 정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설마 퇴사를 한 건 아니겠지...?
그러자 그녀에게서 답이 왔다. 회사를 다니는 게 여전히 힘들다며 곧 인사평가가 있을 거라고 했다. 승진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걱정이 된다고도 했다. 새로 온 팀장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이 잘 안 된다며 이상한 사람일까 봐 조심스럽다고 했다.
"아... 그렇구나" 속으로 생각했다.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그녀와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를 했었다. 상사 때문에 힘들고 짜증이 날 때, 이상한 직장동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나 역시 마음을 터놓을 그 누군가를 찾아 헤매었다. 카톡 리스트를 쭉 훑으며 회사 밖 누군가에게, 마음이 통하는 그 누군가에게 뜬금없이 "잘 지냈어요~?"라는 메시지를 툭 던지기도 했다. 사실 상대방이 정확히 뭘 하며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한 것보다 답답한 내 마음을 풀어놓는 게 더 간절했다.
그날 나에게 카톡을 한 직장동료도 그때의 나와 비슷한 심정이 아니었을까? 회사 때문에 힘들다는 그녀의 말에 예전에 절박했던 내 모습을 떠올리며 그녀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었다.
그녀와 대화를 하다 문득 지금 그녀가 겪고 있는 회사 안에서의 문제들이 회사를 나온 나에게는 더 이상 영향을 미치는 그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지금의 나는 어떻게 하면 글을 더 잘 쓸 수 있을까? 어떤 플랫폼에서 어떤 콘텐츠로 "나"를 확장시킬 수 있을까라는 문제들이 더 고민이고 숙제이다. 앞으로 해결해 나가고 싶은 과제들이다.
얼마 전, 회사를 나온 이후 크게 바뀐 것도 없는 내 상황이 암담하게만 느껴졌었다.
하지만 전 직장동료와 대화를 하면서 현재 내가 안고 있는 고민들이 적어도 예전과는 많이 바뀌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도 그동안 제자리걸음만 한 것은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에 안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