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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바다거북 Feb 19. 2017

어서 와, 봄

이맘때가 가장 추운 것 같다.
나는 여전히 패딩에 목도리를 둘둘 감고 다닌다.

옷차림은 변함이 없건만, 영하 10도까지 기온이 뚝 떨어져서 공기마저 얼어붙은 것 같았던 한겨울보다

빨간 딸기가 나오고 나무들은 벌써 눈을 틔울 준비를 하는 지금이 더 춥다.

마음이 추워서 인 것 같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조급해서 일 수도 있다.
겨우내 찬 바람으로부터 체온을 지켜주었던 고마운 겨울 외투가 이젠 오히려 지겹게 여겨져서 일 수도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머리를 식혀주는 한겨울의 찬 공기를 좋아하게 된다.
꽁꽁 얼어붙은 빙판길의 불편함조차도 좋았다.
겨울을 떠나보내기엔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론 봄을 기다린다.
언제나 설렘으로 기다릴 수밖에 없다.

어서어서 봄이 와서 나풀나풀 얇은 원피스만 입고 돌아다녔으면 좋겠다.
달달한 봄냄새-풀과 꽃과 흙의 냄새를 맡고 싶다.

그러면 나는 또 매년 그랬던 것처럼,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 안달이 나고 누구와도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처럼 들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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