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깊은 생각 (이상준의 CEO 수필집)
일본 유학 시절 어렵게 일본 식당에서 접시나 닦고, 하수구 청소나 하며
한 달에 80만 원 정도를 벌고 있었다.
너무나 노동 집약적이라 하루하루를 피곤해 지쳐있을 때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살피는 중
색다른 구인 광고가 눈에 들었다.
[디자이너 모집]
비록 내가 조소과(조각 소조) 출신이긴 하나, 엄연히 미대 아닌가....
나는 면접 신청을 하고 날짜가 잡혔다.
면접관: 디자인은 얼마나 오랫동안 했나요?
나: 저 미대 출신입니다.
면접관:.......
나:.......
나는 당당했고,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당당히 미대 출신이라는 말에 설마 디자인 경험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거 같다.
다음 질문
면접관: [인디자인]으로 작업하셔야 합니다. 잘 하실 수 있죠?
나: 네 자신 있습니다.
이번에도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난 [인디자인]이라는 프로그램을 그날 처음 들었지만,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자신 있었으니까...
인디자인이 뭔지는 모르지만, 공부하면 되지 않겠어?
나에게 주어진 일은 5주 내에 책 한 권을 디자인하는 것이었고, 다행히 재택근무였다.
계약금으로 80만 원을 받았다.
집으로 가서 [인디자인]이 뭔지부터 검색했다.....
' 아.... 주로 책을 디자인할 때 쓰는 프로그램....
유사한 것으로 쿽이라는 게 있구나...'
나는 당장 인디자인을 다운받아서 이것저것 만져 보기 시작했다.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고
일본땅에서 그 누구도 나를 가르쳐 줄 수 없지만,
(당시 한국에 있는 미대 친구에게 물었더니 5명 중 1명 만이 사용해 본 적? 이 있는 정도였다.)
됐어.....
막 만져보면 할 수 있게 될 거야.....
그렇게 시작한 [인디자인]이라는 프로그램...
일주일 동안 초 집중해서 공부했다.
처음에는 눈 앞이 암흑이었지만,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을 느꼈고...
결국....
납기일에 맞추어 책 한 권을 디자인했다.
디자인 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많았겠지만,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극복했다.
공부하는 학원 백날 다니는 것보단
현장에서 실전에 부딪히는 것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