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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
13월의 장미와 돛단배
by
진동길
Feb 7. 2021
물안개가 덮친 바다 위에
길을 잃은 낡은 돛단배
하나
파도에 휩쓸리고
돛은 뜯기고 찢겨있
습니다
.
그러던 어느 날 당신을 만났습니다
.
당신이 내게 건넨 첫 말은 이랬지요.
"선생님, 도와 드릴까요?"
난 당신의 얼굴에서 빛을 보았습니다
.
그래요 분명 빛이었습니다
.
아무도 볼 수 없었지만,
저는 당신을 등대처럼 알아봤습니다.
사랑의 고통은 때로 아스피린 같
습니다
.
당신은 이미 알고 있었지요
.
그 약에 중독되면
언젠가는
더 큰 파도에 휩쓸려
흔적조차 없어진다는 것을
그리고 당신은
바다에서
장미가 피어날 때쯤 떠나갔지요.
"이제 그만,
다시 생각해
보세요
.
그것으로 충분하답니다."
시리도록 멍든 푸른 바다 위로
다시 어둠이 내리고
무수히 많은 장미들이
피어보지도 못 한 채 죽어갔습니다.
심장을 찢고 간
장미와 사랑의 상처는
날카로운 가시만 남긴 채
먼바다로 날아가버렸습니다.
"이제 그만,
다시 생각해
보세요
.
그것으로 충분하답니다."
keyword
바다
사랑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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