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단지

내 안의 보물

by 진동길


# 의로운 피조물

때가 되면 꽃은 피고 지며, 잎이 돋았구나 싶으면 어느새 열매를 맺는다. 하늘의 구름과 바다의 파도는 머물 때와 가야 할 때를 알고 새들과 들짐승들도 창조주께서 마련해주신 때와 시간에 맞춰 낳고 번식하며 살아간다.

흠 없이 창조주의 법에 어긋남 없이 소풍을 즐기다가 돌아갈 때가 오면 제 몫을 내어놓고 왔던 곳으로 되돌아 간다.

그러고 보면 피조물 가운데 아담 너만 빼고 모두 다 의로운 삶을 살다 가는구나. 네가 불쌍하고 가련한 이유는 피조물보다 못 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겠지.

Aquamarine(아쿠아마린) 조각들이 수없이 부서지는 햇살 따사로운 봄 바닷가에서.

# 보석을 볼 줄 아는 눈

1867년, 한 상인이 남아공의 어느 마을에 머물렀을 때 선반 위에서 광채를 발하고 있는 커다란 돌멩이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상인은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저 돌멩이는 누구의 것입니까?”

“저것은 내 아들이 산에서 주어온 것입니다.”

상인은 주인에게 부탁했습니다.

"내가 당신 아들을 위해 좋은 장난감을 하나 줄 테니 저 돌멩이를 내게 주지 않겠소?”

주인은 선반에 놓인 광채 나는 돌멩이를 상인에게 건네주며 말했습니다.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감사하지요. 제 아들도 매우 기뻐할 것입니다.”

주인은 상인에게 몇 번이나 고맙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것이 값비싼 다이아몬드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말이지요. 보물을 알아보는 눈이 없었습니다. 그 돌은 케이프타운의 보석상에게 12만 5천 달러에 팔렸고 지금은 수백만 달러가 넘는다고 하지요.

# 참된 보물

사람에게 진정 중요한 것. 사람에게 참된 보물. 그 사람 안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에 그것의 가치를 깨닫는다고 합니다.

인생의 진정한 보물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외면하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을 마감하기 직전에 참된 보물의 의미를 고백하는 것보다 지금 그것을 보석처럼 아끼고 살필 수 있기를. 행여 그것을 썩어 없어질 것과 바꾸어버리는 실수는 하지 않기를.

# 계약의 하느님

"약속은 믿음에 따라 이루어지고 은총으로 주어집니다."(로마 4,16)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 (히브 11,1)

계약에 충실하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사랑을 이렇게 건네주셨습니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습니다.

법대로 할 수도 있었지만, 의로운 사람 요셉은 마리아를 상대로 고소하지 않습니다. 당시의 법은 무척 엄격했고 정혼한 처녀의 몸으로 임신한 여인은 가중처벌의 대상입니다.

돌에 맞아 죽어도 하소연할 구실이 없습니다. 배신감과 분노로 자기 앞에 놓인 현실을 의로움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면 마리아는 이미 죽은 목숨이지요.

최소한 그녀의 집에 찾아가서 한바탕 소동을 벌였을 법도 한데, 의로운 요셉은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고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습니다.

# '의롭다'(δίκαιος; צַדִיק)

율법에서 '의로움'(δίκαιος; צַדִיק)은 하느님의 백성들에게 요구하는 특성으로 '정직하고 올바르며 법대로 사는 것'을 의미하는 광의적인 표현입니다.

과연 율법 앞에 섰을 때, 의로운 이가 몇 명이나 될까요.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지요.

'의로운 이(δίκαιος)가 없다. 하나도 없다.'(로마 3,10.)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의로움'은 어떤 의로움일까요? 예수님은 율법학자나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넘어서(마태 5,20.)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으로 사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는" 의로움입니다.(마태 7,12)

율법의 눈으로 바라보는 의로움과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보는 의로움은 분명한 차이가 있지요.

# 율법을 초월하는 사랑

요셉은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율법의 잣대로 세상과 이웃을 대하지 않고 율법을 초월한 의로움으로 선 사람이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율법 위에 계시는 분입니다. ‘의로운 삶’은 율법대로 살지 않고 율법을 뛰어넘어 그 정신으로 ‘하느님의 뜻’을 사는 삶입니다.

하지만 의로운 요셉에게도 두려움은 있었습니다. 율법대로 사는 사람들의 판단과 심판이 두려웠습니다.

그러자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말합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따릅니다.

# 감춰진 보물

인간에게 감춰진 보물은 신성입니다. 신의 사랑입니다. 쉽게 보이지 않지만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 안에 있습니다. 인간의 내면에 살아 있습니다.

인생을 대하는 태도로 우리는 그 사람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지요. 그대 안에 신성을 되살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고 세상의 모든 피조물을 살릴 수 있는 그것. 그대 안에 있습니다.

본래 하느님의 것이었지만,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창조 때부터 그것은 우리 안에 있었습니다. 사랑이신 그분의 뜻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신성을 볼 수 있기를. 그것을 다시 살릴 수 있기를. 시련 중에 두려움 앞에서 "아버지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라고 그분처럼 기도할 수 있기를.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태 5,20)

"형제 여러분, 세상의 상속자가 되리라는 약속은 율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믿음으로 얻은 의로움을 통해서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에게 주어졌습니다."(로마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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