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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단지
부활과 열쇠
by
진동길
Apr 3. 2021
EXSULTET(기뻐 뛰어라!)
용약하라(exsultet) 하늘나라 천사들 무리
환호하라 하늘나라 신비
구원의 우렁찬 나팔소리
찬미하라 임금의 승리
땅도 기뻐하라
찬란한 광채 너를 비춘다
영원한 임금의 광채 너를 비춘다
비춰진 땅아 깨달으라
세상 어둠 사라졌다
# 부활의 기쁨과 십자가
성자께서는 우리 대신 성부께 아담의 죄를 갚으시고 거룩한 당신 십자가 피로 옛 죄 씻으셨습니다. 알렐루야!
파스카 축일을 지내는 이 밤에 우리는 어둠을 밝히는 빛을 보며 홍해 바다를 마른 발로 건너게 하신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봅니다.
이 빛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으로 다시 찾은 빛입니다.
# 부활의 열쇠
십자가는 거룩함의 상징이 아니었습니다. 죽음과 고통과 절망이었습니다. 그것은 낮아짐, 비참함, 버림받음, 비움, 다 내어 줌, 포기, 무능력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주님의 십자가 죽으심으로 십자가는 천국의 열쇠가 되었고 부활의 깃발, 승리의 나팔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부활로 십자가는 이제 하느님 사랑의 징표가 되었고, 새롭고도 영원한 약속의 징표이자 무덤을 열 수 있는 부활의 열쇠가 되었습니다.
부활의 기쁨을 다독이며, 이제 우리는 구원자의 죽음이 왜 십자가 위에서 이루어져야 했는지를 되새겨야겠습니다.
# σχίζω 갈라지다. 찢어지다
구원이 완성되기 위해서 십자가 죽음이 꼭 필요했는데요. 부활로 가기 위한 십자가였습니다.
마침내 그리스도가 십자가 위에서 죽음을 맞이하자.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습니다. 그러자 갈라진 그분의 옆구리에서 피와 물이 흘러나왔던 사건이 일어났지요.(요한 19,34.)
이 사건이 우리에 매우 중요한 이유는 그리스도께서 흘리셔야 했던 피와 물 때문인데요.
성경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때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갈래로 찢어졌다(σχίζω). 땅이 흔들리고 바위들도 갈라졌다(σχίζω).(마르 15,38; 마태 27,51.)
그분께서 세례를 받으시던 그날처럼. 하늘이 갈라졌습니다(σχίζω).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당신께 내려왔던 그날처럼 말이지요.(마르 1,10.)
하늘도 그분의 죽음을 슬퍼하며 성전 휘장을 찢어놓았습니다. 땅도 흔들렸고 바위들도 갈라졌습니다. 하느님의 마음과 심장이 찢어지는 고통 가운데 있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구원과 생명, 은총과 축복이 그분의 찢어진 마음과 갈라진 옆구리에서 흘러나왔습니다. 생명을 정화하고 구원하는 피와 물이 그분의 고통스러운 마음과 찢어진 옆구리에 흘러나왔습니다.
갈라진 빛과 물. 그 궁창에서 창조가 시작되었듯이 주님의 갈라진 옆구리에서 새로운 날과 새로운 창조가 시작되었습니다.
갈라진 그분의 옆구리에서 하늘 문이 열리고 성령께서 임하십니다.
갈라지고 구멍 난 하느님의 고통스러운 슬픔은 다시 회복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계약도 다시 되돌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불가역적인 계약이 찢어진 하느님의 가슴과 구멍 난 그분의 손과 발에서 완성되었습니다.
종말론적입니다. 땅도 울고 하늘도 울고 온 세상이 흔들리며 그분의 희생을 슬퍼하고 괴로워했지만 인간에게 축복과 구원의 계약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주님의 죽으심으로 이후의 세상은 전과 다른 새로운 역사를 맞이하게 된 것이지요.
# 부활
옆구리에서 피와 물을 쏟으신 분께서 다시 일어나셨습니다. 옛 것이 그 막을 내리고 새로운 서막이 시작되었습니다.
성전 휘장을 찢으셨던 그분이 이제 무덤을 여시고 부활하셨습니다. 하느님의 거룩하심이 뚜벅뚜벅 걸어 나오십니다.
죽으심으로 죽음의 나라를 새롭게 하신 분이 그 기쁨을 전하러 다시 오셨습니다. 알렐루야!
속되다고 여겨지던 땅, 저주받았다고 생각했던 죽음의 땅이 새로운 생명의 입구가 되었습니다. 어둠을 지배하시고 절망을 이기시고 빛과 하나 되게 하셨습니다.
본래 아버지의 나라였던 죽음의 세상을 그분께서 다시 되찾으시고 그 기쁨을 전하러 다시 오셨습니다. 알렐루야.
이제 죽음의 문은 그분의 부활하심으로 절망과 슬픔의 문이 아니라 부활의 문이요. 하늘나라로 가는 또 다른 문이 된 것이지요. 사실 그분은 처음부터 양들이 드나드는 문이셨습니다. 하늘나라의 문이셨습니다.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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