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피정 2막

3장. 천주의 성모 복되신 동정 마리아

by 진동길


목표

마리아가 어떻게 ‘하느님의 어머니(데오토코스)’로 불리게 되었는지 이해합니다.

교회가 마리아를 공경하는 근거와, ‘흠숭(Adoratio)’이 아닌 ‘공경(Dulia)’임을 구분해 알아봅니다.

교회 전통(교부들)과 성경이 전해주는 마리아 신심의 뿌리를 인식합니다.

전례와 일상에서 성모 마리아를 어떻게 바라보며, 신앙생활에 어떤 도움을 받을지 구체적 지침을 얻습니다.




하느님의 어머니(데오토코스)에 대한 교회헌장 가르침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헌장(Lumen Gentium) 8장은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데오토코스)”로서 구원 역사에 특별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가르칩니다.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임을 공식으로 천명하며, 예수 그리스도가 참 하느님이자 참 인간임을 지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교회헌장 53항은 “우리와 교회의 모범이신 마리아”라고 선언하며, 그리스도와 함께 구원 계획에 동참하셨다고 설명합니다 (교회헌장 53항 참조).


이 장에서는 교회가 왜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로 공경하는지, 성경과 전통이 이를 어떻게 뒷받침하는지 자세히 살펴봅니다. 마리아에 대한 공경은 “흠숭(Adoratio)”이 아니라 “공경(Dulia)”임을 분명히 하며, 신앙생활에서 성모가 주는 영적 유익을 함께 배우고자 합니다.




1. 성경 속의 마리아


(1) “은총이 가득하신 분”: 동정 마리아의 선택

루카 1,28-38: 천사가 “기뻐하여라, 은총이 가득하신 분”(루카 1,28)이라며 마리아에게 나타났고, 마리아는 성령으로 예수님을 잉태하게 되었습니다(루카 1,35).

마리아는 “예, 제가 주님의 종입니다”(루카 1,38)라고 응답하며, 순명과 믿음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 교회는 마태 13,55의 “예수의 형제들” 표현과 마태 28,1의 “안식일이 끝난 뒤” 문맥을 살펴보고, 마리아가 예수 외에 다른 자녀를 낳지 않았다고 해석합니다(교리서 500항 참조). 이는 마리아의 “평생 동정” 교리를 지지하는 중요한 전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가나의 혼인잔치: 중재자의 모습

“혼인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지자, 마리아는 예수님께 ‘저들에게 포도주가 없다’고 청합니다”(요한 2,3).

마리아는 중재자로서 예수님의 첫 기적을 이끌어 내도록 돕습니다(요한 2,1-12 참조).


(3) 십자가 곁의 어머니, 그리고 우리 모두의 어머니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이분이 네 어머니이시다’라며 제자에게 마리아를 맡기셨습니다”(요한 19,26-27).

전통적으로, 교회는 이 말씀으로 “마리아가 모든 신자의 어머니”이시며 교회의 어머니로서 “천주의 성모이신 마리아”라고 고백합니다.




2. 하느님의 어머니(데오토코스)와 교회 교리


(1) 에페소 공의회(431년)에서의 선언


4세기말부터 교회 안에서는 예수님의 신성과 인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에 대한 논쟁이 계속 일어났습니다. 그 가운데 “예수님은 완전한 하느님이면서도 완전한 인간이실까?”라는 근본 물음이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교회는 “예수님이 참 하느님이시며 참 인간”임을 옹호하기 위해,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데오토코스, Theotokos)”라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 결정은 단순히 마리아만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은 진정한 하느님이자 진정한 인간”이라는 신앙 고백을 분명히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즉, 예수님 안에 신성과 인성이 온전히 결합되어 있다는 사실을 훼손하지 않도록, 마리아가 낳으신 분이 ‘참 하느님’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 것입니다.




(2) 동정성, 원죄 없는 잉태, 성모승천 교리

에페소 공의회 이후, 교회는 예수님의 탄생에 관련된 마리아의 특별한 지위를 차차 정리하고 확립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교회는 마리아와 관련된 세 가지 중요한 교리를 제시합니다.


1. 동정성
교회는 마리아가 예수님을 잉태하고 낳는 전 과정에서 동정성을 지키셨다고 가르칩니다(CCC 499~507 참조). 즉, 마리아는 남자와 결혼하여 일반적인 혼인생활을 하지 않았으며, 예수님 외에 다른 자녀를 낳지 않았다고 전통적으로 해석해 왔습니다. 이는 마태오 복음서 일부 표현(마태 13,55, 28,1)이 “예수님의 형제들”을 언급하긴 하지만, 교회는 해당 ‘형제들’을 친족이나 사촌으로 이해하는 등 여러 전승을 통해 마리아의 ‘평생 동정’을 지지해 왔습니다(교리서 500항). 이렇게 마리아의 동정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예수님의 탄생이 단순한 인간적 출생이 아닌 성령에 의한 신적·초자연적 개입이라는 사실을 드러내기 위해서입니다.


2.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원죄 없는 잉태 (Immaculata Conceptio)’는 마리아가 원죄의 흔적 없이 잉태되었다는 교리로, 1854년 교황 비오 9세가 선포했습니다. 마리아가 태중에 있을 때부터 원죄의 그늘로부터 보호되었다는 믿음입니다. 이는 마리아가 예수님을 낳으실 그릇(그리스도의 모태)으로서 특별한 은총을 미리 받았다고 보는 것입니다. 교회는 마리아가 구원 역사에서 특별한 임무를 수행하시기 위해, 하느님의 선물로써 처음부터 죄에 물들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3.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마리아(성모승천)
‘성모승천(Assumptio)’은 마리아가 지상 생애를 마치신 뒤, 영혼과 육신이 함께 하늘에 올림을 받으셨다는 교의이며, 1950년 교황 비오 12세가 이를 선포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죽으면 영혼만 하느님께 가지만,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와 특별히 일치하신 분으로서 육신까지도 부활의 영광을 미리 맛보셨다는 믿음입니다. 이는 마리아가 예수님 부활의 은총을 가장 먼저 온전히 누리셨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처럼 교회는 마리아의 동정성, 원죄 없는 잉태, 성모승천을 통해,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낳고 끝까지 따르신 특별한 삶을 집중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결국 이 모든 가르침은, 예수님 구원 사건을 더욱 빛나게 하고, 인간과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드러내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성모 마리아와 우리의 신앙생활


(1) 묵주기도와 5대 신비

묵주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를 마리아와 함께 묵상하는 기도입니다(루카 1,46 이하).

환희·빛·고통·영광 신비가 있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2002년 ‘빛의 신비’를 추가해 5대 신비를 완성했습니다.


(2) 마리아 발현(루르드, 파티마 등)

루르드(1858년), 파티마(1917년) 등에서 성모가 발현되었다고 믿는 사례가 존재합니다.

교회는 신중한 조사를 거쳐 “사적 계시”로 공인하기도 하지만, 공식 신앙의 필수 사항은 아니라고 가르칩니다.


(3) 마리아가 주는 영적 유익

마리아는 예수님을 따르신 신앙의 모범이십니다(교회헌장 53항 참조).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라는 말씀처럼, 예수님의 뜻에 온전히 순명하셨습니다.

마리아의 전구를 청함으로써, 그리스도께 더욱 친밀히 나아갈 수 있다고 교회는 가르칩니다.


묵상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칭호가 예수님의 신성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생각해 봅시다.

마리아의 순명(“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이 내 삶에 어떤 도전이나 위로를 주나요?

성모 공경과 하느님께 드리는 예배(흠숭) 사이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느껴지나요?

묵주기도나 마리아 축일(성모승천 대축일 등)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나요? 그때 어떤 은혜를 체험했나요?




4. 성모 신심을 살아내기

묵주기도를 통해 예수님의 신비 묵상하기: 묵주기도는 마리아와 함께 예수님의 생애를 묵상하는 훌륭한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환희·빛·고통·영광 신비를 바치며, 복음 전체를 관통하는 예수님의 길을 새롭게 조명해 봅니다.

성모 축일 미사와 구역·단체 모임 참여: 교회는 성모 성탄(9월 8일), 성모승천(8월 15일) 등 여러 축일로 마리아가 구원 역사에 어떻게 동참하셨는지 기념합니다. 본당이나 단체에서 성모 신심 미사·성모 순례 등을 함께하며 영적 유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일상 속 성모께 전구 청하기: “성모님, 제가 예수님께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는 짧은 청원 기도로, 어려움에 부딪힌 순간에 용기와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정리합니다

-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구원 역사에서 특별한 역할을 담당하셨습니다.

- 동정성, 원죄 없는 잉태, 성모승천 교리를 통해, 교회는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낳고 끝까지 따르신 놀라운 여정에 주목합니다.

- 그러나 마리아 공경은 하느님께 드리는 예배(흠숭)와는 구별되는, 정중한 존경과 사랑(공경)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 “마리아를 통해 그리스도께 간다(Ad Jesum per Mariam)”는 격언처럼, 성모 신심은 우리를 예수님께 더욱 가깝게 이끌어 줍니다. 예비신자 여러분이 교회 안에서 성모님의 모범과 전구를 체험하시며, 더욱 풍요로운 신앙생활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알아둡시다 – 전례 안에서 만나게 되는 ‘성모 마리아’ 관련 상식

전례와 교회 생활에서 우리는 마리아에 관한 기도와 축일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아래는 예비신자들이 주로 묻는 질문과 답변입니다.

성모 마리아께 기도하면 예수님을 제쳐 두는 것 아닌가요? 가톨릭은 마리아께 ‘전구(중재 기도)’를 청합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을 ‘제쳐 두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를 예수님께 더 가까이 이끄시는 영적 어머니이십니다.

‘흠숭(Adoratio)’과 ‘공경(Dulia)’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흠숭’은 하느님께만 드리는 것이고, ‘공경’은 마리아·성인들께 드리는 존경과 사랑입니다(CCC 971). 마리아에게 기도하는 것은 하느님 자리에 두는 것이 아니라, 전구와 도움을 청하는 행위입니다.

묵주기도(Rosario)는 무엇이며, 그 어원은 어디에서 왔나요? 묵주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 신비를 마리아와 함께 묵상하며,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을 되풀이하는 기도입니다. “Rosario”는 라틴어 “Rosarium”에서 유래하며, ‘장미 정원’을 뜻합니다. 기도의 매 순간이 장미꽃처럼 주님께 봉헌된다고 해석합니다.

마리아 축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대표적으로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1월 1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5월 31일), 성모승천(8월 15일), 성모 성탄(9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12월 8일) 등이 있습니다. 교회는 이 축일에 미사를 봉헌하며, 마리아가 예수님과 맺은 특별한 은총과 역할을 기립니다.

마리아 발현(루르드, 파티마 등)은 꼭 믿어야 하나요? 루르드, 파티마에서의 성모 발현은 ‘사적 계시’에 속합니다. 교회는 신중한 조사를 거쳐 공인하기도 하지만, 공식 신앙의 필수 항목은 아니라고 가르칩니다. 그렇지만 발현 메시지가 요청하는 회개와 기도는 많은 신자에게 영적 유익을 줍니다.


이렇듯 가톨릭교회는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로 공경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를 더욱 깊이 묵상하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전례 안에서 성모 마리아를 기억하고 기도할 때마다, 예수님께 나아가는 길이 한층 더 친밀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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