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 친교에 봉사하는 성사(혼인성사·성품성사) — 사랑과 섬김의 길
친교에 봉사하는 성사가 무엇이며, 왜 혼인성사와 성품성사가 그 범주에 속하는지 이해합니다.
혼인성사가 부부와 가정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교회의 신비를 어떻게 드러내는지 살펴봅니다.
성품성사(주교·사제·부제 서품)가 교회의 봉사와 구원 사명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배웁니다.
전례와 실제 생활 안에서 혼인성사와 성품성사를 준비·거행·실천하며, 어떻게 친교와 봉사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가톨릭 교회는 ‘친교에 봉사하는 성사’(Sacraments at the service of communion)를 통해,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섬기고 하느님 계획에 협력할 길을 마련해 주십니다.”(CCC 1534) 일곱 성사 가운데 혼인성사와 성품성사는, 단순히 개인의 성화(聖化)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 교회 전체가 함께 성장하며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봉사’를 지향합니다.
혼인성사는 부부가 사랑과 희생으로 결합하여 가정을 이루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생명과 신앙을 전수함으로써 사회·교회 공동체에 기여하는 길입니다.
성품성사는 주교·사제·부제가 하느님 백성에게 말씀과 성사, 그리고 목자적 돌봄을 제공함으로써 교회를 봉사하고 쇄신하는 길입니다.
특히 가톨릭 교회는 모든 세례 받은 이가 그리스도의 사제직·예언직·왕직(1베드 2,9 참조)에 참여하는 보편 사제직을 지니며, 그 가운데 일부가 성품성사를 통해 직무 사제직(ministerial priesthood)을 받는다고 가르칩니다(CCC 1546~1547). 이 장에서는 혼인성사와 성품성사가 지닌 성경적·교리적 뿌리와 실제 의미를 살펴본 뒤,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친교와 봉사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가톨릭 교리는 전통적으로 일곱 성사를 세 범주로 구분합니다(CCC 1211, 1113 등).
입문성사: 세례·견진·성체성사
치유성사: 고해성사·병자성사
친교에 봉사하는 성사: 혼인성사·성품성사
이 가운데 혼인성사와 성품성사는, 해당 성사를 받은 이가 자신의 구원은 물론, 교회와 세상 안에서 이웃을 섬기고 봉사하도록 초대한다는 점이 두드러집니다(CCC 1533~1535).
1. 혼인
창세 1,27-28: 하느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번성하고繁盛하라”고 축복하심.
창세 2,24: “남자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니, 그 둘이 한 몸이 된다.”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태 19,4-6; 마르 10,2-9 참조)라고 하시며, 혼인의 단일성과 불가해소성을 강조하심.
바오로 사도는 “남편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처럼, 아내를 사랑하십시오.”(에페 5,21-6,4 참조)라며, 혼인을 그리스도와 교회의 결합에 비유함.
2. 성품(사제직)
예수님은 제자들을 불러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마르 1,17) 하시며, 말씀 선포와 공동체 봉사의 권한을 주심.
“내 양들을 돌보아라.”(요한 21,15-17)라는 말씀으로 베드로와 사도들에게 목자 직무를 맡기심.
사도들은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을 뽑아 봉사를 맡기자.” 하고, “사도들이 그들에게 안수하니”(사도 6,3-6) 성품직을 계승시키는 모습을 보여 줌.
디모테오에게도 “이것들을 계속 가르치고 권고하시오. … 당신 안에 있는 은사를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1티모 4,13-16)라고 당부함.
혼인성사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맺는 거룩한 계약”으로서, 사랑과 생명의 친교를 이루는 성사입니다. 교회는 이를 통해 부부가 상호 희생과 사랑으로 하느님 나라를 함께 일구는 길이라고 가르칩니다(CCC 1601~1658). 또한 혼인성사는 자녀 출산과 교육을 통해 교회와 사회에 기여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예수님은 혼인을 단순한 인간적 계약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는 신성한 결합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마태 19,6).
바오로 사도 역시 혼인을 그리스도와 교회의 결합에 비유하며(에페 5,25~32), 부부의 사랑을 통해 구원의 신비가 드러난다고 말합니다.
가톨릭 교회는 혼인을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온전한 결합”(단일성)이며, “하느님이 맺어 주신 결합은 인간이 임의로 해소할 수 없다”(불가해소성)고 가르칩니다(마태 19,6).
당사자들의 자유로운 동의: 강압이나 강요 없이, 당사자 스스로 혼인을 선택해야 합니다.
유효한 집전: 보통 사제나 부제가 주례하지만, 부부가 서로에게 성사를 베푸는 독특한 형태로 간주됩니다(사제·부제는 증인 역할).
교회 공동체 안에서의 서약: 결혼은 개인만의 사적 약속이 아니라, 교회와 사회가 함께 축하하고 증언하며, 부부는 이 사랑을 통해 ‘가정 교회’를 이룹니다.
부부의 영적 유대: 성령께서 부부를 하나로 묶어 주시고, 서로 돕고 보완하도록 힘을 주십니다.
생명의 열린 태도: 자녀 출산과 신앙 교육을 통해, 교회와 인류의 미래를 함께 일구어 갑니다.
가정 교회: 부부와 자녀가 함께 기도·나눔·봉사를 실천하며, 작은 교회로서 세상을 거룩하게 만듭니다.
교회법(1055~1165조)에 혼인의 본질, 조건, 장애, 절차 등이 상세히 규정되어 있습니다.
가톨릭 신자는 원칙적으로 교회 예식 안에서 혼인해야 ‘유효한 가톨릭 혼인’으로 인정됩니다(교회법 1108조).
타 종교 혼인·혼인 무효 절차 등 특별한 상황에 대한 규정도 있으며, 주교의 허락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성품성사(Holy Orders)는 주교·사제·부제의 세 품계로 이루어지며, 하느님 백성을 위해 말씀을 전하고, 전례를 거행하며, 사랑으로 봉사하는 직무에 대한 서품 예식입니다(CCC 1536~1600).
예수님은 사도들에게 복음 선포와 성사 거행(특히 성체성사·고해성사)의 권한을 부여하셨습니다(루카 22,19; 요한 20,23).
사도들은 안수(사도 6,6; 1디모 4,14)를 통해 이 직무를 계승해 왔습니다.
교회 교리서(CCC 1577~1580)는 남성에게만 성품성사가 허락되는 전통, 독신 사제직, 수도 생활 등과 관련된 교회의 가르침을 제시합니다.
보편 사제직: 세례 받은 모든 신자가 그리스도의 사제직·왕직·예언직을 공유하고, 기도·전례·봉사를 통해 세상을 거룩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직무 사제직: 그중 일부가 성품성사(주교·사제·부제 서품)를 통해 말씀 선포, 성사 거행, 목자적 돌봄을 담당하는 특별 사도직을 이어받습니다(CCC 1546-1547). 이는 보편 사제직을 위한 봉사입니다.
주교(Episcopate): 사도들의 후계자로서 교구를 주관하고, 보편 교회의 일치와 공동체를 이끕니다.
사제(Presbyterate): 주교의 협력자로서 본당이나 지역 공동체를 돌보며, 말씀과 성사를 통해 신자들의 신앙을 이끌고 성장시킵니다.
부제(Diaconate): 말씀 봉사와 전례·자선 활동을 담당하며, 교회 안에서 실질적 봉사직무를 수행합니다(사도 6,3-6).
추기경(Cardinal): 주교·사제·부제 중에서 교황이 임명하는 “교황의 고문단”으로서, 교황 선출(콘클라베)에 참여하고 교회 보편 사목을 협력합니다. 별도의 성품계는 아니며, 주교·사제·부제 신분 중 특정 위계와 직무를 가집니다.
교황(Pope): 로마 주교이자 베드로 사도의 정통 후계자로서, 전 세계 가톨릭교회를 이끄는 최고 목자입니다. 교회의 일치와 가르침을 수호하는 임무를 맡습니다.
사랑과 섬김의 직무: 성품성사는 받는 이가 자신의 성화를 넘어, 교회 공동체를 위해 헌신적인 봉사를 하도록 성령의 힘을 부어 줍니다.
성사 집전의 권한: 주교와 사제는 미사 거행(성체성사)과 죄 사함(고해성사) 등 성사권을 교회로부터 위임받아, 신자들을 목자로서 돌봐야 합니다(요한 20,23; 1티모 4,13-16).
목자적 돌봄: 주교·사제·부제는 그리스도를 본받아 “양들의 선한 목자”(요한 10장 참조)가 되어, 신자들을 아끼고 지도하며 봉사해야 합니다.
가정 안의 기도와 대화: 부부는 함께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서로를 존중하고 대화하는 문화를 가꾸어야 합니다(에페 5,21-6,4 참조).
자녀 교육과 신앙 전수: 교회는 부모를 자녀의 첫 스승으로 여깁니다(CCC 1653). 미사·교리·봉사 활동에 자녀와 함께 참여하며, 신앙의 본보기가 됩니다.
이웃·교회 공동체에 대한 봉사: 가정이 폐쇄적이지 않고 지역사회·본당 공동체를 위해 재능과 시간을 나누면, 부부 사랑이 더 큰 열매를 맺습니다.
말씀과 성사 중심: 서품을 받은 이들은 전례와 말씀 선포에 최선을 다하여, 신자들을 구원과 영적 성장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기도와 영적 성장: 주교·사제·부제 자신도 끊임없는 기도와 영적 지도를 통해 성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사랑의 실천: 물질적·정신적으로 어려운 이들을 돌보며, 공동체 안에서 화해와 일치에 앞장섭니다.
가톨릭 혼인성사가 “부부가 서로에게 베푸는 성사”라고 할 때, 그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나요?
혼인 생활이 단순한 인간적 계약이 아니라 하느님의 계획임을 실제로 체감한 경험이 있는지 나누어 봅시다.
주교·사제·부제의 역할 중, 내가 속한 본당이나 교구에서 특히 귀하게 느끼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보편 사제직(모든 신자의 사제직)과 직무 사제직(주교·사제·부제)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결혼 생활이든 수도·사제 생활이든, “나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와 이웃을 위한 길”임을 실제로 어떻게 느끼고 실천할 수 있을까요?
혼인성사와 성품성사는 가톨릭 일곱 성사 중 ‘친교에 봉사하는 성사’로 분류됩니다.
혼인성사: 부부와 가정이 사랑과 생명, 믿음 안에서 성장하여 교회와 사회에 봉사하는 길입니다. 부부는 한 몸이 되어 자녀를 낳고 기르며, 작은 교회를 이루어 세상을 거룩하게 만듭니다.
성품성사: 주교·사제·부제가 교회의 말씀과 성사, 목자적 돌봄을 맡아 그리스도의 구원 사명을 이어 가도록 서품되는 성사입니다. 이는 보편 사제직을 뒷받침하는 직무 사제직으로서, 교회 공동체의 친교를 증진합니다.
이 두 성사는 모두 “하느님께 받은 은총”을 세상과 이웃을 위해 봉사함으로써 풍성한 열매를 맺도록 초대합니다. 부부는 가정 안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드러내고, 주교·사제·부제는 목자로서 신자들을 돌보며, 모든 이가 하느님 나라 건설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혼인성사는 왜 ‘부부가 성사를 집전한다’고 하나요? 교회법과 교리서(CCC 1623)에서 혼인성사는 사제나 부제가 ‘주례’를 맡지만, 실제로는 남녀가 서로 서약(동의)을 주고받음으로써 성사가 성립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혼인성사는 “부부가 서로에게 베푸는” 유일한 성사로 여겨집니다.
가톨릭 혼인은 반드시 교회 안에서만 해야 하나요? 가톨릭 신자는 원칙적으로 교회 예식을 통해 혼인해야 ‘유효한 가톨릭 혼인’으로 인정됩니다. 다만 특별한 사정(타 종교 배우자 등)이 있는 경우, 교구장 주교의 허가 아래 다른 장소에서 거행할 수 있습니다(교회법 1118조 참조).
성품성사는 꼭 평생 독신이어야 하나요? 라틴 전례(서방 교회)에서는 주교·사제에게 독신이 의무이나, 동방 전례 가톨릭 일부 교회는 기혼 사제를 인정하기도 합니다. 부제의 경우 ‘영구 부제’ 제도로 기혼자를 허락할 수도 있으며, 구체적 규정은 교회법과 지역 교회 법령에 따라 다릅니다.
성품성사를 받은 사제와 수도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수도 생활은 수도회 규율과 공동체 안에서 ‘수도 서원’(정결·가난·순명)을 지키며 봉사하는 삶을 말합니다. 성품성사는 주교·사제·부제로 서품되어 전례와 말씀 봉사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수도자 중에서도 사제가 있을 수 있고, 수도자가 아닌 (재속 성직자) 사제도 존재합니다.
부부나 사제가 되면 구원을 더 쉽게 받나요? 교회는 “각 사람을 향한 하느님의 부르심은 다양하다”고 가르칩니다(CCC 1533~1535). 혼인이든 성품이든, 그 자체로 자동 구원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성사의 은총에 자유롭게 협력하여 삶에서 실천할 때 진정한 열매가 맺힙니다.
신자가 되기 전에 이미 혼인한 관계라면? 가톨릭 세례 전에 (타 종교나 무교 상태에서) 혼인했다면, 교회법상 그 혼인의 유효성 심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만약 기존 혼인이 유효하다고 판정된다면, 재혼 등은 교회에서 허락되지 않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본당 주임신부와 상의해야 합니다.
가나혼인강좌란 무엇인가요? 가나혼인강좌(혼인 강좌)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가톨릭 혼인생활의 의미, 신앙·윤리 등을 배우고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교구·본당에서 일정 기간 운영하며, 유효한 혼인성사를 위해 교회가 필수 이수 과정으로 권고하거나 의무화하기도 합니다.
사제가 되기 위한 조건은? 가톨릭 교회에서 성품성사(사제품)를 받으려면, 정규 신학교(철학·신학 과정)와 영성 교육을 거쳐 주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라틴 전례 교회에서는 일반적으로 미혼 남성이며, 일정 연령(보통 만 25세 이상)을 충족해야 하며(교회법 1031조 참조), 동방 가톨릭교회 일부는 기혼 사제도 허락하기도 합니다. 구체적 규정은 각 전례별 전통에 따라 다릅니다.
이처럼 혼인성사와 성품성사는 교회와 세상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위한 친교와 봉사를 실천하도록 부름받은 특별한 성사입니다. 두 성사를 통해 받은 은총과 사랑이, 가정과 교회 공동체, 그리고 사회 전체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