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신앙인 - 기도하는 사람들
기도란 무엇이며, 왜 신앙인의 핵심 행위인지를 이해합니다.
교회 문헌과 교리(가톨릭 교회 교리서, 공의회 문헌 등)를 통해, 기도의 성경적·전통적 뿌리를 살펴봅니다.
개인적 기도와 공동체적 기도(전례, 성무일도 등)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와 방식을 지니는지 배웁니다.
일상에서 기도 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가꾸고, 하느님과 친교를 깊이 누릴 수 있는 길을 모색합니다.
신앙은 단지 교리를 아는 지식이나 의무감에 그치지 않고, 하느님과 인격적으로 만나는 관계로 완성됩니다. 그 관계의 핵심 통로가 바로 ‘기도’입니다. 교회는 성경과 전통 속에서 기도의 본질을 끊임없이 가르쳐 왔으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특히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Sacrosanctum Concilium, "하느님의 말씀에 관한 교의 헌장"Dei Verbum 등)을 비롯한 여러 문헌에서 기도와 전례, 말씀이 신앙생활의 중심임을 강조합니다.
무엇보다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동안 자주 따로 기도하시고, 제자들에게 기도의 중요성을 가르치심으로써(루카 5,16; 6,12 참조) 기도의 모범을 직접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마태 6,9-13)는 우리 기도의 기본 틀이자 신앙 고백이 됩니다.
이 장에서는 기도가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신앙인으로서 매일 ‘하느님 앞에 서는 시간’을 더 깊이 만들어가는 길을 함께 모색합니다.
하느님과의 만남: 가톨릭 교회 교리서(CCC)는 기도를 “하느님을 찾는 사람의 마음과, 우리를 먼저 찾으시는 하느님의 만남”이라고 정의합니다(CCC 2560). 곧 기도는 인간이 하느님께 다가가는 동시에,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불러주시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인격적·관계적 행위: 기도는 단순한 의식이나 주문이 아니라, 살아 계신 하느님과 인격적으로 대화하고 신뢰를 표현하는 행위입니다(CCC 2558-2565). 예수님 역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마태 6,9 참조) 하시며, 제자들을 기도의 길로 초대하셨습니다.
하느님과의 친교: 기도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과 친밀해지고, 성령의 도우심으로 점차 하느님의 뜻에 일치하게 됩니다(로마 8,26-27 참조).
성화와 사명: 기도는 우리를 거룩하게 하고(Lumen Gentium 5항 참조), 세상 속에서 복음을 증언하도록 힘을 주는 통로입니다.
찬미와 감사, 청원과 중재: 전통적으로 기도는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고, 감사를 표현하며, 청원과 중재(다른 이를 위한 기도)를 함께 수행하는 다양한 목적을 지닙니다(CCC 2626-2649).
1. 구약: 아브라함의 중재 기도(창세 18장), 모세의 대화(탈출 33장), 다윗 시편 등에서 인간과 하느님의 친밀한 소통이 나타납니다(CCC 2568-2589).
2. 신약: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기도”(마태 6,9-13)를 통해 기도의 중심 내용을 가르쳐 주시고, 스스로 기도하시는 모습을 자주 보이셨습니다(루카 5,16; 6,12 등).
제자들에게 “늘 기도하라”(루카 18,1)는 말씀과 함께, 홀로 시간을 내어 기도하시는 등(마르 1,35) 기도의 본보기를 보여주셨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늘 기도하십시오”(1테살 5,17)라고 권고함으로써, 기도가 신앙인의 일상적 습관이 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초대 교부들(성 아우구스티노, 성 이냐시오 등)은 성경 묵상과 침묵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수도원 전통에서는 “성무일도”(오피치움)를 통해, 하루를 일정 시간 기도로 나누어 하느님께 봉헌하는 생활 방식을 발전시켰습니다(Sacrosanctum Concilium 83-101 참조). 이 기도는 시편과 성경 봉독, 교회의 기도문으로 이루어져, 주·야를 통틀어 하느님을 찬미하는 공적 예식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는 Sacrosanctum Concilium(전례 헌장)을 통해, 전례 자체가 교회의 공동 기도임을 강조하였고, 미사와 성무일도에 신자들이 적극 참여하도록 권장했습니다.
Dei Verbum(하느님의 계시 헌장)에서는 성경을 묵상하며 기도하라고 권고하였고, 기도 속에서 하느님 말씀을 더 깊이 깨닫게 된다고 가르쳤습니다.
찬미와 흠숭(Adoration): 하느님을 창조주이자 모든 선의 근원으로 모시며, 절대적 경의를 표현합니다.
감사(Thanksgiving): 받은 은총과 선물을 기억하고,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청원(Petition): 자신을 위해 필요한 은총을 청합니다.
중재(Intercession): 이웃과 교회·세상을 위해 기도합니다.
찬양(Praise): 하느님의 위대함을 단순히 기뻐하며 노래하고, 영광을 드립니다.
소리기도(vocal prayer): 우리의 마음을 소리 또는 외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기도 방식입니다(CCC 2700-2704 참조). 미사나 로사리오, 성무일도 등에서 함께 바치는 공동 기도나, 일상에서 드리는 짧은 청원 기도 등이 소리기도에 해당합니다. 주님의 기도를 입으로 바치는 것도 대표적인 소리기도이며, 하느님께 우리의 감정과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묵상기도(meditation): 성경 말씀이나 교회의 전통, 성인의 글 등을 두고 지성과 상상력을 활용해 깊이 숙고하는 기도입니다(CCC 2705-2708 참조). 묵상기도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 뜻과 성경의 의미를 깨닫고, 자신의 삶과 연결하여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레 Lectio Divina’(렉시오 디비나)가 대표적인 예로,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하고, 관상하는 네 단계를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를 깊게 만듭니다.
관상기도(contemplation): 묵상기도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말이나 사고, 상상조차 줄이고 오직 하느님 현존 안에 머무르는 기도 형태입니다(CCC 2709-2719). 자신의 모든 것을 침묵 가운데 하느님께 열어 드리는 상태이며, 이 때 성령께서 우리 영혼을 깊이 이끄시고 변화시키신다고 교회는 가르칩니다(성 요한 십자가, 성 대 데레사 등 성인들의 관상 체험). 관상기도는 ‘신비주의적 체험’으로만 이해하기보다, 일상 안에서 점진적으로 하느님과 친밀해지는 과정으로 보고, 꾸준히 노력과 은총을 구해야 합니다.
이렇듯 소리기도 → 묵상기도 → 관상기도는 서로 구분되지만, 실제 신앙 생활에서는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서로를 보완합니다. 말과 몸짓으로 표현하는 소리기도를 통해 신앙을 확언하고, 묵상기도로 하느님 말씀을 숙고하며, 관상기도로 하느님 현존에 깊이 잠기는 체험이 전인적(全人的) 기도를 이룹니다. 또한 주님의 기도는 이 모든 기도의 형식을 압축해 보여 주는 기도입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가르쳐 주셨기에, 가톨릭 신앙의 핵심이자 전례와 개인기도에서 중심 자리를 차지합니다.
개인기도: 묵상기도, 관상기도, 로사리오, 성경 봉독, 삼종기도 등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고요한 가운데 하느님과 인격적으로 만나는 시간이 됩니다(CCC 2709-2719).
공동체 기도: 미사, 성무일도, 성사 거행 등 교회 공식 전례와, 묵주기도 모임, 신심단체 기도 활동 등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특히 “전례는 교회 활동의 정점이자 신앙 생활의 원천”이라고 선언, 공동체 전례 참여가 신앙인의 중심 기도 생활임을 확인합니다.
미사: 성체성사는 교회 공동체가 드리는 최고의 기도이며, “교회의 삶과 사명의 중심”(SC 10)으로 간주됩니다.
성무일도: 이미 언급했듯이, 수도자뿐 아니라 평신도도 참여할 수 있는 교회의 공적 기도이며, 시편과 성경 말씀, 교회 전승의 기도로 구성됩니다(Sacrosanctum Concilium 83-101). 하루를 통틀어 하느님과 함께하며, 시간의 성화를 이끌어 줍니다.
기도의 자세: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겸손과 경건으로 하느님 앞에 선다는 의식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는 무릎 꿇기, 손 모으기, 눈 감기 등 외적 자세도 기도를 도와줍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정성과 성령의 도움을 청하는 태도입니다.
정기적인 시간과 자리: 매일 일정 시간을 정해 놓고 성경 묵상이나 성체 조배, 로사리오 등을 실천하면, 기도가 생활화됩니다.
짧은 기도: 노동이나 가사 중에도 짧게 하느님을 부르며, 기도로 마음을 들어 올릴 수 있습니다(“주님, 지금 저와 함께하소서.” 등).
개인적 지향: 건강, 진로, 문제 해결 등 우리의 일상적 필요와 고민을 하느님께 솔직히 청하고 의탁할 수 있습니다(필리 4,6 참조).
교회·사회 지향: 세상 여러 현안(평화·정의·환경·노동 등)을 위해 기도하고, 이웃의 아픔을 기억하며 중재 기도를 바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의무이자 사랑의 표현입니다.
예수님의 모범: 예수님은 언제나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구하고, 최후의 순간까지도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하셨습니다(루카 22,42). 우리의 기도도 예수님처럼 하느님 뜻을 찾고자 하는 지향을 가져야 합니다.
마음의 분심과 갈등: 기도 중에 잡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인내와 겸손으로 극복하도록 교회는 권고합니다(CCC 2729-2733).
영적 어둠과 침묵: 때로는 하느님이 멀게 느껴지고, 기도가 건조하거나 힘겨울 수도 있습니다(‘영혼의 밤’). 그러나 이러한 시기가 성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임을 교부와 성인들이 증언합니다(성 요한 십자가, 성 대 데레사 등).
기도는 행동으로 이어져야 함: 야고보 사도는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고 말했으며(야고 2,17), 기도는 결국 이웃 사랑과 봉사로 실현돼야 합니다.
사회와 교회를 위한 중재: 가정과 교회, 세상에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와 갈등을 위해 기도하고, 평화와 정의를 위해 애쓰는 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 - 마태 5,13-16).
“기도는 영혼의 호흡이다.”라는 말을 들을 때, 나는 평소 기도 시간을 어떻게 확보하고 있나요?
미사나 공동체 기도에 참여할 때, 내 마음가짐은 어떠하며, 더 깊은 체험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잡생각이 많거나 바빠서 기도가 쉽지 않을 때, 나는 어떤 방법으로 다시 하느님께 향하는 마음을 갖추고 있나요?
이웃과 세상을 위한 중재 기도를 해 본 적이 있나요? 구체적으로 내가 기도하고 도움을 준 사례가 있다면 돌아봅시다.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그 안에 담긴 뜻과 요청을 진심으로 음미해 본 적이 있는지, 한 절씩 묵상해 보며 실천으로 이어갈 수 있는 길을 생각해 봅시다.
“신앙인은 기도하는 사람”이라고 교회는 반복해서 가르칩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이자 인격적 만남으로, 신앙의 뿌리를 단단히 해 줍니다(CCC 2558).
성경과 교회 전승(교부·수도 전통), 현대 공의회 문헌 등은 모두 기도를 신앙생활의 심장이자 원천으로 제시합니다. 예수님 자신이 보여 주신 기도의 모범과 “주님의 기도”는 우리에게 기도의 핵심을 보여 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기도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습니다.
개인 기도(묵상·삼종기도·로사리오 등)와 공동체 기도(미사, 성무일도 등)를 통합적으로 실천할 때, 우리는 더욱 하느님께 가까워지고, 이웃을 사랑하며 복음을 증언하는 삶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한 걸음씩 꾸준히 기도를 생활화해 나가는 것이, 곧 하느님 사랑과 세상 구원에 참여하는 가장 기본적인 길임을 기억합시다.
미사에 자주 참례하는 것이 곧 기도 생활인가요? 미사는 교회 기도의 정점(Sacrosanctum Concilium 10)이지만, 일상에서 개인적 기도와 성경 묵상, 삼종기도 등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동체 예식과 개인 기도가 서로 보완될 때 온전한 기도 생활이 이루어집니다.
성무일도는 누구나 바칠 수 있나요? 네, 원칙적으로 사제·수도자에게 의무이지만 평신도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Sacrosanctum Concilium 100). 휴대용 ‘성무일도서’나 모바일 앱을 활용해 시편과 독서, 기도문을 따라 바칠 수 있습니다.
묵주기도는 성경적 기도인가요? 묵주기도는 루카 복음(1,28.42)에서 비롯한 ‘성모 송가’를 중심으로, 예수님의 생애(환희·빛·고통·영광)을 묵상하는 구조를 띱니다. 성경적 묵상을 돕는 전통적 기도 방식입니다(성 요한 바오로 2세, Rosarium Virginis Mariae).
잡념이나 분심이 많아서 기도를 잘 못하겠어요. 교회 교리서(CCC 2729-2731)는 ‘분심’이나 ‘마음의 산만함’을 정상적 현상으로 이해하고, 겸손과 인내로 꾸준히 기도를 이어가라고 권고합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 앞에 서려는 마음 자체를 계속 지키는 것입니다.
가끔 기도가 무의미하게 느껴지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위로나 감정이 없어도, 기도는 하느님께 향하는 ‘의지적 결단’이자 신앙의 표현입니다. 성인들의 체험에서도 ‘건조함’이나 ‘어두운 밤’을 겪지만, 그 시간을 통해 영적 성장이 일어난다고 증언합니다(성 요한 십자가, 성 대 데레사 등).
삼종기도는 언제 바치나요? 삼종기도는 전통적으로 아침(6시), 정오(12시), 저녁(6시)에 바칩니다. 성모님께서 ‘주님의 종’이 되기를 받아들이신(루카 1,38) ‘강생 신비’를 되새기며, 하루 일과의 중심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기도는 신앙인의 일상에 깊숙이 뿌리내린 생명의 호흡입니다. 이제 기도로 하느님과 대화하며, 사랑과 봉사의 삶을 더 풍성히 가꾸어 나가길 바랍니다. 다음 장에서는 **‘그리스도인의 윤리와 사회적 책임’**을 살펴보며, 우리의 기도와 신앙이 어떻게 이웃과 사회 속에서 열매를 맺어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