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은총의 빵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탱됩니다.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는 기도는 바로 이 진리를 진심으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 짧지만 깊은 의미를 담은 청원을 통해 우리는 오늘의 필요를 채우시는 하느님께 온전히 신뢰하며, 동시에 우리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로서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의 기도 네 번째 청원의 첫 부분인 "오늘 저희에게"는 매우 중요한 영적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오늘"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신 이유는 분명합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내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 필요한 은혜를 주십니다. 마치 광야에서 하루 분의 만나를 내려주셨던 하느님처럼, 우리는 매일 하느님의 돌보심에 의탁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이 기도를 바칠 때마다 내일의 걱정이 아니라 오늘 이 순간 주시는 하느님의 선물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오늘"이라는 말속에는 깊은 믿음의 훈련이 담겨 있습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미래를 걱정하고 대비하려 하지만,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루하루 그분의 섭리에 의지할 것을 요청하십니다.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말라"(마태 6,34)는 주님의 말씀은 우리를 오늘에 집중하게 하며, 현재를 충실히 살게 합니다. 오늘이라는 시간 안에서 하느님의 손길을 발견하고, 현재의 순간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초대받는 것입니다.
또한 이 기도의 표현 중 "저희에게"라는 말은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것은 우리 각자가 개인적으로만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공동체로서 기도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우리가 청하는 양식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이웃과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총을 독점하지 않고 나누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이 기도 안에서 깨닫게 됩니다. 야고보 사도의 말처럼, 우리의 기도가 단지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합니다(야고 2,15-16).
이어서 나오는 "일용할 양식"이란 무엇일까요? 이 표현은 단순히 육체의 배고픔을 채우는 빵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초대 교회로부터 내려온 신앙의 전통 속에서, "일용할 양식"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모든 필요를 뜻하며, 더 나아가 하느님의 말씀과 성체성사라는 영적 양식도 함께 의미합니다. 결국 우리는 이 기도를 통해 우리의 육체와 영혼 모두를 돌보시는 하느님의 자비에 온전히 기대고 있음을 표현합니다.
이 청원은 또한 우리에게 절제와 만족이라는 중요한 덕목을 가르칩니다. 우리는 "일용할" 즉, 그날그날 필요한 정도의 양식만을 청합니다. 이는 필요 이상의 욕심을 경계하고 오늘의 양식에 만족하며 감사하는 삶을 살도록 이끕니다. 우리 시대의 끊임없는 소비 유혹 앞에서 이 기도는 매우 귀한 영적 훈련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기도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느님은 우리 삶의 구체적인 어려움과 고통에 관심을 가지시고, 우리가 그분 앞에서 솔직하게 우리의 필요를 드러내기를 원하십니다. 기도는 결코 현실에서 벗어난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살아내는 데 필요한 모든 도움을 하느님께 겸손하게 요청하는 것입니다.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는 이 간구는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인 필요로부터 시작하여,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감사, 공동체적 책임과 나눔의 정신을 배우게 합니다. 매일 이 기도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섭리에 기대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사랑과 연대의 삶으로 초대받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전해주신 아름다운 기도의 정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