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하느님 용서의 품에서 자유를 찾다
우리의 삶은 결코 완벽하지 않습니다. 크고 작은 실수와 상처, 잘못과 후회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은 이렇게 기도하도록 가르쳐 주셨습니다.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이 짧은 기도 안에는 우리가 죄인임을 겸손히 인정하는 동시에, 그보다 더 크신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향한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죄를 고백하는 이 기도는 우리의 영혼을 짓누르는 죄책감에서 벗어나 참된 자유와 평화를 얻으라는 하느님의 따뜻한 초대입니다.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는 간절한 기도는 우리의 삶에서 하느님께 드리는 가장 진솔한 고백입니다.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알게 모르게 하느님과 이웃에게 수많은 잘못을 저지릅니다. 성경에서도 "모든 사람이 죄를 지어 하느님의 영광을 잃었습니다."(로마 3, 22)고 이야기하듯, 이 진실 앞에서 우리는 그저 고개를 숙이고 겸허히 용서를 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죄를 인정한다는 것이 절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는 우리가 하느님께 돌아가는 첫걸음입니다. 요한 사도가 우리에게 전한 말씀처럼, 우리가 진심으로 죄를 고백하면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용서하시고 새롭게 해 주십니다. 주님의 기도를 날마다 바치면서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죄로 얼룩진 우리의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하느님의 은총을 경험합니다.
이 기도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크신 자비와 사랑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신 것처럼,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잘못을 묻지 않으시고, 오히려 기꺼이 우리를 품에 안아주시는 자비로운 아버지이십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우리가 저지른 어떤 잘못 보다도 훨씬 크기에, 우리는 언제든지 용서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용기를 내어 하느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특히 가톨릭 전례에서 주님의 기도를 미사 중에 함께 바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성체를 모시기 전에 영혼에 남아 있는 작은 허물까지 깨끗하게 씻고 하느님과 온전히 화해하기 위해서입니다. 주님의 기도를 드릴 때마다 우리는 하느님과 이웃과의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하느님과의 진정한 만남을 준비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도 이웃을 용서해야 합니다. 타인을 용서하지 않은 채로 하느님의 용서를 바라는 것은 마치 마음의 문을 닫은 채 하느님의 사랑이 들어오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용서는 나와 하느님 사이를 잇는 동시에, 나와 이웃 사이에 평화와 화해를 가져오는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웃에게 건네는 작은 용서가 결국 우리에게 주시는 하느님의 큰 용서를 받아들이는 통로가 됩니다.
그러나 용서가 죄의 모든 현실적 결과를 지워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우리가 저지른 잘못의 책임과 그로 인한 어려움을 견뎌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마저도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더 겸손하게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도록 인도하시는 자비로운 손길이 됩니다. 우리는 자신의 죄와 그 결과를 온전히 하느님께 맡기며, 그분의 사랑 안에서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발견하게 됩니다.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는 이 기도는 단순한 죄의 고백을 넘어서, 하느님의 끝없는 자비와 사랑에 기대어 참된 자유를 찾으라는 간절한 초대입니다. 우리가 삶의 길 위에서 반복되는 허물과 실수를 하느님 앞에 내려놓을 때, 하느님은 언제나 따뜻한 품으로 우리를 맞아 주십니다. 그렇게 받은 용서를 통해 우리의 영혼은 진정한 자유와 평화 속에서 하느님과 이웃을 향해 더욱 열린 사랑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이 기도를 통해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용서를 깊이 체험하고, 용서받은 자로서 세상을 향해 사랑과 용서의 길을 함께 걸어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