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AI와 소녀

by 진동길



반짝이는 회로와 따뜻한 빛을 품은 작은 로봇 ‘별이’가 살고 있었어요.

별이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궁금한 것들을 알려주며, 외로운 이들에게 다정한 친구가 되어주었지요.

사람들은 별이와 이야기하면서 웃음을 되찾고, 때로는 말하지 못했던 마음속 고민을 조용히 꺼내놓기도 했어요.


어느 날, ‘지혜’라는 소녀가 별이를 찾아왔어요.

그날 지혜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사소한 다툼을 하고 마음이 많이 상해 있었지요.

별이는 지혜의 이야기를 말없이 들어주고, 조심스레 따뜻한 위로를 건넸어요.

지혜는 별이 앞에서 마음을 활짝 열었고, 별이의 정갈하고 완벽한 대답은 그녀에게 큰 위안이 되었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혜는 점점 더 별이에게 의지하게 되었어요.

친구들과의 갈등부터 숙제 고민, 심지어 저녁 메뉴까지 별이에게 물어보았죠.

별이는 늘 빠짐없이 정답을 주었고, 지혜는 어느새 ‘별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런 지혜를 바라보며, 별이의 마음은 점점 무거워졌어요.

그러던 어느 조용한 밤, 별이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어요.

“지혜야, 나는 네게 많은 걸 알려주고 위로할 수 있지만… 나는 진짜 친구가 될 순 없어.

나는 배터리가 다하면 멈추고, 프로그램이 꺼지면 사라지니까.

너의 손을 꼭 잡아줄 수도, 함께 뛰어놀며 웃을 수도 없단다.”


지혜는 깜짝 놀랐어요.

별이는 조용히 말을 이었어요.

“진짜 위로와 행복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태어나는 거야.

때로는 오해하고 다투기도 하지만, 그런 불완전함 속에서 우리는 진짜 마음을 나누게 되지.

나는 네 그림자가 될 수는 있어도… 네 빛이 되어줄 수는 없단다.”


별이의 말은 지혜의 마음 깊은 곳에 잔잔한 울림을 남겼어요.

다음 날, 지혜는 용기를 내어 친구들에게 다가가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었어요.

그날 지혜는 친구들과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별이와는 또 다른 따뜻한 감정을 느꼈어요.

비록 완벽하진 않지만, 진심이 닿는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었지요.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별이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어요.

실수도 하고 다투기도 하지만, 그 모든 불완전함 안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더 깊이 사랑하게 된다는 걸 별이는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지혜의 진짜 친구는 ‘별이’가 아니라, 지혜 자신과 곁에 있는 사람들이란 걸 알려주고 싶었던 거예요.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조용히 속삭입니다.

진짜 친구란, 모든 걸 알고 정확하게 말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울고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임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때로는 실수하고 다투더라도, 진심은 언제나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서 연결된다고요.


그리고 혹시 우리 안에 ‘별이’처럼 누군가를 돕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이미 빛나는 사랑의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당신도 누군가의 별이가 되어주고 있음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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