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 직무에 지원 서류 넣기 전, 이것만은 꼭! 3가지 체크리스트
9년차 마케터가 되어도 마케팅이 어렵긴 매한가지입니다. 채용 공고를 볼 때 느껴지는 막연함도 마찬가지고요. 저도 이 지경인데 마케터가 되고 싶은 취준생이나 신입, 주니어 마케터들은 더더욱 그렇겠죠?
같은 '마케터'라는 타이틀이지만, 어떤 곳에서는 광고 집행과 데이터 분석에 매달리고, 어떤 곳에서는 브랜드 캠페인과 콘텐츠 제작에 집중합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회사의 성향 차이가 아닌, 그 회사의 규모/산업군의 특징과 마케팅 '직무'의 조합이 일의 본질을 완전히 바꿔놓기 때문입니다.
마케터로 일해보고 싶다면, 두 가지 질문에 먼저 답해보세요.
(물론 전 마케터가 되기 전에 이런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 .)
Q1. 어떤 회사에서 일할 것인가?
Q2. 어떤 직무를 맡을 것인가?
그래도 나름 8년이 넘는 시간을 마케팅이라는 것을 했고 소규모 브랜드에서 월 5천에서 3억까지, 해외 사업팀에서 월 5천에서 1억까지, 간편식 플랫폼에서 월 10억에서 40억까지, 음료 브랜드에서 월 8억에서 16억까지 매출을 성장시킨 경험이 있기에 지극히 개인적인 저의 경험을 기반으로 주요한 요소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합니다. 그렇기에 떠나지 않을 곳을 찾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대학생들에게는 전공을 고르는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저는 문과였지만 패기 넘치게(재미있어보인다는 이유로) 의류학과에 진학했고 조형예술대학에서 입시 미술을 한 친구들과 같이 수업을 들었다가 전 줄 하나도 똑바로 긋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아 다시는 미술 수업에 발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같은 '마케터'라도 스타트업과 대기업에서 하는 일은 완전히 다릅니다. 회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다음 5가지 기준을 살펴봐야 합니다.
(1) 회사 규모와 성장 단계
스타트업/Scale-up: 제한된 자원으로 빠른 성장을 추구합니다.
중견/대기업: 브랜드 자산 구축과 시장 점유율 확보에 집중합니다.
회사 규모에 따라 작은 곳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성과를 내야하니 '퍼포먼스마케팅'을 많이 하고, 큰 곳들은 이미 인지도가 있기에 M/S를 유지하기 위해서 '브랜드캠페인'을 정기적으로 합니다만 - 이 또한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Tech/SaaS: 구독 모델, 리텐션이 생명! (괜히 넷플릭스/유튜브의 구독 해제가 어려운 것이 아니겠죠?)
커머스/소비재: 직접 판매, 전환율과 객단가가 핵심 (많이 팔아야 살아남습니다...)
B2B: 긴 구매 주기, 리드 제너레이션과 파이프라인 관리 (행사와 웨비나를 꾸준히 하는 이유!)
B2C: 대중 대상, 빠른 의사결정 (음료, 간편식)
B2B: 기업 대상, 다단계 의사결정 (컨설팅, SaaS)
고관여/저관여: 매트리스 vs 음료수의 구매 패턴 차이
ex. 온라인으로 50만원짜리 매트리스 파는 것과 24개입 음료수 파는 것은 다릅니다. (다르더군요)
유형 제품 vs 무형 서비스: 물리적 상품 vs 디지털 서비스
커머스 vs 플랫폼: 자사 상품 판매 vs 중개/마켓플레이스
DTC vs 리테일: 직접 판매 vs 유통 채널 활용
ex. 자사몰에서만 판매하는 것과 온라인 유통 채널을 적극 활용하는 것 (자사몰+스마트스토어+쿠팡+컬리+29CM+무신사+B마트...)과 오프라인 유통 채널 (CVS:편의점, 하이퍼:마트, 백화점 등)까지 포괄하는 것은 또 차원이 다릅니다 .
구독: 넷플릭스, 알라미
광고: 유튜브, 네이버, 인스타
거래 수수료: 쿠팡, 오늘의집, 마켓컬리
판매: 일반 커머스
ex. 구독 모델은 한 번 획득되면 리텐션이 정기적으로 활성화됩니다. 광고 수익을 버는 유튜브/네이버/인스타/알라미 등이 있고 (부러워 . . . 플랫폼계의 메가 인플루언서들) 다수의 브랜드를 입점시켜서 브랜드의 판매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플랫폼들이 있고요. 자기 제품 자기가 파는 커머스들이 있습니다.
이 요소들이 조합되어 마케터의 매일 하는 일이 달라집니다.
회사 환경을 이해했다면, 이제 실질적인 업무를 결정하는 3가지 구분 기준을 알아야 합니다. 물론! 그냥 제 개인 기준입니다.
1-1. 플랫폼 (쿠팡, 컬리, 오늘의집, 무신사)
목표: 유저의 다양한 행동 유도, DAU/MAU 극대화
사용자 행동: 검색하고, 구경하고, 찜하고, 다른 카테고리 둘러보고...
마케팅 특징: 검색광고 집중 (거의 모든 키워드에 쿠팡이 뜨는 이유) 카탈로그형 배너 광고 크로스셀링과 객단가 상승 유도
핵심 직무: 그로스 마케터, CRM 마케터, 데이터 분석가, 온사이트 마케터 등
목표: 직접적인 상품 판매, 매출과 ROAS
사용자 행동: 검색/배너 광고 클릭 → 랜딩 → 구매
마케팅 특징: "이 페이지를 나가시면 혜택이 사라져요!" 단일 페이지에서 끝장 전략 메타 광고에 집중
핵심 직무: 퍼포먼스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
> 플랫폼은 유저 행동 데이터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Amplitude, Mixpanel 등과 같은 행동 분석 솔루션 (Product Analytics, PA)도 많이들 쓰지요. 커머스는 행동 데이터가 플랫폼만큼 중요하진 않습니다. 들어왔으면 어떻게든 사게끔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후킹하는 콘텐츠 플레이에 집중합니다.
분석 툴: GA4, Google Search Console, Tag Manager
주요 업무: 랜딩 페이지 최적화, SEO, 웹 로그 분석
특징: 빠른 테스트와 수정 가능
분석 툴: MMP (AppsFlyer, Airbridge), Firebase, Amplitude
주요 업무: 앱 설치 광고(CPI), 딥링크, ASO(앱스토어 최적화)
특징: 쿠키리스/개인정보보호 시대의 제약 설치 후 리텐션이 핵심 광고-앱스토어-앱의 연결고리 관리 중요
> Web을 랜딩페이지로 마케팅을 하면 주로 UTM 파라미터를 붙여 데이터를 분석하게 됩니다. 그러다 App을 랜딩페이지로 마케팅을하게 되면요 . . . ? 갑자기 데이터가 유실됩니다. 앱스토어로 가는 순간 사라져버리는 데이터를 잡기 위해서는 MMP가 필요합니다. Mobile Measurement Partners라 붙이는 MMP를 붙여야 offsite의 데이터와 onsite의 데이터를 연결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앱마케팅은 더 어렵습니다 ^/^
업무: Paid 채널 운영 (메타, 구글, 네이버 등)
역량: 광고 효율 최적화, 소재 기획, 매체 경험
주요 직무: 퍼포먼스 마케터
업무: 앱/웹 내 배너, 팝업, 이벤트, 푸시 알림
역량: CRM 툴(Braze 등), PA 툴(Amplitude), SQL
주요 직무: CRM 마케터, 그로스 마케터
> 우리 서비스/제품 여기 있어요 ~ ~ ~ 와보세요 ~ ~ ~ 하고 광고해서 유저를 서비스/제품에 유입시키는 Offsite마케팅, 그래서 주로 User Acquisition(UA) 유저 획득이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Onstie에서는 유입된 유저를 놓치지 않기 위한 마케팅들이 실행됩니다. 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과 친하게 지내면서 (친한 척 하면서...) 행동을 다음 단계로 유도하는 것입니다. (들어왔니? 그럼 가입을 하자. 가입했니? 그럼 상세페이지를 구경하자. 구경했니? 찜하기를 하자. 찜했니? 장바구니에 담아보자. . . )
Where: 주로 커머스, Offsite
What: 광고 매체 효율 극대화 (ROAS, CPA, CAC)
How: 미디어믹스, 소재 기획, 예산 배분, A/B 테스트
Tool: 메타 광고, 구글 애즈, 카카오 모먼트 등
Where: 플랫폼/커머스 모두, Onsite
What: 확보된 고객의 재방문/재구매 유도
How: 가입/첫구매 혜택 (컬리의 990원딜) 행동 기반 개인화 메시지 장바구니 리마인드 쿠폰/적립금 만료 알림
Tool: Braze, Amplitude, SQL
What: 콘텐츠 전략, 기획, 제작, 운영
채널: SNS (인스타, 유튜브), 블로그, 브랜드 스토리
성과 분석: 링크 추적(리틀리), UTM 태깅
What: AARRR 퍼널 전반의 데이터 기반 실험
How: 측정 → 분석 → 인사이트 → 실험 → 측정 (반복)
특징: 마케팅, 제품, 개발의 경계를 넘나드는 문제 해결
What: 협업 방향 기획, 인플루언서 발굴/협의, 콘텐츠 배포
트렌드: 인플루언서 × 콘텐츠 × 퍼포먼스 (메타 광고 소재 활용)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개별 직무로 구분되기 시작힌지 꽤 되었습니다. 이제 커머스는 정말 인플루언서가 하나의 유통 채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메가 유튜브 채널, 딜커머스를 운영하는 것이나 인스타그래머/인스타툰 작가들과의 협업 광고를 콘텐츠 소재로 활용하여 협력광고/협찬광고를 운영하는 퍼포먼스마케팅이 대세라고 생각됩니다.
저도 해봤지만... 실제로도 성과가 대단합니다. 딜커머스에 괜히 모든 브랜드들이 목을 메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대중은 딜커머스를 선택합니다. 최소한 최저가가 보장되는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즉 블랙프라이데이 시즈널 이슈와 유사한 것이죠. 해당 주제로는 다시 자세히 풀어보려고 합니다.
브랜드 마케터
What: 브랜드 인지도 제고, ATL+BTL 캠페인
프로세스: 메시지 설정 → 대행사 선정 → 촬영 → 미디어믹스
성과: 검색량(쿼리) 증가, 앱 순위, MAU 등
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결국 취준과 이직의 시작이 되는 듯 합니다. 어떤 일을 할 때 재미와 성취감을 느끼는지, 어떤 비즈니스에 매력을 느끼는지, 어떤 동료와 일하고 싶은지, 어떤 솔루션을 잘 쓰게 되고 싶은지 등이요.
Web 커머스의 퍼포먼스마케터
App 플랫폼의 CRM 마케터
브랜드 중심의 콘텐츠/인플루언서 마케터
데이터 기반의 풀스택 그로스 마케터
> 저도 데이터 기반의풀스택 그로스 마케터가 되고 싶은데요. 쉽지 않네요. . .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합니다. 나와 잘 맞는 절을 찾고, 그 안에서 나만의 전문성을 키워봅시다! (종교가 불교는 아닙니다...) 마케팅에 정답은 없습니다. 이 글도 하나의 선례라는 점 ~ ~ 잊지 말아주세요.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좋아요를 부탁드려요.)
*해당 내용은 2025.12.04 기준 이화여자대학교 기업가정신 강의에서 특강으로 진행했습니다.
▶️ 특강 자료 보러가기 (공짜인 대신 좋아요/댓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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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케터 문명진(엠제)의 링크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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