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공식적인 겨울방학을 하루 앞둔 지난 28일 수요일,
가보고 싶었던 전시와 늘 마음만은 들르고 싶은 서점인 '최인아 책방' 두 곳을 돌아보고 왔다.
가볍게 다녀온 것 치고 유달리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이야기, 최인아 책방에 대한 이야기다.
선릉역 인근에 위치한 최인아책방은 약 30년 동안 제일기획에서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활동한 최인아 님이 본업을 떠난 뒤 창업한 독립서점이다.
사실 수년 전, 이러한 배경 지식이 전혀 없이 회사 근처에서 시간을 보낼 만한 곳, 그중에서도 서점을 찾아보다 찾아내었던 곳이다. 그렇게 2020년부터 종종 들르게 되었다.
이제는 정말 오랜만에 분주한 시간이 모두 지나가고 다시 들르게 된 거다.
최인아 책방은 큐레이션 되어 보기 편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최인아 님의 추천 도서, 최인아 님과 지인분들의 추천 서적.
그중 일부 도서에는 왜 이 책을 추천하는지, 짧은 감상과 함께 노트가 꽂혀있다.
이건 2020년에도 동일한 방식이었다.
신뢰도 있는 인물과 주변의 오피니언 리더들의 책 추천이라니. 이건 너무 믿음직스러웠다.
최근에 가서 보니, 이 큐레이션이 더 세분화되어있었다.
'가슴이 답답한 직장인을 위한 책' 이라던지,
'독서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당신을 위한 책' 이라던지,
독자들의 상황과, 환경과, 마음상태에 따라 시작해 볼 수 있는 영역들이 세분화되어 있다.
이렇게 좋은 가이드와 좋은 책이 한 자리에 놓여있건만, 나는 이번에는 압도됨을 느꼈다.
읽고 싶은 책을 찾을 편안한 마음으로 왔는데, 더 많은 생각에 복잡해질 뿐이었다.
"나도 책을 내고 싶은데 저 책중 하나가 되고 싶나?"
"단순히 영향력을 높여나가고 싶은 건가?"
명확히 알 수 없었다.
요즘은 이것저것 지원사업이 많아서(어떤 이유에선지 이 예산이 삭감되어 논란이기도 하지만) 대충 써도 책을 펴내기 좋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아마 수년 전부터 독립출판이 활성화된 것도 한몫 하긴 할 거다.
의료/바이오 쪽 정부 부처 관련 사업으로 연명하는 회사들이 있었다.
그렇듯, 출판 업계에도 그런 게 분명 있을거다.
(알고 보니 신간 아닌 개정판…출판사들 지원금 타내려 '꼼수')
아니 그럼 나는 뭐야!
나 또한 단순히 의미 없게 읽힐 책을 출판하겠다는 희망은 아니다.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
선배 마케터들의 책도 많다.
읽어보고 싶다가도, 비슷한 이야기들에 지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질문은 아직 진행형이다.
나는 어떤 독특한 경험을 전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건 정말 책이 되어야 할 이야기일까.
이 겨울방학 동안, 천천히 더 생각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