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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ya Kang Aug 22. 2023

'미드센추리 스타일' 빈티지 인테리어의 화려한 귀환

빈티지 인테리어의 유행과 코로나. 이 둘이 관련되어 있다고요?

안녕하세요, 커피와 성수동을 좋아하는 마케터 호야입니다.


요즘 카페, 많이 다녀보셨나요? 빈티지한 블라인드와 조명, 왠지 예쁘지만 오래된 듯 한 가구와, 아티스틱하거나 오래된 카툰에서 튀어나온 듯한 캐릭터가 그려진 포스터들이 가득한 공간, 많이들 보셨을 거예요.

 

오늘은 '인스타그래머블 Instagrammable'한 카페들의 공통된 특징인 빈티지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어디에서 온 것인지 탐험해보려고 합니다. 



팬데믹을 지나간 우리에게 ‘집’이란?


© coleito, 출처 Unsplash

팬데믹 이전, 제가 기억하는 ‘집’이라는 공간은 일하는 시간 외에 잠시 쉬어 가는 공간이었습니다. 우리나라 문화와 거주 환경의 특성상 외부인을 초대하는 드물기도 해, 개인/가족의 사적인 영역에 가깝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아니었지요.


하지만, COVID-19(이하 '코로나'로 줄이겠습니다)의 영향으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급격하게 늘었고 점차 집을 다양하게 활용하게 되었죠. 취미활동, 운동, 요리와 식사, 파티뿐만 아니라 일까지! 지난 3년간 '집'이라는 공간의 활용도는 꽤나 다양해졌습니다.


이 전례 없는 변화는 사람들에게 집’과 ‘공간’이라는 키워드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이제 ‘집 밖’의 활동뿐만 아니라 ‘집 안’의 활동도 비추게 되었고, 집은 거주자의 취향을 담는 하나의 그릇으로 변모하게 되었지요.







인테리어와 집에 대한 관심, 얼마나 늘었을까요?


자료는 2021년 상반기 결제액까지만 포함하고 있습니다. 출처 : 매거진 한경

코로나 기간 중 수렴한 여러 통계 지표가 집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증가했음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간의 인테리어 정보 공유 서비스이자 인테리어 시공 서비스인 애플리케이션 오늘의 집’의 2021년과 2022년 결제금액이 2년 연속  60%가량 성장했다는 점이 인테리어와 집에 대한 관심이 많이 늘어났음을 알게 해주는 지표입니다.


단순 인테리어 시공에 대한 지표만 담고 있는 오늘의 집 통계 외에도 인테리어 소품, 카펫, 가구 등의 판매량을 종합해 집계한다면 이러한 변화는 더 확실히 관찰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힙한 인테리어를 만날 수 있는 최전선의 공간, 카페에서 만난 빈티지


사실 이러한 인테리어 유행의 변화는 서울 곳곳의 트렌디한 카페에서 먼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각기 고유한 멋을 뽐내는 카페들은 빈티지한 디자인 포스터와 가구, 커피 테이블을 배치함으로써 때로는 편안하게, 때로는 고급스럽게 매장을 경험하는데 더 큰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트렌드를 잘 정리해 보여주는 매거진(디에디트, 아이즈매거진 등) 계정을 참고하면 특정 지역을 꼽지 않아도 이쪽저쪽의 맛있는 커피나 디저트 가게와, 보기 좋은 디자인을 담은 카페를 많이 만나볼 수 있지요.

이를 통해 멋진 '나'와 공간을 담은 사진이 공유되고, 영상이 공유되면서 이 유행이 번져나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카페를 방문한 사람들 덕분에, 더 많은 대중이 그동안은 일부에만 어필되던 70년대 80년대에 유행한 질 좋고 디자인 예쁜 빈티지 가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남들과는 다르게 집을 꾸미고 싶은 사람들이 이 트렌드를 집으로 불러들이기 시작한 거죠.


저렴하면서 합리적인 가성비 제품군을 자랑하는 이케아나 화려한 고가의 브랜드 가구회사 제품이 아니라 ‘지난 시대의 것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들 덕분에 빈티지 스타일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국소적인, 일시적인 현상일까요?


글을 쓰면서 “이런 빈티지 유행이 우리나라에 국한된, 일시적인 현상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그래서 우리들의 영원한 선생님, 구글에 빈티지 인테리어의 유행에 대해 검색해 보았습니다. 


근데 이 현상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각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었습니다. 

빈티지 인테리어 및 가구의 유행 외에도, 당근마켓을 필두로 시작된 중고 거래 활성화 역시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이었던 거죠.



이 빈티지 인테리어의 유행은 어디서 왔을까요?


이러한 전 세계에 걸친 빈티지 유행에 대한 시발점에 대한 의견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 뉴트로에서 빈티지로 이어지는 영향이다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생각해 보자면, 몇 해 전부터 (사실은 주기적으로 등장한) 다시 등장하기 시작하던 레트로, 뉴트로라는 키워드를 먼저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는 특히 패션 업계에서 먼저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야외활동, 사교활동을 중심으로 외적으로 보이는 일이 중요한 패션 업계가 자가격리와 재택이 일상이었던 2020년과 2021년을 지나면서 침체되었고, 대신 집 안과 집 안의 소품으로 옮겨진 셈이라고 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 황금시대의 동경에 의한 현상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위기의 시대가 오면 이전에 번성하던, 평안하던 시대의 것들을 가지고, 봄으로써 사람들이 위안을 얻기 때문에, 전례 없던 팬데믹을 맞이한 지금 이런 것들이 유행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 국가나 문화권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걸쳐 나타나고 있는 점을 설명할 수 있지요.



코로나가 끝난 지금, 이런 인테리어와 가구, 소품, 가전에 대한 빈티지 수요가 얼마나 커질지, 오래 지속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취향에 한 스푼의 좋은 선택지를 더해준 것은 분명합니다. 저는 이를 잘 즐겨보려고 하고요.


그 선택지들을 가지고 우리의 삶과 터전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는 것은 우리의 각자의 몫일 것입니다.




참고:

https://www.nytimes.com/2021/03/05/realestate/vintage-furniture-instagram-pandemic.html

https://www.theglobeandmail.com/life/home-and-design/article-how-the-pandemic-gave-rise-to-the-insta-home-and-online-shopping-for/

https://www.architecturaldigest.com/story/what-covid-19-will-mean-for-design-trends-in-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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