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요즘 애들, MZ 세대는 공홈에서 쇼핑을 한다는 글을 읽었다.
글을 읽다 보니 새삼 정가(그러니까 비싼)로 판매하는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보다 저렴한 가격에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는 쿠팡, 11번가, 위메프, 옥션, 지마켓 등의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이 온라인 시장을 뒤흔들며 너도 나도 '최저가'를 찾던 모습이 떠오르며
사람들, 그리고 소비 심리가 역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품, 메이저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크고 작은 브랜드들이 '공식몰'을 만들고 있다. 사실 공식몰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비용인데도 말이다. 사용자들은 하루에도 몇 번이고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는 이 홈페이지 하나를 개설하고 유지하는데 솔루션, 도메인, 개발, 결제 수단 추가 등 수없이 많은 비용이 든다.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 심지어 스마트스토어에 입점만 하면 별도의 비용 없이 동일한 상세페이지로 동일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데, 대체 브랜드들은 왜 '공홈'을 만드는 걸까?
그 해답은 역질문에 있다.
이건 실제로 내가 이전 회사 대표님에게 던졌던 질문이다. 왜 '던졌다'라고 표현하냐면, 우리 회사가 브랜드를 빌드업하고 브랜딩을 하던 과정에서 예산을 너무나 아끼고 싶어 하던 대표님이 "야! 돈 아깝게 왜 공식몰을 만들어? 그냥 좋다고 광고하고 잘 팔면 되지."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시장, 그리고 온라인 트렌드는 아주 빠르게 변화한다. 이 이야기는 즉, 소비 심리와 소비 패턴도 그에 맞춰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브랜드 로열티의 황제 '애플'은 어떻게 남들이 아니라고 하는, 이른바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해도 늘 구매하겠다는 사람이 줄을 서는 걸까? '애플이니까'산다는 고객의 무한한 신뢰는 어디서 오는 걸까?
브랜드 사이트, 그러니까 공식몰은 브랜드의 얼굴이자 집 같은 존재다. 아무리 잘 만든 제품 상세페이지가 있어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파격적으로 판매를 한다고 해도 공식몰이 없으면 마치 실체가 없는 존재와도 같다. 소비자가 오픈마켓에서 우리 제품을 보고, '믿을 수 있는 브랜드인가?'를 확인하기 위해 서치해본다고 가정해보자. 상세페이지에서는 'A 브랜드의 OO제품!'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지만 A 브랜드에 대한 어떤 정보도 찾아볼 수 없는 소비자는 결국 의심을 가지고 이탈하게 된다.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대체 브랜드를 찾아 나서서 말이다.
이것은 소비자와의 신뢰를 만드는 과정이며, 어떤 브랜드도 피해 갈 수 없다.
지금도 네이버 쇼핑에서는 매일매일 최저가 전쟁이 한참인데, 왜 그들은 단 1%도 할인하지 않는 금액을 기꺼이 지불하면서까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를 하는가- 했더니 당장 나에게서도 위 캡처와 같은 두 가지 정답을 도출할 수 있었는데.
1. 우리가 생각하는 이커머스, 더 이상 저렴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2.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안전한 '정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심리
오픈마켓, 이커머스, 소셜커머스 그 어떤 곳도 더 이상 '파격적'이지 않다. 오히려 MZ 세대 뿐만 아니라 지금의 소비자들은 가격이 너무 저렴하면 의구심을 먼저 갖게 된다. 정품이 아니라던가, 화장품이나 향수 등이라면 '유통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을 판매한다던가 하는 근거를 찾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경우가 잦다.)
결국 위의 이야기와 이어지게 되는데. 소비자들은 '금액'을 더 지불하더라도 '신뢰'를 구매하는 것이다.
아직도 브랜드에 '공식몰'이 필요 없는가?
사실, 공식 홈페이지라는 것은 브랜딩의 시작이자 연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글을 쓸 때마다 밥 먹듯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오늘 글도 나의 의견일 뿐이지만
나는 내 의견에 아주 확실한 근거와,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러고 내가 틀렸다는 생각이 오는 날이면 지울 것이다.. 아주 박박 지울 것이다..꺄륵)
나는 콘텐츠, 브랜드 마케터로써 공홈을 만들지 않겠다는 대표를 만나면 끝까지 설득하거나 아예 상대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세상에 '무조건'이라는 것은 없다. 그러나 브랜드의 얼굴이자 소비자에게 첫인상을 줄 수 있는,
나아가 소비자가 방문한 후 추가 구매까지 유도할 수 있는 공홈이 브랜드에 꼭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