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썬, 마케팅에 어떻게 활용할까?

파이썬, 마케팅 실무에 활용하기(스크래핑, 데이터 분석, 문서 가공 등)

by 김정민

나는 요즘 파이썬을 공부하고 있다. 멋져 보이니까, 필요하다니까, 남들도 다 한다니까 시작했는데 막상 어디에 써야 할지 명확하지 않아 조금 더 실용적인(액션이 가능한) 활용 방법을 고민해 보기로 했다.


파이썬은 데이터 분석부터 프로그래밍, 심지어는 암 진단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나는 내 업무와 밀접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봤다.



1. 시장 반응 조사(스크래핑)


새로운 서비스나 신규 기능을 출시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 나는 시장과 소비자들의 반응을 바탕으로 개선할 부분을 찾고, 아이템을 적절하게 바꾸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서비스와 그 사업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시장에서는 PMF(Product Market Fit)라는 개념이 있다. 좋은 시장인지, 그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인지 확인하라는 것인데 쉽게 말해 고객의 니즈를 잘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인지 확인하라는 뜻이다.


나는 이 PMF 검증과정에서 파이썬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파이썬의 request, selenium과 같은 라이브러리를 활용하면 해당 시장(산업)에 대한 키워드가 포함된 문서 수, 상세 내용 등을 모아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분석 능력이 조금 더 올라온다면 많이 쓰인 키워드를 바탕으로 각 문서별 어떤 주제인지, 긍정/부정에 대한 포인트들도 뽑아낼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키워드를 내 서비스와 관련된 것으로 문서수나 트렌드를 파악해보면 시장에서 내 서비스가 얼마나 인지도가 있는지, 어떤 식으로 활용되고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나는 파이썬을 배우면서 가장 먼저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가 바로 이 '스크래핑'이다. 검색 포털 사이트에서 우리 서비스에 대한 문서가 얼마나 생성되었는지, 조회되었는지, 어떤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반응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등을 더 효율적으로 분석하고 싶다.



2. 대규모 데이터 분석


구글 애즈나 네이버 키워드 광고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광고를 운영하다 보면 소재별로, 캠페인 별로 성과가 나온다. 광고를 효율적으로 잘 운영하기 위해서 마케터들은 CPC, CPI, ROAS, ROI 등 다양한 지표를 캠페인 특성에 맞게 중요도를 달리하여 인사이트를 뽑고 분석, 최적화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관리해야 할 광고 캠페인이 많지 않다면 수동으로, 플랫폼 내에서도 가능하지만 캠페인수가 많아지고 관리해야 할 소재가 늘어날수록 소화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러한 한계점 때문에 광고 플랫폼들은 성과를 모아볼 수 있는 CSV 다운로드 기능을 제공한다. CSV는 엑셀이나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하여 분석하고 가공할 수 있지만 이 역시 키워드가 수백 개가 넘어가고 소재와 캠페인이 늘어날수록 문제가 생긴다.


데이터를 불러오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데이터가 너무 방대하면 불러오는데만 몇 시간씩, 심지어는 반나절 이상 걸린다고 한다. 이러한 방대한 데이터도 파이썬으로 분석한다면 금방 끝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마케팅, 데이터 전문가들이 파이썬을 배우라고 추천하는 것 같다.



3. 스프레드시트 문서 가공


마케터는 데이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많은 마케터들은 성과를 관리하고 보고하기 위해 문서작업을 필수적으로 하게 되는데 이때 가장 보편적으로 쓰는 도구가 엑셀, 스프레드시트이다.


높은 확률로,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데이터 소스에 흩어져 있는 정보를 한 문서로 합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나 역시 매주 쓰는 주간보고서, 월말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최소한 3개의 데이터 소스를 열고 복붙 작업을 하고 있다. 정말 구석기시대나 다름없다.


이런 단순 복붙 작업은 여유로울 땐 어렵지 않겠지만 실수가 발생한다던지(잘못 붙여 넣는다던지, 행을 날리는 등), 너무 바쁠 때는 이 작업이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이를 자동화할 수 있는 강력한 툴 중 하나가 파이썬이다. 파이썬을 활용하면 규칙에 맞게 데이터를 정제, 병합해주고 나는 그 결과를 다운로드만 하면 된다. 이 과정은 데이터 소스의 구조가 크게 바뀌지 않는 이상 실수가 발생하지 않고 빠르다. 이 부분도 빠르게 학습해서 업무에 도입해보고 싶은 부분이다.



4. 데이터 시각화


파이썬은 Pandas 등의 라이브러리를 활용하면 데이터 시각화가 가능하다. 빠르게 데이터를 불러와서 분석하고 그 결과값을 차트나 그래프로 표현할 수 있다. 실제로 화학 실험을 하는 내 친구도 파이썬을 이러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주 다른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같은 언어를 쓰는 걸 보니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이렇게 파이썬은 IT 개발, 마케팅 분야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고 강력한 데이터 시각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나는 파이썬을 배우더라도 데이터 시각화의 도구로서는 자주 사용할 것 같지 않다.


파이썬을 활용하면 속도는 확실히 빠르겠지만, 디자인적으로나 가독성 측면에서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코딩 없이도 사용이 가능한 데이터 스튜디오나 Tableau와 같은 훌륭한 데이터 시각화 툴이 있기 때문에 나는 개인적으로 데이터 시각화 전용 툴을 더 선호한다.

사진: 파이썬 데이터 시각화 - wikidocs.net






여담이지만, 다음에는 불안감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아닌 정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도구로서 새로운 것(언어나 툴 등)을 학습해야겠다고 느꼈다. 이렇게 불안함에 떠밀려 공부를 시작하고 그 후에 어떻게 활용할지 알아보는 프로세스를 직접 겪어보니 과정 자체가 아이러니하고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비개발자라서 파이썬을 '어렵고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자, '정복해야 할 산'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파이썬은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도움을 주는 도구일 뿐인데 파이썬이 그 자체의 목표가 되어버린 것이다.


사실 본질은 어떻게 유저를 분석하고 시장을 조사할지에 대한 고민이 핵심인데 말이다. 이걸 뒤늦게 공부하면서 깨달았다. 혹시 다른 마케터 분들도 나처럼 뚜렷한 목표 없이 불안감에 파이썬 공부를 시작하려는 건 아닌지 걱정되는 마음에 몇 마디 적어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파이썬을 더 공부할 예정이다. 성장하고 싶은 분야에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고 내가 해보고 싶었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더 수월하게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배우던 건 마저 마 배우고, 1번 주제에 해당하는 스크래핑 프로젝트까지 해본 후 더 파볼지 고민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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