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그릇 정도 먹으니 입에서 숨 대신 커리향이 풍겼습니다.
안녕하세요, 해피 꼬끼오 피오입니다!
유행이 빠르게 돈다는 패션, 뷰티업계보다 트렌드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시장이 어딘지 아시나요? 바로 식품업계입니다. 전설이 된 허O버터칩부터 뚱카롱, 마라탕, 요거트 아이스크림, 두쫀쿠까지.. 쉴 틈 없이 팽팽 돌아가는 맛 트렌드 가운데서 신제품을 개발하는 일은 그래서 더 고단하고, 치열하고, 피를 말리는 일이에요. 저 같은 마케터가 제품의 어떤 특장점을, 어떻게 이야기하지? 고민하는 만큼 개발팀은 제품의 시작부터 완성까지를 고민하고 책임지는 존재들이에요 (그에 비례해 늘어나는 다크서클과 테이스팅으로 헐어버린 속은 모른 척해보자) 오늘은 그중 개발 비하인드가 유독 궁금해진 제품이 있어 파헤쳐봤어요. 그 이름도 특이한 '퐁닭' 시리즈.
우리가 흔히 닭 요리를 떠올릴 때 상상하는 비주얼은 튀긴 닭, 구운 닭, 볶은 닭, 찐 닭, 물에 빠진 닭... 헉헉, 이 정도가 되는데 퐁닭은 뭘까? 하는 생각이 드시나요? 퐁닭의 특징을 제대로 맞히셨어요. '퐁당 빠진 닭'을 떠올리게 하는 직관적인 제품명답게 퐁닭은 제품 개발 시점부터 닭고기와 잘 어우러지는, 넉넉한 양의 소스에 집중했는데요. 팩에 든 닭고기와 소스를 7분간 끓이는 동안 신선한 닭고기에서는 은은한 감칠맛이, 개성 있는 커리/마파 소스에서는 단번에 혀를 사로잡는 강렬한 맛이 쫙 퍼지게 됩니다. 7분 만에 일본? 중국 사천 여행? 이게 되네. 개발팀 굿잡, 냠냠.
이쯤 되니 왜 수많은 소스 중 커리와 마파 소스가 낙점이 된 걸까 하는 궁금증이 스멀스멀 올라오는데요. 사실 퐁닭은 '닭고기와 잘 어울리면서도 뻔하지 않은 요리를 재해석해보자!' 해서 시작한 제품입니다. 우리가 대중적으로 접할 수 있지만 닭고기와 어울릴 거라 생각해보지 못한 조합, 그리고 결과물을 봤을 때 이거다! 싶은 소스. 커리랑 마파가 딱 그 주인공이었는데요. 커리라고 해서 흔한 노란색 카레? 아니라 이거에요. 이름만으로 진정성이 배어 나오는 정통 일본 브라운 커리라 이겁니다, 흠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인 브라운 커리 소스 구현을 위해 휘핑크림도 넣고, 영양도 놓칠 수 없어서 당근, 양파를 곱게 갈아 넣고, 거기에 감칠맛을 위한 마지막 비기인 치킨 엑기스까지. 맛없없 조합 아닙니까. 이 커리 소스 하나 만들겠다고 최소 30가지 이상의 시제품 카레를 먹질 않나, 하루에 20번씩 커리 시식하며 겔포스 투혼을 보여주질 않나, 시장 조사를 이유로 커리 유명 맛집에서 웨이팅까지 해가며 1일 3카레 혼밥까지 했었다고요.
마파 소스는 또 어떻게요. 그냥 마파도 아닌 마파의 본고장 '사천식 마파', 즉 마라의 맛을 내기 위해 산초, 마자오, 두반장, 고추기름 등을 환상 비율로 넣었어요. 또 마파두부를 재해석하는 제품인 만큼 다진 돼지고기 대신 다진 닭고기를, 두부 대신 큐브형 닭고기를 넣어 이색적인 맛을 살렸다고요. 강렬한 소스를 부드럽게 감싸안는 식감이 마파 퐁닭의 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흠흠. 우리가 만드는 음식은 일단 맛있고 봐야 된다는 맛잘알, 맛친자들 답게 제대로 만들어왔네. 엣헴.
그럼 맛으로 마케팅을 해볼까? 하던 피오의 귀를 간지럽히던 한 외침.
"이거 진짜 해 먹기 간편하다고요!!!!!!!"
라며 소리치는 팀원의 울부짖음이었어요. 아니, 요즘 같은 시대에 간편한 건 당연한 거 아니야? 했지만 아니래요. 말만 간편식이고 알고 보니 이것도 넣고 저것도 넣어야 하는 거짓 간편식이 넘쳐난대요. 하지만 퐁닭은? 찐 간편식입니다(비장).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 우리가 아는 대표 간편식인 라면처럼 그냥 냄비에 물 넣고 팩에 포함된 닭고기와 소스를 넣으면 끝이기 때문이에요. 그렇다고 영양과 퀄리티를 놓칠 순 없죠. 퐁닭 한 팩으로 단백질을 49g 이상 챙길 수 있답니다.
사실 요새 웰니스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고단백 간편식 제품들이 밀물처럼 철썩철썩 시장에 몰려오고 있는데요. 이번 글을 쓰며 정리해 보니 퐁닭은 시류에 떠밀려오는 그저 그런 제품들이 아닌, 자신만의 물결을 만들어낸 개성 있는 서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뻔한 유형이 아닌 '소스에 퐁당 빠진 닭'이라는 제품군을 개척한 것부터, 세계 곳곳의 정통식 레시피를 고수한 커리, 마파 소스를 닭고기와 조합하는 것까지. 유유히 치는 파도를 이리저리 오가며 커리와 마파의 향을 풍기는 퐁닭을 보니 저 파도가 개발 과정에서 먹었던 카레들로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긴 한데.. 기왕 만든 파도, 맛있게 즐겨보면 어때요. 저 피오도 훌쩍 뛰어들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