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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테크 스타트업 분석

스테이폴리오, 트래블메이커스, 트립비토즈


안녕하세요. '혁신의숲'은 데이터 기반 스타트업 성장 분석 플랫폼으로서,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스타트업 성장의 가치를 많은 분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5,400여 개 스타트업의 투자정보, MAU, 거래액, 소비자 데이터, 재방문율, 특허, 매출, 고용 등 모든 성장 데이터를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 그리고 시장의 수요에 맞추어 여행산업 역시도 진보를 거듭해왔는데요. 모바일 기기의 보급과 빠른 통신망 구축을 통해 기존의 여행사(Travel Agency)가 OTA(Online Travel Agency)로 진화하고 성숙기에 접어든 것이 지난 10년간의 일입니다. 아주 먼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지만 현재 트레블테크 스타트업들을 통해 가까운 미래의 여행산업의 모습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는 어림잡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리포트는 '트래블테크 스타트업 분석'이라는 주제로 이미 덩치가 커져버린 1세대 OTA의 틈바구니 속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스테이폴리오, 트래블메이커스, 트립비토즈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들이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이고 향후 이들의 혁신 방향에 연계해서 또 다른 어떤 산업과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어 볼 예정입니다. 아래에서 리포트의 일부를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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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 소개
박진무 / 마크앤컴퍼니 스타트업 애널리스트

오늘도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인터넷 브라우저 새 탭이 가득 찼습니다. 특히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문화를 읽는 것을 즐거워하는데 산업도 결국 문화의 일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 마크앤컴퍼니에서 혁신의숲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타트업 비즈니스를 분석하는 업무와 예비/초기창업자를 대상으로 멘토링 및 액셀러레이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목차]
01. 여행산업 Overview
02. 여행산업 혁신의 방향: 장소·시간·경험의 확장
03. 장소의 확장: 스테이폴리오
04. 시간의 확장: 트래블메이커스
05. 경험의 확장: 트립비토즈
06. 맺음말



0. 시작하며 

 아마 대부분 ‘여행’이라는 말을 들으면 다들 설레고 즐거운 심상이 떠오를 것입니다. 6개월 뒤 미리 끊어 놓은 항공권만 바라보며 고된 삶을 살아내고 있는 ‘일상인’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데요. 사람들이 이토록 여행을 좋아하는 건 일상과 유리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여행의 호감도가 이렇게 높아진 것이 인류의 역사 전체로 놓고 보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여행을 뜻하는 ‘travel’은 라틴어 트레팔리움(trepalium)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는데요. tre는 3을 의미하며 palium은 회초리입니다. 합쳐서 세 개의 회초리인데 노예들을 채근하기 위해 사용했던 고문도구의 일종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트레팔리움은 고통 혹은 노동을 뜻하는 단어로 의미가 자리 잡히게 됩니다. 빠르고 편리한 운송수단과 깔끔하게 닦여진 도로가 없던 시대의 여행은 더위, 추위와 더불어 예측불가의 위험에 직면해야 하는 고행길 그 자체였습니다.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봇짐을 메고 한양으로 떠나는 사극의 한 장면이나 신대륙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수많은 중세 모험가들을 상상해보면 여행의 어원이 왜 고통에서 왔는지 짐작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여행이 여가목록 리스트에 포함된 데에는 운송수단의 발달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타이어 회사 미쉐린에서 고객들이 자동차 여행을 많이 함으로써 타이어 소비를 늘리기 위해 맛집 지도 ‘미슐랭가이드’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자동차를 비롯한 열차, 선박, 항공까지 운송수단은 진보해왔고 이제 일론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제프베조스의 ‘블루오리진’은 여행의 범위를 우주까지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 그리고 시장의 수요에 맞추어 여행산업 역시도 진보를 거듭해왔는데요. 모바일 기기의 보급과 빠른 통신망 구축을 통해 기존의 여행사(Travel Agency)가 OTA(Online Travel Agency)로 진화하고 성숙기에 접어든 것이 지난 10년간의 일입니다. 아주 먼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지만 현재 트레블테크 스타트업들을 통해 가까운 미래의 여행산업의 모습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는 어림잡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혁신의숲 리서치 리포트는 이미 덩치가 커져버린 1세대 OTA의 틈바구니 속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스테이폴리오, 트레블메이커스, 트립비토즈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들이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동력은 무엇이고 향후 이들의 혁신 방향에 연계해서 또 다른 어떤 산업과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어 볼 예정입니다.


1. 여행산업 Overview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여가생활의 선택지들 중에서 아마도 여행은 가장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그룹에 속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삶 속에서 여행이 보편화된 것이 사실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국민들이 완전히 자유롭게 해외로 다닐 수 있게 된 것도 불과 1989년의 일이었다. 그것이 비단 경제적인 이유만은 아니었겠지만 결국 산업의 규모는 산업을 이루고 있는 소비자들의 생활수준이나 지출 여력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GDP와 해외여행객 수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 모바일 혁명으로 생산성이 높아지고, 성장하는 경제와 함께 탄탄대로일 줄 알았던 여행산업에 큰 충격을 준 것은 미증유의 글로벌 팬데믹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출입국에 제한을 두었고, 제한이 없었다고 한들 불가해한 공포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활발한 외출과 사회 활동에 심리적 제동장치가 생겨버렸다. 이제는 바이러스의 암운이 서서히 걷혀가고 있는 듯 보이는 시점이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말이 있듯 여행산업이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잠시 주춤할 수는 있겠지만 인간의 근원적인 수요를 자극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시간의 문제일 뿐 조심스럽게 여행 산업의 회복과 함께 자본이 유입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017년의 맥킨지의 소비자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모든 소비의 규모는 3.7% 증가했는데 그중 경험과 연관된 소비액의 증가율이 6.3%로 조사되었다. 경험재는 다른 재화에 비해 가격의 저항이 비교적 낮고 소득수준이 향상될수록 경험재의 소비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거시적으로는 ‘다같이 예전보다 잘 살게 되었다’ 정도로 해석해 볼 수 있겠으나 소유보다 경험에 큰 가치를 부여하는 트렌드로 읽혀지기도 한다.

 소유보다 경험에 더욱 가치를 부여하게 된 배경에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는 생산성 향상과 디지털 환경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생산성의 비약적인 향상으로 지금은 물질적 부족함을 느끼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상품의 사용가치 측면만 놓고 본다면 고품질의 저가 상품들을 쉽게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소비자는 상품의 사용 가치만을 소비하지 않는다. 사용가치를 넘어서 상품에 담겨있는 수많은 상징과 기호체계들을 소비하며, 발달된 디지털 미디어 환경 안에서 비교하며 불행해지기도 쉽다. 아무리 좋은 재화를 무리해서 소유한다고 해도 그보다 더 좋은 물건 앞에서 작아진다. 반대로 경험재는 오롯이 자신만이 고유하게 감각할 수 있다. 동일한 대상을 경험할 수는 있어도 경험이 내면화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것이 된다.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하는 행위가 자연스러워지고,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식사가 아니라 오마카세를 찾기 시작하는 것처럼 경험 소비의 영역은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측된다.


 여행은 대표적으로 경험재에 해당한다. 사람들은 지루한 것을 참기 어려워하고 새로운 경험을 갈구하는 근원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다. 출입국에 대한 제한이 풀리자 하나둘씩 기다렸다는 듯이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봐도 알 수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여행은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 기대된다. 다만 아직 완벽하게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이 해소되지는 않은 점, 물가상승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점, 그리고 위축되고 억눌려 있던 여행 심리의 반발작용으로 여행의 빈도가 폭발적으로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객단가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Cashing in on the US experience economy, Mckinsey&Company, 2017.12.11


2. 여행산업 혁신의 방향: 장소·시간·경험의 확장 


 모바일 디바이스는 이제는 신체의 일부분이라고 봐도 될 만큼 우리의 삶 속에 밀접하게 뿌리내리게 되었다. 모바일 환경이 구축된 삶의 양태 변화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생성하고 생산된 데이터가 유용한 정보로 가공되어 소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냈고 여행산업에서는 온라인 여행사(이후 OTA, Online Travel Agency) 생태계를 거대하게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2021년 기준 OTA 시장규모는 약 533조 원(약 4,332억 달러)에 달하며, 2026년에는 약 881조 원(약 6,9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행 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항공과 숙박이다. OTA는 이 두 가지 지출 항목을 최저가로 찾아준다는 고객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몸집을 키운 결과 현재는 BIG4인 부킹닷컴, 에어비앤비, 트립닷컴, 익스피디아가 시장을 과점하다시피 한 상황이다.² 현재 OTA 시장은 차별화 요소를 개발하는 것보다는 몸집을 불려가며 거래액을 키우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플랫폼에 현금이 유입되는 시점과 실제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현금이 유출되는 시차가 존재하므로 시차 사이에서 거대한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여 금융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² 전 세계 온라인 여행 90% 장악했다…빅4의 성공 비결, 한경Geeks, 2022.10.17

 OTA는 최대한 많은 항공, 숙박 데이터를 불러와 최저가를 제시해 주는 것이 이들의 핵심 경쟁력인데 고객은 필요할 때마다 최저가를 찾아주는 플랫폼을 옮겨가며 구매하는 것이 유리하고 공급자도 복수의 플랫폼에 동일하게 자신의 운송, 숙박 상품을 게재하는 것이 유리하므로 플랫폼 충성도는 비교적 낮고 차별화가 어려운 사업이라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앞서 언급했듯 여행 자체가 보편화되면서 더 새로운 것을 원하는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방향의 혁신이 필요하다. 여행은 결국 일상과 떨어진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이번 혁신의숲 리서치 리포트에서는 성숙된 OTA 시장의 틈새에서 눈에 띄는 성장 속도를 보이며 여행의 본질적인 요소인 장소, 시간, 경험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새로운 도전자들인 스테이폴리오, 트래블메이커스, 트립비토즈의 사업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3. 장소의 확장: 스테이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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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국 제한 기간 동안 국내 여행에 대한 관심이 급등했다. 해외여행이 어려운 기간에 결혼한 많은 신혼부부들은 제주도로 향했고 전국의 숨어있는 여행지들이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과거 국내여행이 비교적 관심을 덜받았던 이유는 언어와 풍경에서 오는 익숙함 때문이었으리라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심도로 여행지를 바라볼 것인가에 따라 얼마든지 국내여행도 새롭게 느껴질 수 있다.


 스테이폴리오(2015년 4월 설립, 대표: 이상묵)는 파인스테이 큐레이션을 지향하는 서비스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펜션에 숙박해 본 경험이 있다면 몇 가지 기억에 남는 인상들이 있다. 청결하지 못한 외관과 내부 상태라거나 전혀 흥미가 생기지 않는 근처 즐길거리 리스트 등 아쉬운 기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스테이폴리오는 마치 고급 레스토랑의 파인다이닝처럼 고급스러운 숙소와 만족스러운 여행 경험을 제안한다. 누구라도 하루쯤 묵어보고 싶은 숙소를 찾아 큐레이션하거나 여행자의 감성과 동선을 고려하여 공간을 전면적으로 새롭게 재구성하기도 한다. 스테이폴리오가 여행 장소를 큐레이션 하는 기준은 독창성, 디자인, 환대, 가격이다. 얼마나 의도를 가지고 기획된 공간이며 가격과 서비스는 훌륭한지와 같은 요소들이 만족되어야만 스테이폴리오에 입점이 가능하다. 이러한 관점은 건축가 출신 스테이폴리오 이상묵 대표의 철학과 심미안으로 만들어진 결과로 플랫폼의 개성과 차별점을 구축한다.

 최근 ‘인스타 감성 카페’로 대변되는 의도된 불편함을 흔히 볼 수 있는데 희화화된 요소들을 제외하고 생각해 보면 점점 공간의 주인들도 수익에 앞서 자신의 철학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고객을 가려 받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스테이폴리오에 입점하는 공간들 역시 자신들의 철학에 부합하는 플랫폼에 입점하기를 원한다는 측면에서 소싱 경쟁력 또한 확보가 가능하다. 이처럼 기존 OTA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독특한 행보를 보이며 자신만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스테이폴리오는 여행산업 침체의 절정이었던 2021년에도 시리즈 A 투자유치를 성공하며, 시장에서 높은 기대감을 받고 있다.

 트래픽과 소비자 거래 측면에서도 각각 월평균 4.4%, 5.0%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스테이폴리오의 기준을 충족한 국내 숙소와 특정 수요 고객 집단의 교집합에서 수익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차차 고객들의 취향과 숙소의 질적인 동반 성장이 이루어 질 것이기에 수익 시장의 크기가 보다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스테이폴리오는 의미를 찾기 어려웠던 공간에 새로운 서사를 부여해 공간을 재창조하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플랫폼의 취지에 맞는 다양한 여행 장소들을 개발함으로써 선택지를 늘려갈 수 있다. 또한 해외여행의 규모가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해외의 파인스테이 지점을 늘려가는 방식으로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양질의 인력수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36개월 전과 대비하여 4배 가까운 조직 성장을 이뤄내며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어느 방향으로 성장의 무게중심을 가져가게 될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시간의 확장: 트래블메이커스(호텔에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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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이 보급되던 초창기에 원격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고 하와이안 셔츠를 걸친 한 사람이 해변에서 노트북으로 일하는 삽화와 함께 ‘디지털 노마드’라는 표현이 마치 그러한 미래가 이미 와버린 것처럼 많이들 사용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모든 환경이 갖춰졌는데도 디지털 노마드가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팬데믹 이전까지 말이다.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과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기업 조직들이 반신반의하며 재택근무제도를 도입하고 생산성이 감소되지 않는 것을 경험한 뒤 변화하기 시작했다. 사무실 임대료도 가급적 줄이고 싶은 고정비이다. 자발적으로 일정 이상 비율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기업들도 있고 사무실의 면적을 줄이고 고정석을 두지 않으면서 지역별로 카페 형태의 거점을 두고 재택을 하든 출퇴근을 하든 자유롭게 일하는 기업도 있다.


 이로 인해 워케이션(workation, work와 vacation의 합성어)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탄생되었다. 아직 이러한 업무환경이 보편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과거에 금요일 혹은 월요일 하루 연차를 써서 2박 3일의 긴박한 여행을 갈 수밖에 없었다면 이제는 풍광 좋은 곳에서 일과시간에는 일하고 일과 후에는 휴양을 즐기면 그만인 생활이 더 이상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기술의 진보로 노동시간은 점차 줄어갈 것이며 삶의 유동성이 증가하고 일과 휴가의 경계는 희미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트래블메이커스(2019년 8월 설립, 대표: 김병주, 정승재)는 장기 투숙 트렌드에 맞게 접근성과 편의성이 좋은 호텔에서 한 달 살기를 제안하는 ‘호텔에삶’을 운영함으로써 높은 매출 성장을 기록한 스타트업이다.³ 제주도를 비롯한 다양한 지방의 숙소에서 한 달 살기가 한동안 유행이었는데 많은 단기 임대 플랫폼들이 임대인들로부터 임대 매물을 인도받아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서비스들도 굉장히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지만 고객 중에서는 편리한 시설, 서비스와 접근성을 중시하는 고객들도 분명히 존재하며, 호텔에삶은 호텔과의 독점계약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것이 차별점으로 작용하여 트래픽 월평균 성장률 16.9%의 매우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³ 2년만에 매출 ‘1억→91억’ 트래블메이커스, ‘성장성 최우수상’, 머니투데이, 2022.12.23

*⁴ 코로나19에도 흑자 낸 트래블메이커스…”호텔 니즈 적중”, 전자신문, 2022.05.24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양면플랫폼의 경우 양쪽 모두의 수요를 만족시켜야 비즈니스가 성립될 수 있다. 호텔에삶은 언뜻 변화된 트렌드와 수요자 중심으로 서비스가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공급자에게도 충분한 고객 가치를 전달한다. 숙박업은 평일과 주말의 수요가 불규칙적인데 무엇보다 공실이 큰 리스크로 작용한다. 기존의 OTA는 단순히 예약을 중개하는 역할에 머무르기 때문에 수요예측이나 공실 리스크를 해소해 주지는 못하는데 반해 호텔에삶은 장기 투숙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고객 관리를 담당해줌으로 공급자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그 결과 트래블메이커스는 초기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2021년 결산 기준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초기의 수익성은 불가피하게 포기하고 규모 확대에 힘쓰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최근 스타트업 투자 시장의 트렌드는 수익이 명확하게 눈에 보이는 비즈니스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호텔에삶 서비스가 아직 입점되지 않은 국내 호텔 및 해외 거점으로 확장된다면 훌륭한 수익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한 가운데 2022년 5월 프리 시리즈 A 투자유치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후속 라운드에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5. 경험의 확장: 트립비토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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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마다 어느 시점부터 여행의 시작인지 정의하는 기준이 다를 것이다. 여행 당일 공항 또는 터미널로 가기 위해 집에서 출발하는 순간부터 일 수도 있고 운송수단에 몸을 실었을 때부터 일수도 있다. 다들 저마다 다른 기준들을 가지고 있겠지만 설렘을 기준으로 생각해 본다면 아마도 여행을 계획하는 때부터 여행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트립비토즈(2015년 10월 설립, 대표: 정지하)는 영상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여 여행 경험의 범위를 확장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제는 인터넷에서 생성되고 있는 트래픽의 대부분을 영상이 차지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기존 OTA는 기본적으로는 텍스트와 사진을 베이스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데 고객들은 점점 스크롤을 내리며 텍스트와 사진을 ‘공부’해야 하는 것에 피로감을 호소한다. 심지어 영상마저도 긴 영상을 시청하기 힘들어해 숏폼 영상 플랫폼 틱톡이 거대하게 성장했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도 잇따라 숏폼 영상 콘텐츠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추세이다. 트립비토즈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여행지를 영상으로 짧게 촬영하여 비주얼적으로 미리 체험해 볼 수 있고 유저들의 콘텐츠 제작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 내에 리워드 체계를 구현했다. 2022년 12월 혁신의숲 데이터 기준으로 트립비토즈는 MAU와 거래건수가 월평균 성장률 8.6%, 4.1%를 기록하며 MAU 약 17만, 월 거래건수 2만을 기록하고 있는데 30만 원 이상의 높은 평균 거래단가를 감안한다면 일정 부분 시장성이 증명되었다고 판단된다.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기존의 OTA들 역시 영상 리뷰 등의 시도를 할 수 있겠으나 영상 콘텐츠를 전면적으로 구성하는 전체적인 개편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트립비토즈는 시장성을 입증한데 더해 시장에서의 차별점을 인정받아 2022년 12월 50억 원의 시리즈 B 투자유치를 달성했다. 다만, 유저가 많아질수록 대량의 영상 콘텐츠의 업로드와 트래픽 규모로 인해 타 플랫폼 대비 서비스를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들어가는 것이 트립비토즈의 과제라 할 수 있으며, 글로벌 판로 확장 및 VFX 콘텐츠 역량 강화 등 다각도의 긍정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빠르게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6. 맺음말 


 여행산업은 가치사슬 내에서 다양한 산업과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주고받는다. 본 리포트에서 다루었던 스테이폴리오, 호텔에삶, 트립비토즈와 같은 스타트업 비즈니스들이 성장하게 되면 산업의 전방과 후방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들이 창출될 수 있다.


 스테이폴리오가 공간을 재구성하여 여행상품을 개발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인테리어, 엑스테리어 등의 건축업과 긴밀한 공생관계를 구축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하나의 공간이 상징적으로 재생되면서 해당 지역 전체가 의미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리단길의 원조 경리단길과 해방촌, 성수동도 시작은 한두 개의 감각적인 점포로부터 시작된 것처럼 스테이폴리오가 그리는 새로운 그림들을 기대해 볼 만하다.


 호텔에삶처럼 기간을 늘린 여행상품도 마찬가지이다. 기존의 여행 패턴보다 기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필요한 짐들이 많아지고 단기 여행에는 없던 서비스들이 필요하게 된다. 여행지에서는 긴 호흡에 맞는 부담스럽지 않은 식사부터 여가, 세탁, 청소, 보관 등 말그대로 고객의 ‘삶’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신규 서비스 수요가 창출될 것이고 장기 투숙객들이 모이면서 지역 소매상권 역시 동반 성장할 수 있다.


 트립비토즈는 유튜브 모델과 유사한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유튜브와는 또 다른 결로 여행지를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들의 활동을 장려함과 동시에 보다 생생한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AR/VR 솔루션과의 접목도 고려해 볼 만한 기술적 시도일 것이다.


 이들 비즈니스모델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행산업 전반으로 시야를 확장해 본다면 운송업에서의 동선 최적화 및 예약 편리성 개선, 숙박업 고객 및 시설 관리 등 더욱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영역들이 많이 남아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주춤하면서 오히려 도약의 폭을 더 크게 남겨둔 셈이다. 업계에서는 2024년 여행산업이 다시 본 궤도를 찾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⁵ 여행산업이 잠시 숨 고르기를 했던 만큼 더욱 신선하고 혁신적인 여행 전반의 경험을 제공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⁵ 2023년 여행산업 전망 “강력한 성장 모멘텀,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은 2024년”, 여행신문, 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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