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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수거·처리 스타트업 성장 분석

커버링, 오늘수거, 빼기


안녕하세요. '혁신의숲'은 데이터 기반 스타트업 성장 분석 플랫폼으로서,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스타트업 성장의 가치를 많은 분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6,100여 개 스타트업의 투자정보, MAU, 거래액, 소비자 데이터, 재방문율, 특허, 매출, 고용 등 모든 성장 데이터를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이번 리포트 주제는 '폐기물 수거·처리 스타트업 성장 분석'으로, 폐기물 산업에 도전하는 대표적인 스타트업 서비스 '커버링', '오늘수거' 그리고 '빼기'를 비교 분석합니다. 폐기물이라는 전 인류의 문제에 직면하여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어떻게 폐기물 시장에서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을지, 폐기물 배출 현황부터 각각의 시장 진입 배경 등을 파악하고 향후 시장을 전망하는 내용을 다루어 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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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 소개
박진무 / 마크앤컴퍼니 스타트업 애널리스트

오늘도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인터넷 브라우저 새 탭이 가득 찼습니다. 특히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문화를 읽는 것을 즐거워하는데 산업도 결국 문화의 일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 마크앤컴퍼니에서 혁신의숲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타트업 비즈니스를 분석하는 업무와 예비/초기창업자를 대상으로 멘토링 및 액셀러레이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목차]
1.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하여
2. 폐기물 산업 Overview
 1) 폐기물의 발생과 영향
 2) 폐기물의 처리 과정과 산업적 가치
 3)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3. 스타트업의 폐기물 산업 도전
 1) 스타트업 진입 배경
 2) 생활 폐기물 수거 서비스 ‘커버링’, ‘오늘수거’
 3) 대형 폐기물 수거 서비스 ‘빼기’
4. 향후 전망 및 맺음말



0. 시작하며


 지질학자들은 퇴적되어 있는 지층의 특성을 기준으로 46억년의 지구 역사를 몇몇 지질시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와 같은 이름을 붙여서 말이지요. 퇴적된 지층의 성분 및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하거나 발굴되는 화석 등 많은 증거들로 인간이 살아보지도 않았던 수 억년전의 지구에 어떤 생물들이 살고 있었고 당시의 환경이 어떤 환경이었는지 그려볼 수 있습니다. 인류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는 공식적으로 신생대의 홀로세에 해당하는데요. 약 1만년 전부터 지금까지의 시대를 칭하며, 홀로세의 바로 이전 ‘세’인 플라이스토세는 무려 257만년간 지속되었다고 합니다. 보통 한 ‘세’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100만년 단위의 긴 시간이지만 불과 200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에 화석연료사용, 폐기물의 증가와 같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대기, 토양, 생물종 변화가 일어났고, 먼 미래에 후손 지질학자들이 지금 이 시기에 만들어진 퇴적층을 연구한다면 눈에 띄는 변화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1만년이라는 짧은 시간을 끝으로 홀로세를 종료하고 ‘인류세’라는 새로운 지질시대로 분류해야 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을 정도로 지금의 환경은 대격변 속에 있습니다.


 특히 강한 내구성을 가진 플라스틱은 우리의 삶에서 거의 대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소재입니다. 그러나 그 내구성 때문에 자연적으로는 분해가 되지 않는데 점점 플라스틱제품의 소비주기는 짧아지면서 매년 생산과 폐기가 반복되어 토양과 해양에 쌓여가고 있습니다. 플라스틱만 모아져 있다면 재활용이 수월하기 때문에 상황이 약간은 나아질 수 있지만 다양한 소재의 폐기물들이 혼합되어 있어 적절한 분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처리가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요.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폐기물들은 다품종 대량생산되고 있어서 하루라도 처리 기능이 마비된다면 그야말로 ‘쓰레기 대란’이 일어난다고 할 수 있을 지경입니다.


 고도의 소비사회가 정착되면서 인류의 삶은 나날이 편해져 가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누구도 반기지 않아 오갈데 없는 폐기물 문제가 있습니다. 도대체 그 많은 폐기물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폐기물의 적법한 처리 방법은 크게 재활용, 매립, 소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매립 방법은 매립부지로 사용 가능한 토지가 한정적일뿐 아니라 지자체 간 폐기물 떠넘기기에 따른 갈등에 더해 매립부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극심하고 토양을 오염시킵니다. 어렵게 부지가 선정되었다고 해도 매립부지를 조성하는데 약 10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소각은 시설에 오염저감장치를 구축함으로써 태울 때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최소화하는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대기오염을 유발합니다. 그래서 최근까지도 대한민국을 포함한 여러 선진국들은 처리 비용이 저렴한 중국, 동남아 등의 국가들로 폐기물을 ‘수출’했었습니다. 하지만 2018년 중국정부가 새로운 환경정책을 수립하며 폐기물 수입을 전면적으로 중단했고, 2019년 한국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폐플라스틱이라며 필리핀에 폐기물을 수출했지만 막상 수출된 폐기물은 전혀 분류가 되지 않은 혼합 폐기물이어서 필리핀 국민들의 공분을 사 외교적인 문제로까지 비화될 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폐기물 문제는 아슬아슬하게 종말을 유예하고 있는 폭탄돌리기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전 지구적인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당연히 기업들은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번 혁신의숲 리서치 리포트에서 다루어 볼 스타트업의 서비스 또한 폐기물이 처리되는 과정 중에서 조금은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솔루션들입니다. 이사나 집을 정리할 때 생겨나는 대형 폐기물을 수거하고 데이터를 활용하여 재활용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돕는 ‘빼기’, 가정의 생활폐기물을 일괄적으로 수거하여 더욱 재활용률을 높일 수 있도록 분류하는 ‘커버링’과 ‘오늘수거’가 그 서비스들인데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폐기물 문제에 공감하고 이들의 성장을 주목하여 해답을 찾는데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1.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하여 


 인간의 삶은 그 자체로 착취적이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자원들을 삶을 유지하는데 소비하며 살아갈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근대산업화를 지나고 자본주의의 시대를 살고 있는 인류는 생산과 소비가 미덕이 되었고 눈부신 기술의 진보를 이뤄냈지만 여전히 착취적 양태에는 크게 변함이 없다. 오히려 물질적 풍요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끝없는 생산이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자유로운 시장 경쟁을 통해 가치가 분배되는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 아래에서 자원이나 환경을 논하는 것은 가까운 과거만 해도 사뭇 순박한 이야기였다. 이윤창출을 존재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은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 놓여 서로 눈치만 볼 수밖에 없었고, 급기야 친기업진영에서는 환경위기를 허구로 치부하며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격하하고자 하는 시도마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지구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는 많은 증거들로 인해 환경에 대한 문제제기가 윤리적 요청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생존에 직결된 문제이며, 보다 강력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 국제적인 거버넌스를 통해 합의되었다. 2015년 UN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발표하면서 환경에만 국한되지 않고 경제와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전 지구적인 숙제를 내놨는데 전 세계 빈곤을 종식시키고 지구를 보호하며, 2030년까지 모든 사람들이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함이 SDGs의 목표이다. SDGs는 17개의 주 목표와 169개의 세부 목표로 이루어져 있다.

 본격적으로 ESG기업경영이 화두가 된 것이 이 시점과 맞물려 있다. 1차적인 이윤창출을 성장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담보한 성장이어야만 성장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지금, 그리고 미래에서의 성장을 의미하는 정의가 될 것이다. 인류가 맞닥뜨린 환경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크고 작은 단위에서의 실천들과 극복해야 할 장애물들이 산재해 있지만 이번 혁신의숲 리서치 리포트에서는 특히 인간이 살아가며 필연적으로 만들어내지만 직시하고 싶어하지 않아 하는 폐기물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2. 폐기물 산업 Overview 


1) 폐기물의 발생과 영향


 2022년 12월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서 발표한 전국 폐기물 발생현황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1억 9,738만톤으로 집계되었다. 연간 약 2억톤에 육박하는 폐기물의 양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75kg 성인 약 27억명에 해당하는 무게이며, 인구 5천만인 대한민국에서 한 명당 연간 4톤에 달하는 폐기물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말과 같다. 물론 폐기물의 발생 원인이 생활에서 만들어지는 폐기물과 산업 활동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폐기물로 나뉘어 있고, 산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비율이 90%에 달하지만 산업 활동 역시 인간을 위함이므로 오롯이 책임을 피해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우리나라의 폐기물 분류 기준에 따르면 폐기물은 크게 생활계, 배출시설계(산업), 건설, 지정(의료 등 특수 처리 필요) 폐기물로 분류되는데 각 비율 간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이 전반적으로 폐기물의 발생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가 확인된다.

 다양한 주체들로부터 만들어진 폐기물들의 일부는 자원으로 재활용되지만 상당량 매립 또는 소각됨으로써 토양과 대기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 화학적으로 재구성된 많은 소재와 물질들은 우리의 삶을 비약적으로 편리하게 해준 반면에 자연적으로 분해가 어려워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에 쌓여가며 자연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2) 폐기물의 처리 과정과 산업적 가치


 폐기물은 발생 이후 수집, 운반되어 분류하고 처리되는 과정을 거친다. 발생되는 시점부터 분류되기까지는 노동력이 투입되어야 하고 처리과정에서는 충분한 부지가 필요함은 물론 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기술력, 설비 등이 필요해 막대한 자본이 소요된다. 폐기물 처리의 국내 시장의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150억 달러에 달하고 연평균 4%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2026년에는 183억 달러에 달할 것1)으로 전망된다.


1) MarketsandMarkets, Waste Management Market, 2020

 폐기물 처리 사업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자본집약적인 성격을 가지면서 동시에 정부의 인허가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높은 진입장벽이 형성된다. 또한 모든 생활과 산업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경기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최근 급격히 환경산업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며 성장의 잠재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정KPMG연구원의 리포트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PE와 일반 기업들 모두 폐기물 처리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활발하게 M&A가 진행되었고 동 리포트에서 주요 폐기물 처리 업체 4곳의 2017년 대비 2020년 평균 기업가치는 279.9%가 상승되었다고 한다. 폐기물의 양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증가율 4.7%로 늘어나고 있지만 처리를 담당하는 시설의 수는 연평균증가율 3.1%에 그치며 늘어나는 폐기물 발생량에 대응되지 못하고 있어 비약적인 기업가치의 상승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3)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폐기물 처리의 최종적인 목표는 매립 및 소각 방법을 최대한 배제하고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물리적, 화학적인 처리를 거쳐 소재를 다시 사용하거나 고체연료화하여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그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폐기물은 혼합배출이나 분리배출되는데 여기서 재활용이 쉬운 성상의 폐기물들을 1차적으로 분류하고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 중 불연성 폐기물은 매립지로, 가연성 폐기물은 소각장으로 보내진다. 1차적으로 분류했던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 중에서도 다시 선별작업을 거쳐 잔여 폐기물들을 매립지 혹은 소각장으로 보내 최종적으로 처리되는데, 자원순환정보시스템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재활용률이 86.9%로 매우 높은 수치로 집계된다. 하지만 이 수치는 1차적으로 재활용 폐기물로 분류했던 폐기물들이 처리 업체에 입고되는 양을 기준으로 측정한 명목재활용 지표로 재활용이 어려운 잔여 폐기물들을 제외한 최종적인 실질재활용률은 정확하게 측정되지 않고 있어 보다 구체적인 폐기물의 이동과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수급 체계를 수립해야 할 것이다.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기업들은 제품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자연 분해되는 소재를 채택·개발해야 하고 제품이 폐기되는 시점까지도 사용성에 포함하여 고객경험을 설계해야 할 것이다. 개인들 역시 제품이 폐기되어 배출되는 시점에서 철저하게 분리하고 오염물질을 세척하여 배출하는 것이 실천해야 할 영역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익명적 개인들에게 전적으로 실천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개인들이 쉽게 분리배출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고 나아가 분리배출에 따른 인센티브 등 제도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 스타트업의 폐기물 산업 도전


1) 스타트업 진입 배경


 가정에서 폐기물을 배출할 때 완벽하게 분류 기준을 맞추어 배출한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를 나누는 기준이며, 비슷한 듯 다른 여러 플라스틱 종류들을 보면 분리배출을 하면서도 잘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기 십상이다. 그동안 분리배출했던 폐기물들이 어떠한 조건 때문에 재활용되지 않는다는 얘기라도 듣는다면 허탈한 마음까지도 든다. 이렇듯 분리배출을 하는 것은 꽤나 번거로운 일이다. 스마트폰 혁명 이후 O2O를 표방하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생활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솔루션을 찾았으며,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집안일의 외주화’가 실현될 수 있었다.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점차 1인가구의 비율이 늘어나며 집안일을 대신해주는 서비스들의 사업성이 충분히 증명되고 있는 시점에서 귀찮고 꺼려지는 폐기물을 대신 처리해주는 서비스 또한 충분히 주목받을 만한 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다.

2) 쿠팡이츠의 경우 쿠팡에서 발생하는 커머스 거래건수와 로켓와우회원 월 이용료 결제가 포함된 수치로 각 쿠팡 서비스들의 트래픽 규모 비율을 토대로 추정하였음


 폐기물 배출 대행서비스는 기본적으로 귀찮은 집안일을 대신 처리해 준다는 측면에서 음식 배달서비스보다는 세탁/청소 서비스의 고객을 공유할 가능성이 크다. 혁신의숲 거래 데이터를 참고하면 세탁서비스의 월평균 거래건수는 1.3~1.7회이고 청소서비스의 월평균 거래건수는 2.6~2.7회이다. 절대적 지표로만 해석해보면 청소의 집안일 발생빈도가 더 높다고 볼 수 있겠지만 세탁서비스의 경우 코인빨래방 등 오프라인 세탁영업점의 접근성에 따른 점유율 획득이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세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만, 청소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굳이 폐기물 배출 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유인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 있으나 청소보다는 폐기물 배출의 빈도가 더 높다고 기대할 수 있는 점, 객단가가 청소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이 폐기물 배출 서비스 사업의 성장잠재력이라 할 수 있다.


스타트업들이 폐기물 처리 산업에 진입하는 전략으로 엔드유저의 접점에서의 불편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잡은 이유는 비단 고객의 니즈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다. 자본과 기술이 필요한 처리 분야는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폐기물 처리의 밸류체인 상에서 비교적 수월한 수거, 선별, 운송을 담당하여 점유율과 데이터를 확보한 뒤, 생활계 폐기물에서 산업, 건설, 지정 폐기물로 처리 범위를 확대하고 각 지역별 폐기물 처리 영업소들을 대리점화 하여 지역적 확장을 통해 추후 최종 처리까지 담당하는 수직적 통합을 도모하려는 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성장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대형 플레이어들에 의한 인수합병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하며, 이때 이들의 기업가치를 결정짓는 요인은 최전선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데이터를 가공하여 만들어 낸 새로운 가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 생활 폐기물 수거 서비스 ‘커버링’, ‘오늘수거’ (설립일 순 정렬)


 우선 혁신의숲 지표를 기준으로 눈에 띄는 폐기물 수거 서비스는 ‘커버링’(법인명 동일, 2020년 10월 설립, 대표: 강성진)과 어글리랩(2021년 8월 설립, 대표: 서호성)의 ‘오늘수거’이다. 커버링이 먼저 사업을 시작했지만 그 차이가 근소한 만큼 유사한 성장단계 및 속도를 보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투자유치 금액이 공개되지 않은 seed 단계로 극 초기 스타트업이라 할 수 있다.

 커버링과 오늘수거는 생활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폐기물의 성상이 어떻든 고객이 분리를 전혀 하지 않고 혼합된 채로 봉투 혹은 서비스가 제공하는 전용박스에 담아 문 앞에 두면 수거 및 분류, 세척하여 최종 처리업체로 보내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의 성가신 일을 대신 처리해준다는 가치 외에도 전문적인 폐기물 처리 노하우를 통해 재활용률을 높이는 공익적 가치 또한 실현한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서비스이다.

 여러모로 세탁스타트업인 ‘세탁특공대’와 ‘런드리고’, 청소스타트업 ‘청소연구소’와 ‘미소’의 구도와 유사한 구도로 보인다. 현재 커버링과 오늘수거는 기본요금(수거, 운반비용) 2,500원에 폐기물 무게 100g당 140원의 요금을 부과하는 동일한 요금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서비스 가능 지역도 거의 동일하지만 시장 자체가 형성되고 있는 단계라 직접적인 점유율 경쟁 없이 혁신의숲 거래 데이터 상으로 두 서비스 모두 2023년 3월 월 거래건수 기준 각각 커버링 약 1,800건, 오늘수거 약 1,300건으로 나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객단가와 평균구매 횟수 등 세부 거래 지표에서는 두 서비스가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오늘수거가 B2C 개인고객 대상뿐 아니라 사무실 및 건물 폐기물 수거 서비스도 전면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차이로 해석된다. 커버링 역시 B2B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앱 서비스를 통해 거래되는 데이터에서는 집계가 어려운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고객의 가구구성 분포에서도 차이를 드러내는데 두 서비스 모두 압도적으로 1인가구 고객의 이용비율이 높지만 비교적 커버링의 1인가구 이용 비율이 더 높은점 역시 상기한 배경을 참고하여 바라본다면 이해가 쉬워진다.

 커버링과 오늘수거는 폐기물을 수거하고 거점으로 운반하여 분류 및 세척을 해야 하는 서비스 특성상 인건비, 물류비, 수도광열비 등 변동비 비율이 비교적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더욱 빠르게 규모의 경제에 도달해야만 생존이 담보될 수 있다. 또한 폐기물의 취급 규모가 커질수록 성상에 따라 폐기물을 정확하게 자동 분류하고 계측하는 기술의 개발 및 설비 시스템을 더욱 확충함과 동시에 폐기물의 발생량 및 위치 데이터를 기반으로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최적 동선 알고리즘을 적용함으로써 비용을 효율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공익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업으로서 지자체 및 정부기관과의 협력관계를 형성하기에 매우 유리한 점은 커버링과 오늘수거의 존속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이들 비즈니스의 성장 방향이 기대된다.

> 커버링 36개월간의 데이터 확인하러 가기

> 어글리랩(오늘수거) 36개월간의 데이터 확인하러 가기


3) 대형 폐기물 수거 서비스 ‘빼기’


 같다(2018년 3월 설립, 대표: 고재성)는 앞서 소개한 커버링과 어글리랩보다는 이른 시점에 사업을 시작하여 현재 ‘빼기’라는 폐기물 수거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빼기는 가구, 대형 가전 등 크기가 큰 폐기물들을 수거하는데 특화되어 있다. 보통 대형 폐기물은 거주하는 지역의 행정복지센터에서 폐기 스티커를 구매하여 부착하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버리는 데에도 물리적 절차가 하나 더 존재하는 셈인데 빼기는 앱 서비스를 통해 버리고자 하는 대형폐기물의 사진과 정보를 기입하여 수거를 신청하고 지정장소에 두면 빼기의 인력이 수거해 가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편리하게 대형 폐기물을 배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여기에 더해 각종 중고 생활용품들을 처분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면서 P2P 중고거래를 통해 판매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조건의 물건들을 신속하게 처분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

 빼기가 대형 폐기물을 중점적인 취급함으로써 앞서 혼합 폐기물을 취급했던 서비스들과 상당 부분 다른 방향으로 사업이 전개되었다. 커버링과 어글리랩에 비해 사업 기간과 성장의 단계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같다의 조직 규모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이 확인된다. 대형 폐기물이 발생하는 빈도는 일반폐기물 대비 적을 수 있겠지만 고객으로부터 수취하는 건당 처리단가와 폐기 자원 처분 수익률이 높고 재활용을 위한 전처리에 소요되는 인적 리소스를 최소화함으로써 조금 더 긴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서비스의 시장 적합도를 검증할 수 있는 조건이 되었을 것이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대형 폐기물 수요와 노후 물품 중고 매입 서비스를 통해 트래픽과 거래지표면에서 마찬가지로 급격하지는 않으나 꾸준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이를 바탕으로 시리즈 A 라운드까지 누적투자금액 51억 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빼기도 여전히 수익성에 대한 증명이 과제로 남아있지만 폐기물 데이터 수집 활용을 통한 전후방 수직계열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향후 성과가 기대되는 스타트업 중 하나이다.

3) 같다에서 운영중인 서비스 ‘빼기’와 ‘빼기파트너스’의 월간 트래픽을 합산한 수치

> 같다(빼기) 36개월간의 데이터 확인하러 가기


4. 향후 전망 및 맺음말


 폐기물 처리와 관련된 산업은 그동안 애써 외면해왔던 산업이다. 수거부터 처리까지 모두가 가급적 피하고 싶어하는 물질을 다루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디지털 전환이 다소 늦은 감이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여전히 몇몇 규모가 큰 전문 기업을 제외하고는 영세한 업체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고 진입장벽으로 인해 신규 사업자의 탄생 또한 여의치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더욱 혁신이 필요한 분야로 떠오른 것이다. 리포트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은 스타트업 외에도 글로벌 6,000조 원에 달하는 폐기물 디지털 전환 시장4)에 뛰어들고 있는 다른 스타트업으로 빅데이터 기반 수요응답형 교통을 통해 폐기물 수거 운송을 효율화하는 브이유에스와 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전문적으로 수거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리코와 같은 스타트업들이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자원순환정보시스템은 매년 어느 정도의 폐기물이 발생했는지, 얼마나 재활용되었는지, 각 자원의 매입단가는 얼마인지 등을 조사하여 발표하는데 매년 말 발표하는 자료가 그 지난해의 통계이다. 가령 2022년 12월에 발표한 통계는 2021년의 데이터가 취합된 통계이다. 전 인구가 폐기물 배출의 주체이며, 막대한 양의 폐기물을 집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폐기물 산업의 기술 발전 방향은 오염물질 저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신규 사업자들이 점차 줄어 혁신이 정체되어 있었지만 배출 주체들의 접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생겨나면서 폐기물의 정확한 실시간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는 희망이 보이고 있다. 폐기물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배출주체와 관리주체 그리고 처리주체 모두에게 유익하다. 배출 주체들은 자신이 배출하는 폐기물의 양을 모니터링하면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관리주체는 발생에 따른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규제 및 인센티브 제도와 같은 정책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처리주체도 역시 발생 추이와 예측 데이터를 토대로 가동의 효율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폐기물 배출의 주체인 개인들에게 도덕적 부채의식을 느끼게 하는 방식의 환경운동은 사실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기 어려워 보인다. 노력해서 되는 실천이 아닌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구조와 체계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시스템은 혁신을 통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폐기물이라는 전 인류의 문제에 직면하여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반가운 이유이기도 하다. 반드시 이러한 스타트업들도 지속가능성을 획득하여 서비스가 널리 이용되고 정착될 수 있도록 염원해본다.


4) 6000조 시장 선점 나서는 폐기물 DX 1세대들의 막전막후[플라스틱 넷제로], 이데일리, 2023.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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