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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필먼트 서비스 분석 (위킵, 파스토, 테스타카)

혁신의숲·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공동리서치 3-1


안녕하세요. '혁신의숲'은 데이터 기반 스타트업 성장 분석 플랫폼으로서, 건강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스타트업 성장의 가치를 많은 분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5,000여 개 스타트업의 투자정보, MAU, 거래액, 소비자 데이터, 재방문율, 특허, 매출, 고용 등 모든 성장 데이터를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이번 리서치 리포트는 혁신의숲-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공동리서치 세 번째 시리즈의 첫 번째 리포트로, 주제는 '풀필먼트 서비스 분석' 입니다. 기존의 물류와 풀필먼트가 어떻게 다른지, 현재 어디까지 와 있는지, 어떤 스타트업들이 미래의 혁신적인 풀필먼트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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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진 소개
박진무 / 마크앤컴퍼니 스타트업 애널리스트

오늘도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인터넷 브라우저 새 탭이 가득 찼습니다. 특히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내는 문화를 읽는 것을 즐거워하는데 산업도 결국 문화의 일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현재 마크앤컴퍼니에서 혁신의숲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타트업 비즈니스를 분석하는 업무와 예비/초기창업자를 대상으로 멘토링 및 액셀러레이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목차]
01. 풀필먼트 이해하기
 1) 물류기능의 외주화
 2) FBA(Fulfillment By Amazon)로 대표되는 아마존의 물류혁신
02. 국내 이커머스 BIG2 네이버와 쿠팡
03. 네이버 풀필먼트연합(NFA)과 풀필먼트 스타트업
  1) 위킵: 물류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
  2) 파스토: 국토교통부 스마트 물류센터 1등급 인증
  3) 테크타카: 데이터 알고리즘 개발 특화
04. 향후 전망 및 맺음말


0. 시작하며
 

 오후 세시를 지날 무렵,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는 이른 귀가의 이유를 만들어줍니다. 내 돈 내고 산 물건이고 그 정체가 무엇인지도 알고 있지만 선물을 받는 듯한 묘한 느낌은 인터넷 쇼핑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메타버스와 콘텐츠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실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인간인 이상, 실물 재화를 소비할 수밖에 없고 우리의 손에 닿기까지 물류 서비스는 필수불가결합니다.


 우리나라는 거주지가 수도권이라면 웹을 통해 상품을 주문한 이후 대체로 이틀 이내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물류망이 구축되어 있는데, 아무리 대한민국의 면적이 작다고는 해도 어떻게 이렇게 빠른 속도로 배송이 될 수 있는지, 내가 주문한 상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집 앞까지 배송되는지 한 번쯤 궁금증을 가져본 적 있으실 것입니다. 심지어 많은 유통 플랫폼들이 로켓배송이나 새벽배송과 같은 빠른 배송을 강조하며 더욱 배송 속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모두 풀필먼트(fulfillment)가 개입되어 있습니다. 이행, 수행, 완수, 실현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사전적 의미만으로는 뭔가 뚜렷하게 와닿지는 않습니다. 물류 서비스에서 풀필먼트라는 개념은 세계 1위 유통기업 아마존에서 1999년 자체 물류센터를 명명할 때 물류를 넘어 풀필먼트 센터가 되겠다고 선포한 것에서 출발했습니다. 고객의 주문과정을 모두 처리하겠다는 것이죠. 고객 시점에서는 상품을 주문하고 받아보는 단순한 프로세스처럼 보이지만, 판매자는 바쁩니다. 상품을 창고에 입고해서 쌓아 두고, 주문이 들어오면 쌓아 둔 곳에서 특정 상품을 찾아 포장하고 배차 요청해서 출고하면 송장번호도 입력해줘야 합니다. 이처럼 우리 삶을 편하게 해주는 이커머스는 알고 보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바쁘게 움직여야만 실현 가능한 시스템인 것입니다.


 아마존은 이 모든 과정을 데이터를 통해 자동화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통해 유통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고 고객의 기준이 달라진 지금 내로라하는 유수의 커머스 기업들이 풀필먼트를 구축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혁신의숲 국민대 공동리서치 리포트에서는 기존의 물류와 어떻게 풀필먼트가 다른지, 현재 어디까지 와있는지, 또 미래의 혁신적인 풀필먼트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는 스타트업들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1. 풀필먼트 이해하기 


1) 물류기능의 외주화


 이커머스 생태계가 뿌리내린 이래로 유통산업은 수차례 진화를 거듭하며 변화하고 있다. 유통가치사슬은 시장과 고객을 주시하며 기업의 이윤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해체와 재조합을 반복했다. 주요 가치사슬에서 물류기능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외주화가 이루어졌는데, 규모가 작은 디지털상공인들은 물류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초기 인프라 투자를 하는 것에 무리가 있었고 물류기능을 외주화하면서 판매에 집중하는 것이 가치창출에 더 유리했기 때문이다. 과거 3PL(Third Party Logistics, 삼자물류)이라는 용어가 흔하게 들리기 시작되었던 것도 이 시기와 맞물려 있다.

 디지털화된 소매업의 물류 사이클을 간단히 따라가보면 상품을 창고에 입고 및 보관하고 있다가 웹사이트를 통해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창고에서 상품을 찾아(집품, 피킹) 포장(패킹)한 이후 배송하고 구매확정 또는 환불 또는 교환, 반품 등 사후 서비스가 처리되면 다시 재입고 하는 흐름이다. 처리해야 하는 물량이 소량이고 거의 단일품목에 가까운 상품을 취급하는 초기 디지털상공인들은 자신들의 공간에 상품을 쌓아 놓고 직접 포장해서 택배를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판매량이 늘어나게 되면 더 이상 재고를 집에 쌓아 둘 수는 없는 규모가 된다. 별도의 창고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또 상품의 가짓수가 늘어난다고 상상해보자. 들어온 주문에 맞는 상품을 정확하게 창고에서 찾아내는 것 또한 일이 되고 늘어난 판매량만큼 포장업무도 늘어난다. 결국 판매자의 늘어난 물류업무를 대신 처리해 주면서 적재공간을 제공해주는 3PL 산업이 성장하게 된다. Armstrong&Associates의 시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3PL 시장 규모는 2020년 20조 214억 원을 형성하였으며, 이후 연평균 성장률 3.99%로 성장하여 2024년 23조 4,132억 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¹


¹ NICE디앤비 삼일(032280) 기술분석보고서 재인용

 간단히 말해 물류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3PL은 판매자가 더욱 판매와 마케팅 등 기업의 핵심역량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고정비용 절감과 물류서비스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해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3PL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프로세스를 개선할 여지가 남아있다. 앞서 언급했던 물류사이클에서 제조사로부터 상품을 물류창고에 입고하는 과정에서 직접 화물 운송을 배차하고 온라인 판매채널에서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물류센터로 어떤 상품을 어디로 보내야 하는지 주문정보를 보내고 물류센터에는 이 정보를 토대로 상품을 피킹&패킹하여 배송한 뒤 운송장 정보를 판매자에게 전달한다. 이러한 과정들이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효율을 높일 여지가 남아있는 것이다.


2) FBA(Fulfillment By Amazon)로 대표되는 아마존의 물류혁신


 세계 1위 유통기업 아마존의 남다른 성공 배경에는 FBA(Fulfillment By Amazon)로 일컬어지는 혁신적인 물류 통합과 자동화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풀필먼트는 단순히 물류 아웃소싱이 아닌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고 배송받아 보는 모든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물류 체계를 의미한다. 이커머스 생태계 내 수많은 오픈마켓 플랫폼 사업자들이 경쟁하는 환경에서 플랫폼 사업자들의 경쟁전략은 판매자를 입점시키기 위해 유통수수료를 인하하고 구매자를 불러 모으기 위한 최저가 경쟁이 공식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아마존은 유통, 보관, 운송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경쟁의 기준 자체를 바꾸는데 성공하기에 이른다. 2005년 무료배송 구독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구매자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들로부터 수집된 구매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수요예측을 통해 물류 시간과 비용을 단축했다. 드론으로 상품을 배송한다거나 자주 구매하는 생필품에 대쉬버튼을 부착해 버튼만 누르면 간편하게 주문이 되는 혁신적인 시도들도 있었고, 아마존의 물류센터의 자율로봇 키바(KIVA)는 수백만 개에 달하는 상품 종류를 인지하여 집품의 인적 오차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알렉사는 이제 고객이 언제 상품이 필요할지 예측하여 주문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훌륭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데이터가 모이고 이를 재투자하여 더욱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플라이휠이 정확하게 작동하는 것이다.


 아마존은 이제 더 이상 판매자들에게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해주는 위탁 유통채널 역할에 머무르지 않는다. 판매자들로부터 상품을 직매입해 자신의 물류창고에서 고객에게 배송함으로써 구매자의 재고부담을 줄여주는 한편, 유통의 헤게모니를 쥐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자체 제작 상품을 만드는 제조업 기업인가 하면 혁신의 과정에서 탄생된 AWS 등의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솔루션 기업이기도 하다.



2. 국내 이커머스 BIG2 네이버와 쿠팡


 우리나라의 2021년 기준 연간 택배 물동량은 36.2억 건을 기록했고 처리해야 하는 물량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에 천만 건에 달하는 택배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만큼 한국의 커머스 시장은 결코 작지 않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아마존은 이미 캐나다, 유럽, 일본 등 주요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한국에도 11번가와의 협업을 통해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한국의 혁신 기업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에서 틈새를 찾기 어려워하는 모양새이다.


 네이버와 쿠팡은 마켓플레이스, 풀필먼트, 핀테크 서비스를 구매자와 판매자에게 통합적으로 제공하면서 국내 온라인 쇼핑 생태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현재는 근소한 차이로 팽팽한 경쟁구도를 그리고 있지만 이커머스 산업의 특성상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 무게중심이 한 쪽으로 기울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먼저 CFS(Coupang Fulfillment Services)로 풀필먼트 혁신을 시도한 것은 쿠팡이었다.

 쿠팡은 소셜커머스 붐으로 티몬, 위메프 등과 함께 커머스 플랫폼으로 출발했지만 2014년 소프트뱅크라는 거대 자본을 만나면서 완전히 다른 위상을 갖게 되었다. 아마존이 구글이 있는 자리를 피해 다른 포지셔닝으로 성장하고 지금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전략을 따라 1세대, 1위 포털로 위치를 공고히 다지고 있던 네이버와는 다른 커머스의 전문성을 구축하기 위해 수조원의 물류 인프라 투자를 실행했다. 뉴욕증시 상장으로 추가적인 자금조달에 성공한 2022년 기준 약 100만 평의 물류센터를 확보한데 이어 지속적으로 규모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² 쿠팡은 외형적 확장과 함께 물류량이 많아짐에 따라 배송 프로세스 중 어느 지점에서 비효율이 발생하는지 철저하게 데이터 분석을 하고 최적화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² 전국 100만평 센터 쿠팡 VS 풀필먼트 연합군 네이버 ‘물류전쟁’, 머니투데이, 2022.03.08


 과거 커머스 플랫폼들은 디지털 공간에 상품을 전시하고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아 판매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만을 맡았었기 때문에 구매자가 커머스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는 요인으로는 거의 상품의 가격이 전부였다. 그러나 대규모 물류 투자를 통해 가능하게 된 쿠팡의 로켓배송은 구매자에게는 누구보다 빠르게 원하는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만족을, 판매자에게는 높은 물류 서비스 만족을 제공하며 국내 유통시장의 기준을 바꾸어 놓았다. 쿠팡의 등장으로 인해 좋든 싫든 기존의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채널들에게도 디지털 전환이 강요되었음은 물론이다.


 쿠팡의 전략은 마치 따라올 테면 따라와보라는 전략처럼 보인다. 압도적인 자본력으로 투자와 영업적자를 감내하면서 최후의 승자로 남게 되면 시장을 독식할 수 있다는 계획일 것이다. 계획대로 많은 기업들이 쿠팡식 풀필먼트를 쫓아 빠른배송, 새벽배송 등을 내걸며 응전했지만 결국 버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이에 더해 쿠팡은 고객 Lock-in을 위해 쿠팡플레이와 같은 OTT서비스를 도입함과 동시에 쿠팡이츠 서비스 확장은 빈틈이었던 로컬 퀵커머스 물류망을 메우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네이버는 검색 기반의 서비스의 특성을 살려 쇼핑에서도 최저가 검색의 편의성을 높이고 획기적으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유통 수수료율을 낮춰 크고 작은 디지털상공인들을 네이버의 마켓플레이스 생태계 안으로 진입시키는데 성공시켰다. 물류혁신을 앞세운 쿠팡의 강력한 도전에 맞서 네이버는 다소 다른 혁신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자체적인 물류 역량을 강화하면서 내재화에 힘을 쓰고 있는 반면, 네이버는 물류역량을 내재화하기보다는 CJ대한통운과 같은 기존의 우수한 물류 플레이어들과 협업관계를 구축하는 외주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2022년 6월 반기보고서 기준 네이버의 총자산규모는 33조 원으로 공시되어 있다. 여기서 비유동자산은 27조 원가량인데 그중 약 2/3에 해당하는 18조 원이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 투자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네이버의 방향성을 간접적으로 파악해 볼 수 있는 지점이다.


 네이버는 커머스 부문에서 낮은 유통 중개수수료로 인해 네이버의 마켓에서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고객을 확보하기에는 수월했지만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쿠팡이 상품 직매입 방식을 통해 현금흐름의 규모를 크게 키운 것과는 대조되는 지점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네이버는 아마존의 AWS와 같은 솔루션을 판매하는 모델로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AWS의 매출비중은 아마존 전체 매출의 20% 미만을 차지하지만 영역이익의 7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훌륭한 수익모델이다. IT기업에 근간을 두고 있는 네이버 역시 아마존의 SaaS 비즈니스 모델을 답습하여 인공지능 클로바, 협업툴 등 커머스 솔루션을 공개했다. 현재는 대다수의 솔루션들이 무료로 사용 가능하지만 추후 소프트웨어 사업부문을 통해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잠재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쿠팡과 네이버의 구조적 차이로 인해 어느 플랫폼에 입점하는가에 따라 플랫폼 내에서의 디지털상공인의 역할이 달라지는 결과가 생긴다. 로켓배송으로 판매되는 상품을 쿠팡에 입점하게 되는 경우 쿠팡에서 제시하는 단가와 수량으로 상품을 쿠팡 물류센터에 납품하고 구매자에게 판매되는 가격은 쿠팡에서 정한다. B2C마케팅을 필요로 하지 않는 도매인의 역할이 되는 것이다. 상품 판매에 있어 많은 권한들이 쿠팡에 이양되는 반면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 네이버의 경우는 정반대로 스마트스토어라는 공간과 판매활동을 도와줄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을 제공해주는 개념이다. 판매자의 직접적인 브랜딩과 마케팅 기획역량이 중요한 변수가 된다. 어떤 플랫폼의 정책이 더 우월한 개념이라기보다는 안정적인 판매와 브랜드 주도권 사이에서 사업자 자신의 판매 전략과 철학을 고려하여 선택할 문제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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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네이버풀필먼트연합(NFA)과 풀필먼트 스타트업


 앞서 네이버는 물류 분야에서 기존의 플레이어들을 포섭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는데 특히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풀필먼트 스타트업들에게 투자하고 이들을 한데 모아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라는 연합체를 구성했다. 네이버의 기술과 플랫폼을 중심으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여러 물류 파트너를 확보하겠다는 것이 목표이다. 현재 NFA는 CJ대한통운을 필두로 위킵, 파스토, 두핸즈(품고), 아워박스, 딜리셔스(딜리버드), 아비드이앤에프(셀피), 테크타카(아르고), 메쉬코리아(부릉)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자가 특화된 영역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소속 풀필먼트 업체들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에 입점한 디지털상공인들은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의 특성에 근거하여 NFA 소속 풀필먼트 업체의 견적을 받고, 스마트스토어 관리자 페이지에서 각 파트너사들의 시스템과 연동하여 물류관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으로 네이버에서도 쿠팡과 대등한 수준의 빠른 배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그러나 영세업체가 대다수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판매자들이 개별적으로 풀필먼트 업체와 계약을 맺고 비용을 지불할 것인지에는 의문이 남는다. 판매량이 일정 규모에 도달하지 못하면 재고창고의 필요성도 없을 것이고 풀필먼트 서비스 비용의 효용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쿠팡의 경우는 플랫폼 내에서 로켓배송 상품 필터 검색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로켓배송 상품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현재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 있는 유료 구독 회원수는 약 900만 명에 달하는데 구독료를 내고 있는 만큼 로켓배송 상품을 이용할 유인이 큰 것이 그 이유이다.

 네이버 역시 2022년 4월부터 ‘내일도착’ 배송필터 기능을 적용하면서 디지털상공인들에게 NFA를 이용하면 판매량 증가와 물류비 절감이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네이버 온라인 쇼핑 부문의 성장과 연동되어 네이버의 파트너 풀필먼트 스타트업들의 성장 또한 기대가 되는데, NFA 소속 풀필먼트 스타트업 중 혁신의숲에서 훌륭한 성장 지표를 보이고 있는 위킵, 파스토, 테크타카(설립 연도순 정렬)를 분석해보려고 한다.


1) 위킵: 물류 전문인력 양성에 집중


 위킵(2013년 10월 설립, 대표: 장보영)의 첫 시작이 풀필먼트 스타트업은 아니었다. 사업 초기에는 보관된 물류를 담보로 하여 P2P 금융서비스를 중개해주는 물류연동 핀테크 스타트업을 목표로 했었으나 수익모델 검증에 성공하지는 못했고 풀필먼트로 방향을 선회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이 전혀 다른 방향의 피벗이라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초기에 구상했던 사업 역시 중소규모 디지털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많은 방법들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사업을 전환한 뒤 2017년 인천 북항에 첫 풀필먼트 센터를 오픈하고 나서 생각보다 많은 중소 판매자들의 풀필먼트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위킵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 빠르게 고객수가 늘게 되었다. 그 결과 꾸준히 외형적 성장을 보이며 이천, 화성, 부산 등 전국 10개 센터로 확장되어 운영 중이다.

 위킵은 특히 물류 전문인력을 강조하고 있다. 전담매니저 위킵맨을 배치하여 고객사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아무래도 물류에 대한 전문 배경지식이 없는 중소 판매자들에게 전담으로 매니저가 배정되어 비즈니스를 관리해 주는 것이 큰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이를 위해 사내 물류전문 교육 시스템인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를 도입하고 기초 역량 평가제도를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많은 투자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위킵은 NFA의 출범 원년멤버로 위킵이 가지고 있는 서비스 철학과 방향성이 네이버의 눈에 띄어 합류하게 되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해 본다. 서비스 만족도는 트래픽 지표로도 확인된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론칭한 2017년부터 월평균 6.7%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NFA에 합류된 이후 급증한 트래픽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NFA 합류 직후 시리즈B 자금조달에 성공하면서 여러모로 위킵의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데 향후 인적서비스 역량의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내부 인사관리 체계와 조직문화 개선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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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파스토: 국토교통부 스마트 물류센터 1등급 인증


 파스토(2018년 2월 설립, 대표: 홍종욱)는 최근 시리즈C 950억 원 자금조달에 성공하며 빠르게 앞서가고 있는 풀필먼트 스타트업 중 하나이다. 이들의 강점은 첨단 풀필먼트 센터에 있다. 풀필먼트 서비스의 목표인 자동화를 위해서는 인프라를 구성하고 있는 로봇, IoT, 센서 등 하드웨어 기술도 상당히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데 풀필먼트 센터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게 해주는 지표가 국토교통부에서 시행 중인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제도이다. 파스토가 보유하고 있는 용인1, 2 풀필먼트 센터는 가장 빠르게 스마트물류센터 예비 1등급 인증을 획득해 기술력을 입증한 것이 파스토의 방향성과 경쟁력을 인정받게 된 원인이라 추측된다.

 스마트물류센터 인증 제도는 첨단·자동화된 시설·장비 및 시스템을 도입하여 효율성, 안전성, 친환경성 등이 우수한 물류시설을「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제21조의 4에 의거하여 국가가 스마트물류센터로 인증하고 행정적·재정적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로, 입고·보관·피킹·출고 등 물류처리 과정별 첨단·자동화 정도를 평가하는 기능영역(60%)과 물류창고의 구조적 성능, 성과관리 체계, 정보시스템 도입 수준을 평가하는 기반영역(40%)을 고려하여 등급이 부여된다. 2022년 10월 13일 기준 전국에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을 획득한 센터는 28개이며 이 중 1등급은 16개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대부분 CJ대한통운이나 한진, 롯데, SSG와 같은 굴지의 기업들이 대부분인데 그 사이에 파스토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파스토는 현재 스마트물류센터 1등급 인증을 받은 용인센터 두 곳을 비롯하여 동탄, 일죽, 화성, 백암, 군포, 안산, 평택, 광주, 부산 등 전국적으로 14개의 풀필먼트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센터들은 처리하는 물류의 성격을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냉동/냉장/상온 보관이 가능하며 당일 및 새벽 배송 역량을 확보하여 중기부 예비 유니콘에도 선정될 만큼 성장이 기대되는 스타트업이다. 혁신의숲 데이터를 통해서도 월평균 거래성장률이 14.5%로 확인되는 바, 자동화 기반의 사업모델이 안정화에 도달하게 되면 수익성 또한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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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테크타카: 데이터 알고리즘 개발 특화


 테크타카(2020년 5월 설립, 대표: 양수영)는 2022년 3월, 2차로 메쉬코리아와 함께 NFA에 합류하며 이름을 알린 풀필먼트 스타트업이다. 테크타카의 양수영 대표는 아마존과 쿠팡에서 물류시스템을 개발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이커머스 판매자들이 대형 유통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도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아르고를 만들었다. 풀필먼트라는 체계가 자동화되어 작동하기 위해서 하드웨어가 한 축이라면 또 다른 한 축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존재한다. 어느 장소에서 어떤 상품의 수요가 발생할지 예측하는 것부터 창고 내 작업자들의 동선과 재고의 적재위치 최적화, 창고에서 출발하여 고객에게 상품이 도달하기까지의 최적 경로 등 작업건수가 많아지고 복잡도가 올라갈수록 데이터 분석과 알고리즘의 개발은 높은 효용을 보장한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더라도 여전히 수기로 관리하고 있는 포인트들이 남아있는데 모든 수기 관리를 없애는 것이 아르고의 목표다.

 기존 풀필먼트 스타트업들이 공간이나 자동화 설비와 같은 하드웨어적인 요소에 집중했다면 테크타카는 그 하드웨어들이 잘 작동될 수 있도록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에서 차별점을 가져가고 있고, 특히 물류시스템 설계에 경험이 있는 구성원들이 이를 뒷받침하며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재는 시리즈A 라운드 누적투자금액 130억 원을 기록하고 있는데, 물류 인프라 확장을 위해 비교적 시리즈A 라운드에서도 큰 자금을 조달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테크타카는 풀필먼트 시스템 개발에 주요 역량이 집중되어야 하는 특성상 개발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금조달을 통해 큰 부침 없이 조직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 고용지표로 확인되며, 소프트웨어 개발에만 국한하지 않고 창고 공간을 확보하면서 통합적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르고 웹페이지 게시 내용에 따르면 2022년 11월 10일 기준으로 434,183건의 상품처리 실적을 기록하며 서비스의 우수성을 숫자로 증명하고 있다. 알고리즘 개발에 특화된 사업과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실적, 그리고 2022년 3월 NFA 합류 소식은 많은 후속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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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향후 전망 및 맺음말 


 이커머스 시장에서 결국 쿠팡과 네이버는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는 어떤 전략을 내세운 쪽이 승리를 가져오게 될지 짐작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팬데믹을 지나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이커머스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됨에 따라 어쩌면 오프라인 거점과 이베이 인수를 통해 온라인 역량을 보유하게 된 SSG가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통해 강세를 보일 수도 있고 대형 M&A가 일어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거시적인 산업 지형은 결국 개별 디지털상공인들이 어떤 커머스 서비스를 더 만족하고 이용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성숙된 이커머스 환경에서 다품종의 상품이 잦은 빈도와 넓은 범위로 보내져야 하는 물류역량이 승리의 필수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 비용 최소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유통 목표가 이제는 서비스 최대화로 변화되어야 하고 모든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하는 온디맨드 비즈니스로 진화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것이 구현 가능하기 위해서는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것인지, 확보된 데이터를 얼마나 최적화할 수 있을 것인지, 어떤 하드웨어 기술과 결합하여 고객에게 전달할 것인지 등의 역량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풀필먼트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비교적 많은 초기 자본이 투자되어야 한다. 현재 많은 풀필먼트 스타트업들이 생존을 위해 출혈경쟁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있을 수도 있다. 경제 불황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현시점에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시장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확보하고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여 끝내 이상적인 풀필먼트 환경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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