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햇수로 3년이 된 지금도 나와 아내는 목욕을 함께 한다. 이게 일반적이지 않다는 건 나도 알고 있고, 나중에 태어날 우리의 자식들에게도 언젠간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계속해서 목욕을 함께 하는 이유를 말하자면...
일단 우리는 서로의 냄새에 환장한다. 향기가 아닌 냄새에 말이다. 각자의 일과를 마치고 욕조 앞에 마주 섰을 때부터 풍기는 야릇하고도 원초적인 고린내는 나의 그것을 단단하게 세우고 그녀의 허벅지 안쪽을 적신다. 주변시로 서로의 반응을 확인한 우리는 먼저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한다. 가위바위보를 잘 못하는 그녀 덕분에 주로 내가 먼저 그녀의 체취를 탐하곤 한다.
나의 코는 그녀의 목덜미부터 겨드랑이를 거쳐, 가슴의 밑살과 배꼽을 훑고 결국 나 자신의 무릎을 꿇린다. 오금과 발가락의 냄새마저 빠짐없이 만끽한 후에야 그녀의 밑구멍으로 시선이 향한다. 그것은 쇼트케이크 위에 올려진 딸기와도 같아서, 꼭 마지막으로 남겨두어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것이 있다. 그녀의 온 살갗을 간질인 내 들숨과 날숨 덕분에 처음보다 더 습한 냄새를 풍기는 그곳에서, 나는 한참을 머물며 심호흡을 해댄다.
그 냄새는 나로 하여금 명절날의 제사상을 떠올리게 한다. 그 산해진미의 다채로움과 세월의 눅진함을 담은 냄새는 정말이지 아무리 마셔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질 않는다. 참다못한 그녀가 정중하고도 당당하게 교대를 청해 오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일어서서 내가 유린했던 모든 것들에 대한 대가를 치른다.
교대로 냄새를 잔뜩 즐기고 나서는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각자의 혀를 이용해 살가죽의 맛을 본다. 한 유명 가수가 본인만의 맛집을 소개하며 "맛있는 고기란, 기름이 맛있는 고기다."라고 했던 영상을 봤을 때, 나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격한 공감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167 센티미터라는 적당한 키에 마르고 길게 뻗어 군살이라곤 없는 몸매의 아내는, 식육으로서의 가치는 대단치 않을진 몰라도, 그 투명하고 허여멀건한 피부 위로 코팅된 기름만큼은 그 어떤 상 등급의 고기의 것보다 더 매끈한 윤기와 감칠맛을 자랑한다.
나는 그 몸의 굴곡과 살갗의 주름마다 깊게 고여있는 기름들을 정성껏 핥아낸다. 개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위는 그녀의 치골로, 하루 종일 꽉 끼는 속옷과 청바지에 짓눌려 땀과 함께 응축된 그 치골의 기름은 열대과일 특유의 부드러운 산미와 돼지 내장의 누린내를 동시에 갖고 있다. 나는 그 치골에 고인 놀랍도록 복합적인 맛의 레이어를 접할 때마다, 당장이라도 주방에서 버터나이프를 가져와 그녀의 치골을 살살 긁어내어 바게트 빵에 발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더 이상은 못 참겠다며 요분질을 해대는 아내를 달래기 위해 마침내 그녀의 음부에 혀를 갖다 댄다. 이미 그곳에서는 홍수가 한창인데, 그 규모는 종종 일본 열도를 덮치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작고 귀엽지만, 이 경우에는 자연재해가 아닌 그녀의 남편이자 욕망에 충실한 나라는 존재가 가져온 인력재해라는 점에서 나는 일종의 전지전능함 비슷한 것을 체감한다.
연거푸 냄새를 맡고 혀를 놀린 탓에 바싹 마른 나의 입술을 그녀의 체액으로 적시는 일에 열중하는 한편, 내 머릿속에서는 찬송가의 한 구절이 울려 퍼진다.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마르지 않는 샘 같으리-'. 내가 멈추지 않는 한 계속해서 뿜어져 나오는 반투명의 액체로 인해 그녀의 탈수가 걱정될 때 즈음에서야 여전히 떨리고 있는 그녀의 몸을 붙잡고 일어선다.
이러한 행위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절대 그 이상의, 삽입을 동반한 성교를 하지 않은 채 세신을 마치고 욕실을 떠난다. 우리가 꽃향기를 맡는 것이 꽃을 위해서가 아니고 소고기를 먹는 것이 소를 위해서가 아니듯, 이 행위는 오로지 행위자 본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기에... 이처럼 지극히 이기적인 마음가짐으로 시작되는 섹스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곤 전혀 없는 단순한 폭력행위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와 아내는 욕실을 나와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개운한 얼굴로 서로의 체모를 말려준다. 몸의 기름기와 물기를 깨끗이 씻어내고 말리는 이 과정은 곧 일상으로의 복귀이자 욕망 해소의 마침표가 되는 것이다. 욕실에서 일어난 일은 전부 하수구로 흘려보내고, 오늘도 우리는 다시금 상식과 통념 속에서 살아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