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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롱피치 May 18. 2023

엄마의 책 읽기 1

초보 독서가를 위한 글





<브런치에는 이미 다독가 이신분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초보독서가 즉,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거나 , 책 읽기가 두려운 사람 또는 책을 읽고 싶은데 시간이 부족한 엄마들을 위해서 이 글을 기록하기로 했다.>




 책 읽기가 우선시되어야 한다.


'나는 집안일도 중요하고, 회사일도 내 취미활동, 엄마들과의 수다도 중요해' 하는 분들은 절대 책을 읽지 못한다.  나는 책을 읽기 시작할 때 인생의 우선순위를 육아와 책 읽기를 딱 두 가지만 중점으로 하기로 다짐했기 때문에 처음 책 읽기가 가능했다. 더도 말고, 딱 66일만 나처럼 우선순위를 바꾸길 권한다. 66일이 한 가지 습관을 들기에 안정적인 기간이라고 한다.  그것만 잘 견디면 습관이 들어서 평생 책 읽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처음 잘 시작하는 방법을 알게 되니 나만 하던 독서를 지금은 온 가족이 함께하고 있다. 나는 책을 읽고 나서 내 인생이 바뀌고 있다. 아니 이미 많이 바뀌었다. 내 인생도 내 인생인데 오직 나 하나만의 독서로 인해 아이들 그리고 남편이 함께 책을 읽고 있으니 아이와 남편의 인생도 바뀌고 있다고 믿는다.  

내가 먼저 책을 읽으면 남편과 우리 아이들 가족의 인생이 달라진다.



내가 관심 있는 책을 보는 건 당연할 일.


당연한 거다.  내가 관심 없는 책을 억지로 읽으면 한 권을 읽는데 저도 굉장히 오랜 시간 책을 들고 있게 된다. 그리고 결국엔 억지로 다 읽게 되더라도 무슨 내용인지 기억도 나지가 않았다. 그래서 나는 10페이지 정도 읽어보고 제가 느끼기에 관심 없고 재미없다? 하면 바로 덮었다. 맛없는 음식을 잘 못 먹은 것처럼.  '에레이, 입 버렸다' 하는 것처럼 ' 아우, 눈 버렸다.' 하면서 재밌는 소설책으로 안구 정화를 했다.


우리 남편에게 내가 처음 권한 책이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이었다. 남편은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돈 버는 법에 크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책을 읽는데 한참이 걸렸다. 책을 지겨워하는 게 온몸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남편이 좋아하는 역사책을 읽을 때는 눈이 반짝반짝해졌다.  본인이 좋아하는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매일 책을 읽는 다독가가 되었다.  '역시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구나'라고 한번 더 느끼게 되었는데 이것을 이용해서 나는 아이들도 책을 좋아하게 만들었다.





책만 보면 잠이 온다고요?


나는 누워서 책 보는 걸 좋아한다. 소파에 누워서, 침대에 누워서, 방바닥에 누워서 뒹굴뒹굴.

 mbti 이가  집순이에 누워있는  좋아하는 isfp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도 사람인지라 어려운 책을 보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책을 보면 잠이 온다. 특히 누워서 보면 책은 그저 수면제나 다름없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잠이  적이 수만, 수천번이다. 아이들이 책만 보면 엄마는 잔다고 한때 책잠만보라 불렸다.  일어나서 누워서  책을 본다. 그런데  ! 잠이 온다. 그러면 과감히  책을 덮었다. 그리고  달이 지난   책을 다시 본다. 그런데  잠이 온다면 덮고 재미있는 기욤뮈소의 재밌는 추리 소설을 읽었다. 그리고  잊을 때쯤  책을 꺼내 본다. 그러면 !  읽히기 시작하고 흥미가 생긴다.


나는 그렇게 완독 한 것이 제럴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라는 책이다.

 읽어주는 프로그램에서 한참 인기를 끌었던 책이라  읽어는 보고 싶은데 도저히 두께나  내용으로 봐서는 내가 감당할  있는 책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도 다른 책들을 읽으면서  읽는 근육들이 붙은 건지 점점  읽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번에 걸쳐서 완독을 했다. 책을 사고 장장 8개월 만에 완독이었다.  


물론 처음에 책을 보면 잠이 오고 지겹기 마련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어려운 책은 추천하지 않는다. 예전부터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내용이라던가. 아니면, 흥미를 돋을  있는 추리 소설을 추천한다. 읽다 보면 독서에도 근육이 생긴다.  몰입하고  내용에 흠뻑 빠져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책을 읽는다. 나는  몰입의 시간이 좋다. 몰입을 하면 책을 읽고 났을  엄청난 성취감을 느낄  있기 때문이다.


중간에 잠이 온다면 잠깐 자다가 일어나서 다시 읽는 것도 좋다. 뇌가 맑은 상태에서 책을 읽으면 더욱 집중이 잘되니 말이다. 시간 가는  모르고 책을 읽었을   몰입의 기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생생한  기분, 그때 그 감정은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엄청난 도파민이 나오는 느낌을 직접  한번 느껴 보길 바란다.



 읽기 근육이 붙었다면 읽기만 해서는 안된다.


책을 읽고 나는 수첩에 내용을 정리를 했다. 에너지가 있는 날은 그나마 책상에 앉아서 기억해야 할 부분을 수첩에 쓰면서 했고, 스트레스받거나 기운이 없는 날에는 소파나 침대에 누워서 꼭 기억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스마트 폰 카메라로 찍어 두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카메라 찍었던 사진을 보고 수첩에 옮겨 적고 사진은 바로바로 지웠다.  책을 덮고 나면 그 책 내용은 휘발된다. 수없이 책을 읽고 경험한 나의 노하우이다. 예전에 나는 무작정 읽기만 했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된다. 다시 되뇌고 생각해야 한다. 작가는 왜 이렇게 생각하지 고민해야 하고 나의 삶에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내야 한다.



책태기가 왔을 때.


나도 사람인지라 책을 읽다가 도저히 읽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마음을 가지고 에세이를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이럴 때는 소설이나 에세이등 쉽고 재밌는 책을 읽는 것을 권한다. 나는 박완서 선생님의 에세이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라는 책을 읽고 삶에 대한 엄청난 에너지를 얻었는데 거기서 이런 구절이 있다.


요새 같은 장마철엔 제법 콸콸 소리를 내고 흐르지만 보통 때는 귀 기울여야 그 졸졸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 물소리는 마치 다 지나간다. 모든 건 다 지나가게 돼 있다라고 속삭이는 것처럼 들린다. 그 무심한 듯 명쾌한 속삭임은 어떤 종교의 경전이나 성직자의 설교보다도 더 깊은 위안과 평안을 준다.



'맞다. 모든 것은 흐르는 시냇물처럼 모두  흘러가게 되어 있다'라고 마음에 새겼다. 나는 책이 읽히지 않거나 책이고 뭐고  싫어질    페이지를 찍어놓은 사진첩을 열어보았다. 읽고  읽고  부분만  읽었다. '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하면 마음의 안정이 찾아왔다. 누구나 열심히 살다 보면 지치고 힘들어서 쉬고 싶어 진다. 그럴  쉬면 된다.  나는 박완서 선생님의 여러 에세이를 누워 읽으며 인생을 위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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