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길이 남을 한 벌의 옷
드레스투어 "화보에 속으시면 안돼요"
드레스투어란 웨딩드레스를 고르기 전, '드레스샵'을 고르기 위해 평균 3곳의 드레스샵을 방문하여 피팅해보는 일을 말한다. 일상복과 많이 다른 이 옷은, 입어보기 전에는 어떤 소재와 스타일이 나와 잘 어울리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일상복이야 취향도 있고, 경험도 많아서 모니터속 모델컷만 보고도 척척 쇼핑을 하지만 드레스는 다르다. 그래서 계약을 맺기전 소정의 '피팅비용'을 지불하고 샵의 드레스를 미리 입어보는 것이다.
| 가장 잘 어울리는 드레스를 찾아가는 과정
/ "저는 팔뚝 살이 있어서 가려주는 드레스를 입고 싶어요"
/ " 몸매에 자신이 없어서, 슬림한 드레스는 못 입을 것 같아요"
상담을 진행하면서 신부님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대부분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기 보단 단점을 숨기기 위한 솔루션을 찾는다. 그럴 때마다 걱정하지 말라고, 컨셉을 우선 찾고 디테일로 해결해드리겠다 말한다. 사실 빅사이즈 신부가 아닌 이상, 몸에 착 달라붇는 슬림드레스(이른바 머메이드드레스)가 더욱 날씬해보이고, 팔뚝살을 가리려 소매가 긴 드레스를 입을 수록 더욱 돋보이기 마련이다.
드레스투어를 하면 평균적으로 3곳의 샵, 한곳 당 3-4벌의 드레스를 피팅하니 하루에 12벌 이상의 드레스를 입는다. 이 때 나는 최대한 다양한 소재와 형태, 분위기의 드레스를 요청하고 저마다의 장단점을 체크한다. 일종의 실험같은 것이다. 그리고 비로소 '이분은 00 소재, 00라인, 00한 드레스가 잘 어울리는구나'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투어 할 드레스샵을 정하기 까지 결정장애에 시달리는 신부님의 고민을 최대한 많이 들어드리다가도, 내 의견을 강력하게 어필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 경험많은 플래너라고 해서 모든 답을 아는 것은 아니다
지난 주말 드레스투어를 한 신부님의 이연희를 쏙 빼다닮은 미모에, 큰 키와 가녀린 몸매를 가진 분이었다. 불면 날아갈까 연약한 그녀가 화려함의 끝판왕 A샵 드레스를 입어보고 싶다 했을 때 사실 나는 반대 했었다. A샵의 드레스를 입었을 때, 혹여나 깨끗하고 청순한 그녀의 얼굴이 드레스에 묻히지는 않을지. 드레스의 무게감에 그녀가 버거워보이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어서였다.
나는 깨끗한 실크의 느낌이 그녀와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얼굴을 더 돋보이게 해주고, 세상 청순한 신부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화려, 깨끗, 청순화려(?), 멀티 등 장장 4곳의 드레스샵을 투어했다. 과연 누구의 판단이 맞았을까?
결론적으로 내 판단이 맞았다. 그런데 신부님의 판단도 맞았다.
모든 드레스, 모든 분위기를 다 소화해낸 그녀는 결국 처음 그녀가 원했던 A샵으로 최종결정했다. 이런 경우 취향의 차이기 때문에 나도 이번엔 그녀의 의견을 따랐다. 드레스투어를 가기 전, 켈리손윤희에 난색을 표했던 내 자신에 조금 머쓱한 기분이 들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A샵도 그렇고, 끝까지 고민했던 B샵도 그렇고, 내가 꼭 입어보았으면 하고 추천했던 드레스가 너무 잘 어울려서 만장일치로 홀딩을 하고 나왔다. (투어 때 피팅한 드레스 중 1-2벌을 홀딩을 걸어둘 수 있다. 일종의 내 드레스로 '찜'해놓는 행위)
신부님 얼굴만 보고 최선의 드레스와 샵이 딱 나오는 플래너는 없을 것이다. 물론 많은 경험에 의한 통계로 '추천'의 범위까지는 가능하겠지만. 웨딩에 정해진 정답은 없다, 대부분은 찾아가는 정답이다. 웨딩플래너는 그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효율적으로 안내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베리굿웨딩 김유리플래너
웨딩상담문의 010-2406-8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