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라랜드>에 대한 대화

by marseilleu

올해 3월부터 시작한 문화 팟캐스트 <누리네 다락방>. 자몽, 소피, 마로 이렇게 3명의 멤버들이 영화와 도서를 선정해 대화를 나누는데, 주요 대화 내용을 글로 풀어내는 기획을 시작합니다.


이번에 다룬 영화는 영화 <라라랜드> 였고 이 영화와 관련된 팟캐스트는 (http://www.podbbang.com/ch/11341?e=22163391)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라라4.jpg


-영화 라라랜드, 보고나서 어땠나?


마로 : 나는 정말 재밌게 봤다. 그래서 무려(!!) 두 번이나 관람했다. 실제로 인생영화로 꼽거나 올해 최고의 영화로 꼽는 사람도 많고, 나처럼 재관람하는 경우도 있다.


자몽 : 솔직히 불호였다. 이유는 차차 얘기하겠다. 첫 장면부터 깼다. 뮤지컬 영화라고 해서 밝고 동화적인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아니었다. 그때부터 기대감이 떨어졌다.


소피 : 영화는 좋았는데, 일이 끝나고 영화관 가서 그런가 집중이 잘 안됐다. 영화 초반 ‘왜 무도회에 가자고 하지?’, ‘갑자기 춤을 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몽 : 첫 장면 정말 고생해서 찍었다는데, 노력만큼 좋은 장면은 아니었던 것 같다.


마로 : 맨 처음 장면에서 왜 춤 추는지 이해는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 영화 나만 재밌게 본 거 같다. 좋은 영화인 거 같아서 다루고 했는데 반응들이 ㄷㄷㄷ 하다.


자몽 : 나한테는 불호였지만 그럼에도 다뤄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라라1.jpg


-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생각은?


소피 :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 잘 생겼는데, 피아노 치는 모습도 멋졌다. 영화 <노트북>보다 더 멋지게 나왔다. 그 영화에서는 집 짓는 것만 나왔는데, 여기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도 있고 멋진 도시남이다.


자몽 : 라이언은 멋있는데, 세바스찬은 멋지지 않았다. 작위적인 느낌이다. 좋은 거, 멋있는 건 다 세바스찬한테 밀어준 거 같다. 그래서 비현실적이라고 본다.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요소가 많이 보였다.


마로 : 정반대로 나는 이 영화 여성취향이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 좋아하는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세바스찬은 자존심이 강한 스타일인 것 같다. JK시몬스가 주인공한테 재즈 연주하지 말라고 지시하는데 ‘내가 동의했으니까’ 등으로 사족을 붙이면서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리고 행동하는 스타일 아닐까. 새벽에도 여친 부른다고클락션 누른다. ㅋㅋ


자몽 : 미아(엠마 스톤)는 현실적인 캐릭터였다.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미아 캐릭터에 공감이 갔다.


소피 : 미아가 6년간 연기에 도전하고 좌절하는 장면을 봤는데 그 심정이 이해가 간다.


마로 : 미아가 오디션 보는데, 누군가 들어오거나 메모를 전달하고, 심지어 2차 오디션 장면에서는 그야말로 ‘광탈’을 해버린다. 실패를 많이 경험한 사람으로서 감정이입이 됐다.


라라3.jpg


-세바스찬의 선택, 어땠나?


자몽 : 세바스찬이 (그동안 사이가 좋지 않고 음악적 견해가 매우 다른) 밴드에 합류한 거 그럴 수 있다고 봤다. 그렇게 돈을 벌어서 자신이 원하던 클럽을 열 수 있다. 신념도 좋지만 그렇게 돌아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소피 : 기자 업계에 이런 말이 있다. ‘잘하는 놈이 아닌 버티는 놈이 이기는 거다’. 오랫동안 조명받지 못했더라도 우연한 계기로 유명세를 얻게 된다. 영화에서 미래를 함께 하고 싶은 여친이 있었다. 돈을 벌어야 하니까 타협했고, 남자한테만 이런 짐이 주어질까 생각해본다.


마로 : 그 선택을 하게 된 계기는 바로 미아와 미아 엄마의 전화때문이었다. 고정적인 연주가 없고 아직 클럽 개설을 안했다고 하는 내용을 세바스찬이 들었고 결국 밴드 합류라는 결단(?)을 하게 됐다.


자몽 : 그 장면이 너무 뻔했다. 마치 한국 드라마에서 보던 연출이었다.


마로 : 미국도 엄마들이 딸한테 그러는구나 했다. ㅋㅋ 영화에서 세바스찬이 받은 조건은 1주 1000달러에 부가판권이나 굿즈 등 수익은 별도였다. 계산을 해보면 52주면 현재 환율로 6230만원. 실수령액 5000만원 넘는다. 부가수익까지 연 1억원 넘었을 것. 그리고 사업한답시고 가족 고생시키는 거보다 이 선택이 낫지 않나? 나라면 밴드 합류 했다.


자몽 : 미아가 전화받을 때 나가서 받건가, 아니면 일부러 자기 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그랬을수도 있다. 밴드 몇 년 하면 클럽 개설할 수 있는데...


소피 : 투어 도중에 세바스찬이 서프라이즈 요리를 하는 장면 이후 둘이 말다툼 한다. 그때 세바스찬이 “네가 원한게 이거(밴드 생활) 아니었냐?”고 따졌다.


자몽 : 미아가 화낸 이유는 자기가 하는 일인극은 잘 될지도 불투명한데, 남친은 이미 대박을 쳤다. 자기는 안되고 남친 잘되니까 기분이 꽁기(!!) 한거다.


라라5.jpg


마로 : 그래서 세바스찬이 “내가 백수일 때 우월감 느끼다가 그렇지 않으니까 불만이냐?”는 식으로 말했다. 그런데 일인극 2주 남은 시점에서 리허설도 해야되는데 밴드 투어에 같이 가자고 하는 건 그렇지 않나? 미아 일인극을 무시하는 발언이었다.


자몽 : 그냥 시도한 번 해봐, 이런 느낌이었다.


소피 : 우선순위의 문제일 수도 있다. 미아 입장에서는 세바스찬이 자신을 우선하는지, 밴드라는 일을 우선하는지가 중요했을 것. 그 상황에서는...


라라6.jpg


-이 영화는 결말이 참 인상적(?)이다. 어땠게 봤나?


자몽 : 마지막 5분간 회상 장면은 이 영화가 싫었던 사람 마음을 돌리는 장치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 장면 때문에 인생영화로 꼽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다.


소피 : 처음부터 이렇게 연출했으면 모르겠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 생략하고 결말이라고 보여준 느낌.


자몽 : 차라리 마지막 오디션 후 영화가 끝났으면 어땠을까? 마지막 5분 예전 회상신에서 서로 껴안고 키스하는 건 좋았는데 상상하는 장면 너무 좋았다.


마로 : 남편이 세바스찬이 아닌 다른 남성인 걸 봤을때 확 열받았다. 그런데 5분 장면은 나에게 ‘한풀이’였고 그나마 마음이 풀렸다. 둘이 키스하고 세바스찬이 미아 일인극 참석하고 가정을 꾸리는, 현실과 달랐던 장면 말이다.


소피 : 그런데 미아는 나쁜 여자가 아니다.


자몽 : 영화가 그렇게 표현한 거 같아서 기분이 나빴다. 마치 미아가 세바스찬을 버린 것 처럼 묘사했다.


마로 : 미아 딸이 2~3살 정도 됐다. 5년이 지난 시점인데, 딸의 나이를 토대로 역산하면 오디션 합격 후 1~2년 후 시점에서 결혼한 셈. 아니 <노트북>에서는 7년이나 기다렸는데 말이다. 같은 남자배우(라이언 고슬링) 아닌가. ㅋㅋ


자몽 : 반드시 사랑의 끝이 결혼일 필요는 없다. 문제는 세바스찬한테 좋은 걸 다 몰아줬다는 점이다. 세바스찬은 지고지순한 순정남, 미아는 성공을 위해 남친 버린것 처럼 묘사했다.


마로 : 마지막에 세바스찬이 혼자 요리하고 혼밥하는 장면 나온다. 미아는 대저택에 가정 꾸린 모습과 대비되면서 더욱 그럴 수 있다.


소피 : 혹시 미아 엄마의 반대가 있었을수도 ㅋㅋㅋ

라라9.jpg


-엔딩은 새드엔딩? 해피엔딩?


자몽 : 해피엔딩이라 생각한다. 감독은 절반의 해피엔딩을 생각한 듯. 그런데 마이의 표정이 좀 이상했고 도망치듯 클럽을 나갔던 것 같다.


마로 : 8:2 정도로 새드엔딩으로 본다. 두 사람 모두 꿈을 이뤘고 눈이 마주치고 미소지을때 해피엔딩 요소가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인연이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새드엔딩에 훨씬 가깝다.


소피 : 판단은 유보하겠다. 다만 미아는 셉스 클럽에는 다시 안갔을 거고 서로 알아서 잘 살지 않았을까?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자몽 : 가을에서 겨울, 두 주인공이 언쟁하고 헤어지는 장면. 현실적이어서 좋았다.


마로 : 수영장에서 주인공 재회하는 장면. 그때 세바스찬은 이상한 동네(?) 밴드에서 활동. 게다가 미아가 ‘I ran’ 음악 신청하고 이상한 표정과 댄스를 출 때. (그때 미아 미친 사람 같았다.)


소피 : ‘시티 오브 스타’ 노래를 부르면서 노인과 댄스하다가 남편이 끼어드는 장면. 웃음포인트 아니었을까.

라라8.jpg


-라라랜드, 한 마디로 총평한다면


소피 : 올해를 마무리 할 영화


자몽 : 스토리, 연출 별로였는데 이동진 평론가 평이 좋았다. 이 평을 느끼고 싶으면 추천, 아니면 비추.


마로 : 사랑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줬고, 두 사람 모두 자신의 꿈을 이뤘다.


참고 : 이동진 평론가 감상평(다시 한 번, 영화가 끝나야 비로소 사랑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영화는 상영된 적이 없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