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역대 영화 순위 4위에 오른 애니 <너의 이름은>을 봤다. 중후반부보다는 초반부의 밝고 경쾌한, 남녀 주인공 간 서로 몸이 바뀌는 그 설정과 스토리가 재밌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이 애니에 대한 리뷰는 http://blog.naver.com/marseilleu/220910835357 에서 볼 수 있습니다.)
내가 만약 여주인공 미츠하와 바디 체인지가 된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애니에서 남주인공인 타키는 그 상황에서 아주 본능적(?)인 행동을 한다. 이 작품에서 인상적인 부분 중에 하나이기도 하고 관객들의 폭소가 터져나왔다.
나도 상당히 높은 확률로(!!) 그런 행동을 하면서 이성의 신체에 대한 탐구를 할 것 같고 그 순간은 굉장히 기분이 좋을 것 같다. 다만 좋은 점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부분도 분명히 있다.
현실적으로 그 이후에 어떻게 난국(?)을 풀어나갈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되지 않을까? 일단 가족이 누군지도 모르고 내가 어떤 학교에 다니는지도 모를 테고 설령 등교에 성공(!!) 하더라도 친구가 누구고 이름이 뭔지도 아는 게 없다. 하교하고 나서 집에 와야되니까 등교할 때 주요 지형지물을 숙지해야 한다.
내가 여성으로 산 경험이 없기 때문에 남주처럼 어떻게 머리를 묶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메이크업 등의 난관도 있다. 이건 지금까지 해본적이 없는 미지의 세계 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여주 입장에서는 졸지에 남주가 하던 알바를 해야 할 판국이다. 내가 식당에서 서빙을 해본 적도 없고 노하우에 대한 인수인계(?)가 안되는 상황인데 이건 또 어떻게 할 것인지 ㄷㄷㄷ 하다.
물론 작품에서는 아주 스무스하게 진행이 됐지만 실제 상황이라면 정말 한동안은 적응하느라 힘들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여성으로 살아볼 수 있다는 점은 정말 좋을 것 같기는 하고 연애, 나아가 밀당은 정말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은 든다. 내가 남자의 심정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