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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Jul 21. 2020

테슬라 모델S를 타보다…“오토파일럿 편하네”

3월에 테슬라 모델3를 탄 후 4개월만에 모델S를 시승했습니다. 두 차량 사이에 가격 차이가 큰 데, 실제 주행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또한 1억원이 넘는 메르세데스-벤츠 EQC나 아우디 e-트론를 올해 타봤으니 비슷한 가격대의 모델S를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테슬라 청담 전시장에 가서 시승동의서를 작성하고 차량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주행을 시작했습니다. 주행거리가 491km나 남아있네요. 이대로라면 부산까지 가도 거리가 남을 것 같습니다. 엔진 소리가 안 들리니까 조용합니다. 물론 고속 주행 시 소음이 들리지만 라디오나 팟캐스트를 충분히 들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테슬라 청담전시장에서 출발하다. 사진/marseilleu


시승 모델은 모델S 퍼포먼스 트림, 미드나잇 실버 색상이었습니다. 시트는 화이트인데, 블랙 배경과 잘 어울리고 깔끔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군산 슈퍼차저를 목적지로 하고 출발을 했습니다. 모델3는 센터페시아 부분에 아이패드 같은 디스플레이가 설치됐다면 모델S에는 17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이 있었습니다. 


테슬라는 거의 대부분의 설정을 디스플레이에서 하죠. 주행모도를 비롯해 오토파일럿, 라이트, 디스플레이 등은 물론 서스펜션의 높낮이 등도 저 큰 화면에서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한달 전에 아이폰SE2로 기변했는데, 마치 아이폰 설정을 바꾸는 게 연상되는 화면이 나오더군요. 조조작하면서 아이폰 감성, 미래적인 느낌도 받았습니다.


모델S는 1억원이 훨씬 넘는 차량이고 퍼포먼스 트림은 무려 1억3299만원입니다.. 그런데 내부 인테리어는 무슨 나무떼기(?)가 있어 뭔가 저렴해 보였습니다. 시승 차량의 제로백은 2.5초입니다. 그래서 가속 성능이 엄청 좋고 때로는 너무 속도가 빨리 올라가서 무섭기도 합니다. 


테슬라 모델S의 내부 모습. 사진/marseilleu


디스플레이가 크다보니 지도도 상세하게 나온다. 


전기차는 특히 정지 상태에서 가속이 무척 빠릅니다. 시승 전 테슬라에서 시속 120km 속도제한을 해제할지 물어보더군요. 저는 이번 시승 목적이 오토파일럿에 맞춰졌고 굳이 위험하게 과속하고 싶지 않아서 속도제한을 풀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가속 페달을 밟으니 전기차 특유의 ‘위이이잉~~’ 소리가 나면서 속도계의 숫자가 엄청나게 빨리 올라갑니다. 


시승은 토~일 이렇게 이틀을 했는데, 서울에서 군산으로 가는 길은 조금 막혔고 다음날 서울로 올라올때는 원활했습니다. 그래서 둘째날은 오토파일럿 설정을 훨씬 오래하고 달렸습니다. 모델S는 스티어링 휠 오른편에 기어가 위치한 칼럼식 형태였고 왼쪽에 지시대가 두 개 있습니다.


졸음쉼터에서 쉬면서 경치를 찍어보다. 사진/marseilleu


오토파일럿을 실행한 모습. 차선과 핸들 모양이 바뀐다. 안전한 상황을 확인하고 촬영. 사진/marseilleu


이 중 위쪽은 와이퍼와 방향지시등, 아래쪽은 오토파일럿 속도와 전방 차간거리 설정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토파일럿을 실행하려면 아래쪽 지시대를 안쪽으로 두 번 당겨야 합니다. 한 번 당기면 크루즈 기능만 활성화됐습니다. 오토파일럿을 설정하고 출발 전 내비게이션 오토파일럿(네이게이트 온 오토파일럿) 버튼을 누르면 반자율주행 기능이 구현됐습니다. 


위에서 말했 듯 속도제한은 시속 120km로 걸렸고 오토파일럿은 최대 속도가 110km까지만 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속도가 116까지 올라가면 경고음이 뜹니다. 저는 상황에 따라 2차선 또는 3차선에서 주행했는데, 저를 추월하는 수많은 차량들을 볼 때 ‘속도제한 풀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오토파일럿 기능을 활성화하면 화면에 핸들 모양이 파란색으로 바뀌고, 계기판에도 주행 라인이 흰색에서 파란색으로 변화합니다. 주행할 때는 차량이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쳤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사이드 미러를 보면 거의 중앙에 위치하더군요. 


군산 슈퍼차저에 도착하다. 사진/marseilleu


충전 아이콘을 누르면 이런 정보가 뜬다. 사진/marseilleu


다만 차량이 조향에 굉장히 강하게 개입하고, 제가 힘을 줘서 스티어링 휠을 움직이면 오토파일럿 기능은 해제됩니다. 모델3에서는 간혹 차량이 저한테 차선변경을 요청하고 그쪽으로 방향 지시등을 켜면 차선을 바꿨는데, 모델S는 제가 방향지시등을 켜고 그 차선에 위험이 감지되지 않으면 바로 차선을 옮겼습니다. 이게 자동 차선변경 기능이네요. 


모델3는 디스플레이에 주변 차량과 장애물 모습이 구현됐다면 모델S에서는 계기판에서 뜹니다. 신기했던 게 차량이 오토바이, 세단, 버스 등의 모양이 구별되고 심지어 삼각콘 등의 모습도 나옵니다. 다만 후측방 경고기능이 안되서 차선변경 시 전후방을 더 살펴야 했습니다. 


오토파일럿을 걸고 차량 통행도 별로 없으니 마치 자동항법을 하는 비행기를 조정 하는 것 같습니다. 운전자가 별로 할 일이 없는데 그래도 저는 전방을 주시했습니다. 너무 편하게 운전할 수 있다보니 이른바 ‘헬퍼’를 쓰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경치도 좋고 상쾌하게 달리다. 사진/marseilleu


충전할 때 모습. 스마트폰 충전이 연상된다. 사진/marseilleu


오토파일럿 기능을 켠 후 일정시간(한 30초 정도) 핸들을 잡지 않으면 경고등이 뜨고 계기판에도 핸들을 잡으라고 경고문이 뜹니다. 그래도 지시를 어기면 차량은 남은 구간까지 오토파일럿 사용을 금지(?) 당합니다. 이걸 방지하기 위해 무게 추를 핸들에 장착하는데 이게 헬퍼죠. 


반자율주행 기능을 적절히 활용하면 운전을 정말 편하게 할 수 있고 피로도 덜 하네요. 모델S는 워낙 디스플레이가 큰 데 내비게이션 볼 때 굉장히 좋았습니다. 저는 전국지도 설정으로 내비를 넓게 보고 제 스마트폰에서는 티맵을 켜서 경로를 확인하는데, 게임 유로트럭 시뮬레이터2나 아메리칸 트럭 시뮬레이터에서 제가 싸는 방법이죠. 지도가 굉장히 자세하고 깔끔하게 화면으로 보여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또한 내비에서 번개(또는 충전) 모양을 클릭하면 해당 슈퍼차저가 몇 기가 설치되어있고 몇 대가 사용중인지가 나옵니다. 또한 내비 설정을 하니 목적지까지 도착했을 때 소요 시간 및 거리는 물론 예상 배터리 잔량까지 나옵니다. 


당진 슈퍼차저에 도착. 사진/marseilleu


충전을 하면서 느긋하게 기다리는 모습. 사진/marseilleu


군산 슈퍼차저에 도착했습니다. 남은 거리가 491km에서 239km까지 줄었습니다. 테슬라 동호회에서 검색했을 때 군산 슈퍼차저는 GS칼텍스 주유소 바로 옆에 있다고 했는데 정말로 그랬습니다. 최근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가 동호회 카페에서도 지적됐는데, 그 이후 개선이 되었는지 제가 갔을 때는 쓰레기 문제는 없었습니다.


충전을 하니 디스플레이에 마치 스마트폰 충전하듯 그래픽이 나옵니다. 충전을 할 동안 저는 차량 사진도 찍고 바람도 좀 쐬고 걸으면서 몸도 좀 풀었습니다. 저는 모델S 시승이 재밌고 마음에 들어서 군산에서 전주를 갔다가 다시 군산에서 1박을 했습니다. 그리고 새벽 5시쯤 일어나 새만금 부근에서 드라이브를 하다가 서울을 거쳐 파주를 갔다가 청담 전시장에 차량을 반납했습니다. 


테슬라의 옆 모습. 사진/marseilleu


이렇게 위험이 감지되면 cm 단위로 거리를 표시한다. 사진/marseilleu


아침에 군산 슈퍼차저를 다시 들렀는데 이번에는 동네 개가 옵니다. 저는 고양이를 키우는데, 개는 고양이보다 애정표현도 적극적이고 일단 파워가 다릅니다. 저한테 막 들이대는데, 처음에는 '저를 공격하려 그러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죠. 다시 신나게 달렸는데 향후 시승코스와 남은 거리를 감안할 때 좀 불안해서 당진 슈퍼차저에 들렀습니다. 


일요일 오전 9시쯤이었는데 처음에는 저 혼자있다가 2대가 더 들어옵니다. 이 정도면 주말에 서울 슈퍼차저(여의도 IFC 등)에는 사람이 엄청 많겠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테슬라 모델3가 상반기에만 거의 7000대가 팔렸는데, 이러다가 충전 대란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한편으로는 듭니다. 


모델3때도 그랬지만 모델S 충전하면서도 차주들을 보면 젊은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확실히 테슬라는 젊은 세대가 선호할만 차량이기는 하죠. 모델S를 타면서 ‘왜 테슬라가 인기가 있는가’를 좀 더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만족스러운 시승이었죠.. 다만 퍼포먼스 트림은 가격이 1억3000만원을 넘어 제가 전기차를 산다면 모델3를 선택할 듯 합니다. 색상도 두 번 다 미드나잇  실버였는데 레드가 더 마음에 듭니다. 


후진 시 시야. 사진/marseilleu


트렁크는 생각보다 컸다. 사진/marseill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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