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파일럿은 완전 자율주행 기능이 아니다.
제가 3월달에 테슬라 모델3를 시승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동해안 쪽으로 출발했고 강릉에 있는 슈퍼차저를 목적지로 하고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설정을 잘못해서 계속 국도를 타다가 오대산 부근 등 산악 지형이 나오는 겁니다. 오토파일럿을 활성화했던 저는 특히 내리막길에서 사고가 날 걸 우려해서 제가 직접 집중해서 운전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테슬라 차량이 좋아도 ‘제가 직접 조작해야지’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다른 차량들을 시승하면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이나 고속도로주행보조(HDA) 등이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능을 켭니다. 물론 잘 활용하면 운전의 피로도를 낮출 수 있고 편하게 운전할 수 있죠. 다만 저는 이 기능들은 운전을 보조하는 기능이기에 ‘맹신’해서는 안된다는 나름의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일부 테슬라 차주들이 이른바 ‘헬퍼’를 사용한다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포털에 검색해봐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테슬라 관련 동호회에서도 공동구매를 하거나 헬퍼 게시판 등을 통해서도 쉽게 구매가 가능합니다.
헬퍼는 일반적으로 500g 내외의 추 형태의 물체를 의미합니다. 물건에 따라 링이나 고리 같은 모양이기도 합니다. 헬퍼를 사용하는 목적은 운전대에 손을 대지 않고도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하려는 거죠. 일반적으로 오토파일럿 기능을 실행하고 운전자가 일정 시간 동안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으면 차량은 손을 잡으라고 경고 메시지를 보냅니다.
만약 경고를 계속 무시한다면 오토파일럿 기능은 강제 종료됩니다. 그래서 차량에게 ‘나는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면서 운전하고 있어’라는 거짓(?) 메시지를 주기 위해 헬퍼를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테슬라 시승 중 분명 핸들에 손을 대고 있는데 자꾸 핸들을 잡으라고 하니 한편으로는 안전을 중시하는구나 하면서도 계속 반복되니 귀찮기도 했는데, 이런 점도 헬퍼 사용의 이유 중 하나일 겁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이 대단히 훌륭한 기술이기는 하지만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헬퍼 사용은 매우 위험하고 운전자 사진 뿐 아니라 주변 운전자에게도 위험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헬퍼라고 부를 것이 아니라 치터(속임수)라고 칭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구요.
최근에는 KBS 시사기획 창에서 테슬라 오토파일럿을 다뤘습니다. 그런데 차주분이 헬퍼를 떼는 장면이 나오면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공중파 다큐 프로그램에서 헬퍼 사용 모습이 나오자 차주분의 출연 의도와는 상관 없이 ‘조작방송 아니냐’, ‘헬퍼를 사용하고 오토파일럿 기능이 안되는 걸 비판하냐’ 등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해당 방송의 거의 모든 이슈는 헬퍼 논란이 덮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흔히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을 자율주행 기능으로 알고 있지만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 기준으로 자율주행 2단계에 불과합니다. 900만원 정도 하는 ‘풀 셀프 드라이빙(FSD)’를 선택해도 2단계죠. 우리가 생각하는, 영화속에 등장하는 자율주행 차량 개념은 4~5단계는 되어야 합니다.
게다가 오토파일럿(Auto pilot)이나 풀 셀프 드라이빙(Full Self-Driving) 모두 ‘자율주행’이 연상되는 단어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해당 홈페이지 맨 밑 부분을 보면 ‘오토파일럿 기능은 운전자의 적극적인 제어가 필요하며, 완전 자율 주행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로 나와있습니다.
최근 언론보도를 보니 독일 뮌헨 법원은 테슬라가 웹 사이트가 광고에 오토파일럿 등 완전 자율주행이 연상되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합니다. 헬퍼 사용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라고 봅니다. 또한 테슬라코리아도 혼동을 줄 수 있는 용어 사용이나 마케팅을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