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내 완성차 5개사의 10월 실적발표가 있었습니다. 제 눈에는 르노삼성자동차의 중형 세단 ‘SM6’의 실적이 눈에 띄였습니다. 르노삼성은 지난 7월15일 야심차게 SM6의 페이스리프트를 내놨습니다. SM6가 2016년 출시 직후 판매 돌풍을 일으키며, 현대차 쏘나타를 위협하기도 했었습니다.
SM6는 아름다운 디자인 등으로 인기를 모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량이 하락했습니다. 신차효과가 떨어지면서 당연한 수순이겠죠. 게다가 지난해 초 현대차 쏘나타, 하반기 기아차 K5가 등장하면서 SM6의 입지가 더욱 약화됩니다. 과거에는 쏘나타-K5-SM6-말리부가 어느 정도 경쟁구도를 이뤘다면 지난해부터는 쏘나타-K5의 양강구도가 강화됩니다.
그래도 저는 SM6가 부분변경 모델이 나오면 어느 정도 판매량을 회복하지 않을까 예상을 해봤습니다. SM6의 단점으로 지적됐던게 토션빔하고 디스플레이 터치 등의 문제였습니다. 저도 2년전 시승해보니 그 점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토션빔 사안은 잘 못 느꼈지만 디스플레이 조작은 터치로 해야되는데, 운전 중 조작하려면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굉장히 불편했죠.
SM6 페이스리프트에는 10.25인치 TFT 클러스터와 9.3인치 이지 커넥트가 탑재됐죠. 게다가 T맵이 적용되서 운전하기도 편해졌습니다. 공조기능 물리버튼도 생겼고 내부도 고급스러워졌습니다. 토션빔은 그대로 있지만 프런트와 리어 댐처에 모듈러 밸브 시스템(MVS)를 적용해 승차감을 향상시켰습니다.
TCE 300의 경우 최대 225마력에 최대토크는 30.6kg.m의 성능을 갖췄습니다. 업그레이드 된 점이 많지만 판매량에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4월 757대, 5월 740대였다가 6월 1443대로 급증합니다. 다만 이것은 7월 부분변경 출시를 앞두고 큰 할인이 들어간 탓으로 판단됩니다.
8월부터 판매량이 늘어나려나 했는데 8월 562대, 9월 403대, 10월 390대입니다. 오히려 부분변경 출시 후 실적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경쟁 모델이라고 하기도 뭐하지만 8월부터 쏘나타는 4595대, 4589대, 5670대, K5는 3944대, 7485대, 5459대입니다. K5는 10월까지 7만2175대로 월평균 7000대를 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구요.
실적부진의 원인을 생각해봤습니다. 우선 SM6 페이스리프트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에 비해 쏘나타, K5는 신차급 변화를 줬습니다. 게다가 중형 세단 흐름이 위의 두 모델로 확 쏠린 것 같습니다. 또한 토션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제 예상보다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는 추측도 해봅니다. 가격대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SM6 TCe 260은 2540만~3265만원, TCe 300은 3073만~3422만원입니다. 반면, 쏘나타 2.0은 2386만~3298만원, 1.6은 2489만~3367만원입니다. K5 2.0도 2400만~3130만원입니다. SM6가 경쟁 모델보다 가격이 높습니다. 게다가 그랜저가 3294만원인 점도 SM6 판매에 큰 변수로 판단되구요.
저는 제가 자동차팀으로 와서 첫 장거리 시승을 했던 모델이 SM6였는데, 디자인도 멋지지만 보르도 레드 색상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더욱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까지 안 팔릴 모델이 아니라는 생각해 현재 판매부진은 안타깝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