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rseilleu Mar 14. 2021

혼다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까? 어코드 하이브리드

혼다가 올해 들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되고 나서 이렇다할 마케팅 활동이 없었는데 1월 ‘뉴 CR-V 하이브리드’와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출시했습니다. 


두 모델에 대한 미디어 시승행사도 진행했고 지난주에는 대형 ‘오딧세이’ 시승행사도 개최하는 등 예전과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시간을 되돌려 2019년 상반기까지 일본차는 그야말로 승승장구하고 있었습니다. 메르데세스-벤츠, BMW에 이어 토요타, 렉서스, 혼다 등 일본차가 3~5위를 싹쓸이 하고 있었죠. 


이번에 시승한 혼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사진/marseilleu


그러나 일본과의 국가적 갈등이 심화되고 일본 불매운동 여파가 뚜렷해지면서 일본차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혼다도 2019년 8760대에서 지난해 3056대로 거의 1/3 수준으로 판매량이 급감했습니다. 지난해 닛산이 한국 철수를 하기도 했고, 실적 악화가 계속되면 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되면서 최근 신차 출시 및 마케팅 활동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혼다 차량을 시승한 건 2018년 5월 어코드 터보였는데 거의 3년이 되었습니다. 일본 차량을 시승한 지도 지난해 7월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이후 처음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시국에 일본차를 타는게 부담일수도 있지만 일본 하이브리드를 경험해보고 싶어서 참석을 했습니다. 


마시랑카페 주차장에서 촬영한 모습. 전면 크롬라인이 강렬하다. 사진/marseilleu


그레이나 블루보다 실버가 멋져 보입니다. 사진/marseilleu


시승코스는 서울 양재동 부근 THE-K 호텔에서 인천 영종도 마시랑카페를 왕복하는 약 155km 구간이었습니다. 시승 차량의 가격은 4570만원입니다. 예전 어코드 스포츠때도 그렇지만 어코드 하브의 외관 디자인은 멋집니다. 일본 브랜드 경쟁모델인 토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에 비해 낫다고 봅니다. 


전면부 그릴에 크롬 비중이 높아졌고 새로운 디자인의 19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되면서 스포티함을 더했습니다. 일반적인 혼다 엠블럼과 달리 하브 전용인 ‘Blue H’가 채택됐습니다. 후면부에도 Blue H 모습이 보이고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ㄷ’자 형태인데 고급스러운 인상을 줍니다.  


하이브리드 전용 Blue H 엠블럼 모습. 사진/marseilleu


내부는 전반적으로 다소 평범(?), 올드(?)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편으로는 화려한 기교보다는 정석적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디스플레이는 8인치라 확실히 작아 보입니다. 그리고 후진 시 후방카메라 화면의 선명도가 약간 낮아보였습니다. 


변속기는 전자식 버튼 타입입니다. 쏘나타, 그랜저 등 현대차에서 볼 수 있는 버튼식 구성입니다. 다만 다른 점은 어코드 하브에서는 일렬로 배치됐고 R부분은 혼동을 방지하기 위함인지 약간 파였습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 쏘나타, 기아 K5 하이브리드 모델이 어코드 하브와 경쟁 모델일텐데 내부 인테리어 요소만 놓고 보면 국내 모델이 보다 뛰어나다고 봤습니다. 


어코드 하브의 전자식 버튼 모습. 사진/marseilleu


쏘나타 N라인 내부 모습. 국내 차량에 비해 내부 인테리어는 다소 약한 것 같다. 그리고 버튼식 디자인도 약간 다르다. 사진/marseilleu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습니다. 혼다 어코드 하브는 하이브리드 엔진에 2개의 전기모터가 탑재됐습니다. 변속기는 e-CVT가 적용됐구요. 모터의 최대출력은 184마력, 엔진은 145마력이고 시스템 최대출력은 215마력입니다. 


양재 부근 정체 구간을 지나 속도를 높여봤습니다. 초반 가속이 좋고 확실히 일본 하이브리드 차량답게 승차감이 만족스럽습니다. 인천 부근 차량 통행량이 별로 없어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고속주행을 해봤습니다. 하브 차량이라 가속 성능은 별로일 줄 알았는데, 제 예상보다 가속 성능이나 고속 주행 시 안정성은 괜찮았습니다. 국내 경쟁 하브 차량에 비해 승차감이 좋았다는 평을 하고 싶습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무선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내비가 구동된 모습. 사진/marseilleu


시승 차량은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유선과 무선 모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폰을 쓰니까 애플 카플레이를 활용하려 했는데, 시승 차량에는 안드로이드 오토로 이미 세팅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티맵에 익숙해서 카카오내비로 주행하는데 초반에 길을 잘못 들기도 했습니다. 


1열 통풍기능, 스티어링 휠 열선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기능이지만 간혹 수입차에서 빠지는 경우도 있는데, 한국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해 이번 모델에 포함됐습니다.  


계기판은 올드한 느낌이 들었는데, 하이브리드 전용 그래픽이 반영돼 연비나 에너지 흐름도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스티어링 휠 오른편 버튼 중 ‘HUD’가 있는데 이 버튼을 누르니까 HUD를 통해 다양한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코드 하브 실내모습1. 사진/marseilleu


어코드 하브2. 사진/marseilleu


혼다는 자사의 첨단 주행 보조시스템인 ‘혼다 센싱(HONDA SENSING)’을 강조합니다. 이 차량에도 기본으로 탑재됐습니다. 차량 전면 그릴 밑부분을 보면 작은 박스가 있는데 이 곳에 장착된 레이더와 전면 유리 윗부분에 있는 카메라를 통해 자동 감응식 정속주행 장치와 저속 추종 장치(ACC with Low Speed Follwo)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단어가 뭔가 어려운데 일반적은 차량에서의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ACC)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혼다는 어코드 하브에 대해 특히 ‘2모터 시스템’을 강조했습니다. 보통 하이브리드 차량은 엔진이 메인이고 모터가 보조하는 형식입니다. 그런데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시승에 앞서 이 차량은 모터가 주연이고 엔진이 조연이라고 했습니다. 


계기판 모습. 다양한 정보가 표시된다. 사진/marseilleu


측면부 모습. 쿠페형 라인이 연상된다. 사진/marseilleu


‘그냥 하는 말은 아닐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 주행 중에는 촬영하다가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나중에 어코드 하브에 탑재된 i-MMD 시스템을 보니 엔진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달리는 즐거움도 추구했다는 설명을 봤습니다.


주행하면서 제 생각보다 고속주행이 가능했고 엔진의 개입이 적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차량의 공인 연비는 17.5km/ℓ인데 실제 연비는 15.3km/ℓ 정도 나왔습니다. 가속감이 좋다보니 고속주행을 많이 하다보니 연비가 낮게 나왔습니다.  


혼다 어코드 후면 모습. 사진/marseilleu


전반적으로는 괜찮은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가격이 4570만원은 다소 높아보였습니다. 이 가격이면 현대차 그랜저 하브의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까지도 가능한 금액입니다. 또한 벤츠나 볼보 등 유럽 브랜드들이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적용한 신차들을 내세우면서 일본 브랜드의 독보적인 하이브리드 입지가 다소 약화되는 점도 악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혼다 라인업, 특히 대표모델인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시승했습니다. 국내 업체들의 하이브리드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격차가 상당히 줄었는데, 과연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혼다의 부활을 이끌 수 있는 ‘구원투수’가 될 지 궁금합니다. 


영상도 찍었는데, 이번부터는 영상에 자막을 다 넣었고 주행모습도 촬영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너무 안팔리네”…완전히 밀려버린 말리부·SM6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