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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Oct 16. 2021

셋째 막내 냥이를 입양하러 가다①

2년 넘도록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다. 첫째 고양이 이름은 ‘누리’다. 누리는 와이프가 결혼 전 키우던 샴 고양이 암컷이다. 나이는 대략 7~8세로 추정되는데 사람 나이로는 중년에 돌입한 정도 같다. 


누리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 여기저기 뛰거나 호기심이 많은 편도 아니고 구석진 곳에서 사색(?)하는 걸 즐겨한다. 혼자 놀기 좋아하고 사람한테 잘 안오는 전형적인 고양이의 모습이다. 가끔은 조는건지, 자는건지 구별이 힘든 표정을 지을 때가 있다. 


첫째 누리 모습. 


사색을 좋아하는 누리. 


둘째 이름은 ‘머루’다. 재작년 우연한 기회로 입양하게 됐다. 수컷이고, 정통적인 치즈 색깔의 냥이다. 예전 고전영화 <티파니에서의 아침>을 보다가 머루와 비슷한 고양이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머루는 활발하고 장난끼가 많다. 그래서 누리한테 놀아달라고 하는데 그럴때마다 누리는 ‘으르릉’하는 반응을 보인다. 머루도 아깽이 시절이 있었는데, 정말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강아지도 그렇고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으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데 그걸 감안해도 머루는 정말 빨리 컸다. 


라이언 킹이 연상되는 자세를 하는 머루


티파니에서의 아침을 영화에서 나오는 고양이. 머루와 색상이나 이미지가 비슷하다. 


금새 누리의 체구를 따라잡더니 이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해졌다. 하긴 아깽이때도 사료를 나눠주면 자기 것을 빨리 먹고 누리의 밥을 뺏으러 가는 패기(?)를 보이기도 했다.  머루는 캣타워는 물론 어느 순간 능숙한 점프로 캣타워를 넘어 냉장고 위로 올라가는 습성이 있다. 


그러다보니 내 상황만 허락되면 아깽이를 키워보고 싶은 생각이 몇 달전부터 들었다. 그러나 이미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세 마리로 늘린다는 건 쉽지가 않다. 우선 사료, 모래 등 양육 비용도 커지거니와 어르신들이 지금도 탐탁지 않아 하는데, 심기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머루의 아깽이 시절이 있었다. 금방 지나갔지만


그러던 중 우연히 고양이 관련 포스팅을 보다가 새끼들을 입양한다는 내용을 봤다. 그냥 한 고양이가 출산을 해서 새끼냥들이 성장하는 내용을 보고 끝낼 수도 있었지만 자꾸 내 머리 속에 냥이들의 모습이 남았다. 


게다가 결정적인 건 해당 글의 내용에서 글쓴분의 따뜻한 감성이 느껴졌다. 그래서 믿음도 가고 나도 모르게 입양을 하고 싶다고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 와이프와 대화를 했는데 선뜻 찬성을 해서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좀처럼 누리가 캣타워에 안올라가는데. 이례적이라 한 컷. 


고양이 주인(?)분과 톡으로 대화를 나눴고 방문 일정을 잡았다. 그 분이 지방에 거주하고 평일에는 저녁 이후에만 볼 수 있어 주말에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9월에는 추석 연휴도 있었고 가족 행사도 있고 해서 결국 D-DAY는 10월2일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 날 셋째를 데려오려고 무려 청주(!!)로 출발했다. 


나도 동생 생기는 거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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