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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Feb 02. 2022

생각해보니 고양이 키우기를 잘했다!!


6편 글에 이어

(둘이 성격이 비슷하더니 레슬링까지 하는구나, https://brunch.co.kr/@marseilleu/353 )


‘삼냥이하고의 일상’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포스팅이다. 나는 동물하고 큰 인연이 없었다. 무려 20여년전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운 적이 있었지만 2~3달 키우다가 다른 집으로 입양시킨 적이 있었다. 


그때는 조부모님, 부모님 등 무려 7식구가 살고 있었고 어르신들이 강아지를 그리 좋아하지 않으셨다. 결정적으로 아버지가 털 알레르기가 있어서 아쉽지만 좋은 가정으로 보냈었다. 


그리고 2011년으로 기억하는데 동생이 새끼 고양이 4마리를 데려온 적이 있었다. 역시나 비슷한 이유로 2~3개월 정도 지나서 다른 가정으로 보내야했다. 그 이후 동물에 대한 큰 관심이 없었다. (아쉽게 그 당시 사진이 남아있지를 않다.)


이렇게 3마리가 같이 있는 경우는 별로 없다. 왼쪽부터 누리-머루-랑이. 사진/marseilleu


가끔 침대에서 같이. 사진/marseilleu


그러다가 2015년 이직을 한 후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면서 고양이와의 인연이 다시 시작됐다. 당시 와이프는 ‘누리’라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었다. 


누리를 보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 커졌고 예전 이루지 못했던(?) 아쉬움도 떠올랐다. 2017년 11월 결혼을 한 후 와이프와 누리를 키우면서 강아지와는 다른 고양이의 매력, 특징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둘째 고양이를 키울 생각은 없었는데 우연하게 동생이 아깽이 한 마리를 임시보호하면서 한 마리를 더 키우게 됐다. 그 고양이가 ‘머루’인데 지금 이렇게 폭풍성장을 할 줄은 몰랐다. 


누리는 이렇게 토끼(?) 자세로 명상하는 걸 좋아한다. 사진/marseilleu


머루는 마치 자기가 사자인 줄 아는 것 같다. 사진/marseilleu


머루는 첫 날부터 누나인 누리의 밥을 뺏어먹고 놀아달라고 들이대기도 했다. 다만 누리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해서 머루한테서 도망다니기 일쑤였다. 둘이 사이좋게 지내다가도 ‘확실히 성향 차이가 있구나’ 하고 느낄 순간이 꽤 있었다. 


작년 10월에 셋째 고양이 ‘랑이’를 입양했다. 우연히 고양이 관련 검색을 하다가 블로그를 보게 된 게 발단이었다. 아깽이들이 귀여운 것도 있었지만 주인분의 따뜻한 마음씨가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입양을 신청했다. 

렌터카를 몰고 청주까지 가서 접선했는데, 어느덧 4달이 지나갔다. 


랑이는 낯선 곳에 금방 적응했고 행히 우려했던 기존 고양이들과의 갈등이 없었다. 랑이는 워낙 활발해서 머루하고 코드가 잘 맞았고 그러다보니 세 냥이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랑이도 어느순간 냉장고 위에 올라간다. 사진/marseilleu


어디갔나 했더니 내 옷장에 두 마리가 ㄷㄷ 사진/marseilleu


설을 맞아 부모님집에 가면서 누리와 랑이를 데려갔다. 3마리를 다 데려가기는 힘들고 머루는 부모님집에 3~4차례 갔지만 적응을 잘 못하기 때문이다. 나하고 와이프가 있을 때도 부모님집에 가면 구석이나 베란다, 창문 등에 숨고 나오지를 않는다. 하루 정도 지나야 겨우 적응을 하고 활동을 한다. 


반면, 누리는 처음 부모님집에 왔을 때 2~3시간 정도 이동장에서 나오지를 않았다. 마음의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렸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적응하기 시작했고 그 다음부터는 부모님집에 도착하면 선호하는 곳에 자리를 잡는다. 


랑이는 10분 정도 ‘냐옹 냐용~~’ 하더니 금방 적응을 하는 것은 물론 처음보는 사람한테도 부비부비하고 애교를 부리는 것이다. 자기집처럼 아주 활보를 하는데 고양이들마다 성향이나 스타일이 다르구나 했다. 한 마리에서 두 마리, 그리고 세 마리가 되면서 소요되는 비용도 늘어났다. 특히 사료를 자주 사야했고 모래를 사는 주기도 짧아졌다. 


이번 설에는 누리와 랑이만 부모님집을 방문. 사진/marseilleu


부모님집이 신기한 랑이. 사진/marseilleu


하지만 그 이상으로 고양이들과 살면서 기쁨과 보람이 커지고 있다. ‘3묘(猫)3색(色)’ 이랄까, 각기 다른 스타일의 냥이들을 보는 모습도 보람되고 특히 요즘은 아깽이 랑이가 쑥쑥 커가는 과정을 보고 있다. 


그리고 다들 사랑스럽다. 누리는 2015년부터 봐왔고 결혼 후를 기준으로 해도 4년이 넘는 세월을 같이 살아서 그런가 정이 든다. 누리는 사색을 좋아하고 혼자 있는 걸 선호한다. 약간 개인주의 고양이 같기도 하다. 그런데 간식을 줄 때는 가장 적극적으로 달려든다. 특히 숟가락을 꺼내는 소리만 들어도 바로 달려온다. 


아침에 간식을 줬다. 어느덧 랑이가 누리보다 체격이 커진 것 같다. 사진/marseilleu


머루는 마음에 드는 게 내가 아침에 일어나면 마루에 따라 나온다. 졸린 눈으로 따라오는 모습을 보면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요즘은 자기가 랑이 부모님인 줄 아는지 정성스럽게 핥아주는 광경을 자주 목격한다. 아깽이 시절에는 천방지축이었는데 2살, 3살이 되더니 예전의 야성(?)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랑이는 처음 왔을 때보다 많이 성장했다. 애교도 많고 활동량도 많고 집에 활기를 불어넣는 존재다. 겁도 없는데 요즘에는 자꾸 문 밖을 나가서 복도 엘리베이터 근처에 있는 유모차나 자전거에 가려고 한다. 

삼냥이와 언제까지 인연이 될지는 모르겠다. 특히 누리는 이제 8~9살이 되면서 사람나이로는 60세 정도라고 한다. 언제까지 인연이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냥이들을 돌보고 싶다. 


자꾸 엘리베이터 근처 유모차에 달려가는 랑이. 사진/marseill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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