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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Nov 08. 2022

쌍용차 대리점협의회 “수수료 인하 너무하다, 생존위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쌍용자동차가 결국 KG그룹에 매각됐습니다. 쌍용차는 지난달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종결을 신청했는데, 법원은 이번달 안으로 승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2~3년간 쌍용차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두 번째 법정관리에 들어서야 했고 한 때 유력 인수후보였던 미국 HAAH 오토모티브는 결국 포기했죠. 이후 SM그룹의 인수설이 나돌았고 그 유명한(?) 에디슨모터스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올해 초에는 쌍용차 매각 관련 기사를 산업이나 자동차 섹션이 아닌 증권 섹션에서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쌍용차 인수’라는 말만 들어가면 상한가를 기록하던 시절도 있었고 특징주의 단골 등장인물이었습니다. 결국 KG그룹과 쌍방울 간 맞대결에서 KG가 승리하면서 쌍용차 인수전은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결국 KG품에 안기게 된 쌍용차. 사진/쌍용차


그런데 얼마전부터 쌍용차 대리점들이 수수료 인하 방침에 불만이 있다는 말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달 26일 쌍용자동차판매대리점협의회(이하 협의회)에서 KG타워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날 현장사진까지 입수했는데 제가 다른 일정이 있어서 집회 현장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문구도 강력합니다. ‘대리점 생존권 말살 정책 즉각 중단하라!’


저는 협의회가 왜 집회를 했는지 궁금했습니다. 협의회는 올해 4월18일 대전연수원에서 쌍용차와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인수합병(M&A) 진행 상황 등 현재 상황을 공유하고 J100 판매 확대 결의를 다졌구요. 


지난달 26일 집회 모습. 제보자 제공


쌍용차 국내영업본부와 협의회는 매우 수요일을 ‘쌍용의 날’로 정하고 전국 대리점에서 아침 출근길에 고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등 쌍용차 회생에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왜? 많은 인원들이 KG타워 앞에서 집회를 가졌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정말 어렵게 협의회 관계자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협의회가 목소리를 낸 이유는 수수료 인하로 위기가 가중됐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대리점의 판매수수료는 토레스가 6% 입니다. 그리고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티볼리, 코란도 등은 6.5%입니다. 대리점들은 쌍용차와 2년에 1번씩 계약을 갱신하는데 이달 계약만료를 앞두고 일괄적으로 5%로 인하하겠다는 방안을 전달했습니다. 


쌍용차 토레스 모습. 사진/쌍용차


쌍용차는 사실상 KG그룹에 인수가 확정됐습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이미 9월1일에 쌍용차 회장에 취임했고 지난달 28일에는 쌍용차 공동대표로 선임됐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 쌍용차의 수수료 인하는 ‘곽 회장의 의중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협의회도 집회 장소를 KG타워로 정한 걸로 풀이됩니다.  


대리점들은 수수료가 인하되면 위기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협의회에서도 토레스를 예로 들며 설명을 했습니다. 


토레스 T7 트림의 가격은 3020만원입니다. 수수료 5%를 적용하면 150만원 정도 됩니다. 대리점과 영업사원이 보통 3:7 비율로 나누는데 부가가치세까지 계산하면 영업사원은 토레스 1대를 판매해 90만~100만원 정도 벌게 됩니다. 


대리점에서 고객들에게 아침 인사하는 모습. 사진/쌍용차


게다가 썬팅이나 블랙박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 금액은 더 낮아집니다. 제가 토레스 동호회 카페를 봤는데 영맨들의 서비스에 대한 글들이 많습니다. 대놓고 서비스를 요구하는 고객들도 많구요. 지금도 상황이 어려운데 수수료가 내려가면 한계상황에 봉착하게 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래서 협의회에서 집회를 통해 이런 반응을 보인겁니다. 

대리점들은 회사 정상화를 위한 일념으로 상생의 고통 분담을 함께 해왔다. 이런 대리점의 희생이 있었기에 현재 KG와 쌍용차가 성공적인 인수합병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KG에 인수가 확정될 무렵부터 영업비용 절감을 이유로 각종 지원 정책을 축소하고 있다. 소통과 협의가 아니라 부당한 결정과 고압적인 통보로 일관하고 있으며, 이에 대리점들은 막다른 퇴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쌍용차 측에 따르면 이번주부터 협의회와 대화를 재개한다고 합니다. 아울러 수수료 인하는 확정된 게 아니며, 인센티브 제도를 고정형에서 연동형으로 바꾸면 대리점에 이득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지난달 27일 정용원 쌍용차 공동대표가 임직원들에 보낸 공지 중 일부. 


또한 수수료 5%는 통상적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협의회에서는 오히려 현대차, 기아의 수수료가 더 높아 대리점들이 이탈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건 추후 확인을 해봐야겠습니다.)


다만 양측이 상생 방안을 도출할 가능성은 높아보입니다. 협의회에서도 현재 어려운 상황을 알리자는 의도였지 KG와 갈등을 벌이려는 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또한 정용원 쌍용차 공동대표도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협의회는 물론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성공을 위한 해답을 찾아나서겠다.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쌍용차는 KG라는 새로운 주인을 맞이해 경영정상화, 나아가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첫 단계는 대리점과의 원만한 상생 방안 도출이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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