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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Dec 10. 2016

<기자의 글쓰기> 신동진 기자와의 인터뷰①

브런치, 네이버 블로그, 페이스북 등 우리는 다양한 곳에서 글을 읽고 쓴다. SNS가 발달하면서 누구나 쉽게 글을 쓸 수 있는 시대다. 그러나 좋은글을 쓴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신동진 CBS 노컷뉴스 기자는 8년간의 기자생활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터득한 자신만의 글쓰기 노하우를 공개했다. 이번에 출간된 <신동진 기자의 글쓰기 3GO>는 올해 10월 출간된 이후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2쇄가 결정됐다.  


신 기자님과의 인연은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브런치가 개설되고 활동하던 중 <기자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매거진을 보게 됐고, 나도 같은 기자로서 비슷한 경험을 했기에 그의 글에 공감이 많이 갔다. 


그러다가 신 기자님이 경제부로 옮기게 되면서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마주치게 됐다. 오프라인에서 처음으로 인사할 때 내가 포스팅의 어려움을 토로하자 그는 “그냥 글 쓰면 되는 거죠.”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가끔 기자실에서 만나면서 내가 “책 언제 나와요?” 물어보고는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 책이 출간됐고, 나도 약속(?)했던 서평을 썼고 천신만고 끝에 인터뷰까지 하게 됐다. 

신 기자님의 친필사인을 받았다. 

다음은 신 기자님과의 대담(ㄷㄷㄷ) 


-요즘 굉장히 바쁘게 지내는 것 같다. 약속잡기 너무 힘들다. 한 번 파토(?)도 났었다.


“국정농단 사태가 확대되면서 원래 있던 경제부에서 법조 분야로 파견을 갔다. 대다수 언론 매체가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한 상황이다. 워낙에 상황이 급변하는데다가 사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바쁘다. 간혹 ‘뻗치기(중요 취재원을 몇 시간 동안 기다리는 행위를 의미하는 업계 용어)’ 할 때도 많다. 바쁜 거 이해해달라.”


-책이 출간된 지 두 달도 안되서 2쇄를 발행하게 됐다. 축하드린다. 기분은 어떤가? 


“집필하는 데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는데, 내가 고생했던 노력이 인정받는다는 기분이다. 헛고생한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기쁘다. 입소문이 좋아서 그런지 알음알음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 같은데 나에게는 의미가 크다.”


-집필과정 중에 힘들었던 점은


“내가 기자생활 하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내용을 글로 풀어낸다는 게 어려웠다. 그리고 책 다운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부담이 있었다. 독자들은 돈을 지불하고 책을 구입하는데(참고로 이 책 정가는 1만5000원이다.) 그만한, 아니 그 이상의 가치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빨리 출간하고 싶었는데, 완성도를 높여야겠다고 방향을 전환했다. 그래서 내가 수긍이 안되는 내용을 수정하느라 출간시점이 다소 지체됐다.”


-이 책이 인기를 얻은 요인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누구나 인터넷에서 글을 쓸 수 있는 시대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열정이 많다. 그런데 이 점을 명확하게 해결할 수 있는 책은 많지가 않은 것 같다. ‘내가 수험생이고 글쓰기를 고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이 뭘까’ 하는생각으로 책을 썼다.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글쓰기 방법에 대한 표현에 중점을 뒀다.”


-최근 동국대 특강도 했는데 강연도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특강이나 강연에 대한 기준이 있다. 상업성이 너무 강하거나 내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는 요청은 거절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특강은 ‘학생들과 편하게 대화를 하는 컨셉’이어서 수락(?)했고 재밌게 했다. 매년 한 번씩 글쓰기 토크도 진행한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깨달은 글쓰기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은 생각에서다. 다만, 돈을 벌기 위해 강연, 강의하지는 않는다. (근엄)

신 기자님 동국대 강연 모습. 출처 : 신 기자님 브런치

-책을 보면 ‘주근사’, ‘현장사배’ 용어가 있는데 직접 만든 개념인가? 


“그렇다. 내가 만든거다. ‘주근사’는 주장, 근거, 사례의 줄임말이며, 일반적인 기사형태에서 사용된다. ‘현장사배’는 현장묘사, 사건개요, 배경분석을 의미하며, 현장의 느낌을 생생히 전하는 특성이 있어 르포 기사에 주로 사용된다. 이와 같이 내가 나름 구축한 5개 정도의 공식을 책에 서술했다.”


-기사를 작성할 때 어떤 스타일인가? 


“굳이 따지자면 기사마감을 빨리하고 퇴고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취재를 잘하면 기사작성은 빨리할 수 있다. 중요한 건 퇴고를 많이 해야 글이 좋아진다는 점이다. 반복되는 표현은 없는지, 조사 등 남발되는 단어는 없는를 계속 살피고 글의 흐름이 매끄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계속 퇴고한다.”


-이달의 기자상 수상한 적 있다. 같은 기자로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엄지척)


“2013년 9월 기자상을 수상했다. 4대강 관련한 기사였다. (2013년 9월2일 당시 사회부였던 신 기자님은 선배기자와 함께 ‘비밀문건으로 들통난 4대강 대국민 사기극’ 기사로 제257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 여주를 비롯해 금강 등 문제의 현장을 다니면서 4대강 관련 시설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방치된 걸 발견했다. 녹조현상도 있었다. 대략 150km 정도 계속 돌아다녔던 걸로 기억한다.”


-기자협회보, 미디어오늘 등 언론매체와 인터뷰 많이 하셨다. 하는 입장과 당하는(?) 입장 궁금하다. 꼭 내가 이런 경험이 없어서 물어보는 게 아니다.ㅋㅋ


“인터뷰 요청을 많이 했었는데 요청을 받는 입장이 되니까 기다려지면서도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이야기를 듣고자 하고, 귀 기울여 듣는 게 소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가끔 기사가 잘못 나갈 수 있겠다는 걱정도 들기는 한다. 그런데 내가 사회, 정치적 발언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내 책에 대한 내용이니까 굳이 비판적으로 작성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둘 다 너무 바빠서 정말 불어 콩 구워먹듯 인터뷰가 진행됐다. 

-기사, 기자 외에 요리라던가 육아 관련 포스팅도 많이 한다. 혹시 가정적인 이미지 구축 의도인가? ㅋㅋ


“내 삶의 신조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이다. 존경(!!!..??)하는 아내를 만나 결혼했는데, 초기 아내의 지적을 수용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수용하면서 고쳐나가기 시작했는데, 내가 성장하는 걸 느꼈다. 그 때 ‘수신제가’의 의미를 알게 됐고 가정이 보다 화목해졌다. 맞벌이를 하다보니 아내가 먼저 퇴근해서 얘를 돌보는데, 내가 만약 술 먹고 집에 늦게 들어가면 아내는 ‘독박육아’를 하게 된다. 물론 불화의 원인이 된다. 아내가 고생하는 만큼 나도 일하느라 피곤하더라도  설겆이나 요리 등을 하려고 한다.”


(신 기자님, 혹시 제가 이 질문 물어볼 줄 알고 미리 답변을 준비했거나 아내분과 상의 또는 검토받은 내용 아니죠? ㅋㅋㅋㅋㅋ. 그런데 저하고 생각이 비슷하군요.)


-정말인가?, Really? 가정일에 소홀히하는 남성들이 많은 현실에서 모범적인 모습이라 사료된다.


“어렸을 때 가부장적인 아버지로 인해 고생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자랐다. 그래서 그런 모습들에 반감이 있었고 나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후속작 집필 계획이 있는가?


“작년에 <기자로 살아간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브런치 은상을 받았다. 이에 대한 작업을 할 것 같다. 아직 어떤 내용과 구성이 될지 모른다. 출판사와 협의를 해야 한다.”


내용이 길어져서 1부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고 2부 인터뷰에서는 뉴미디어, SNS, 기자 브랜딩, 1인 브랜드에 대한 내용을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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