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였다. 브런치를 막 시작했던 나는 <기자의 글쓰기>와 <기자로 살아간다는 것>이라는 브런치 매거진에 관심이 갔다.
나도 현재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입장에서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았다. 검색해보니 <기자의 글쓰기>는 페북 페이지도 있었다.
그때는 이 책의 저자인 신동진 기자님(현재 CBS 노컷뉴스 기자)을 몰랐는데, '기자의 글쓰기'라는 단어만 보고 40대 이상의 고참 기자, 데스크 급인 줄 알았다. 왠지 이런 고급스럽고 무거운(?) 주제는 연륜이 있어야 한다는 편견이 작용한 것 같다.
어떻게 하다가 신 기자님과 SNS로 교류하게 됐고, 실제로 기자실에서도 인사를 주고 받으면서 이 책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 번은 이 책이 나온 직후 그와 마주쳤는데, 나도 모르게 “책 보고 나서 서평 쓸께요”라고 말해 버렸다. 그런데 그게 두 달전 일이다.
내가 게으른 것이 가장 큰 이유였고, 글쓰기 책인데 서평을 잘 써야 할 것 같아서 부담이 됐던 이유도 있다.
이 책을 보면서 공감가는 점이 많았지만 그 중 하나를 꼽는다면 54p부터 나오는 ‘충분히 정리하라’라는 대목이다. 나도 일간지 매체에 재직하면서 매일 마감시간에 쫓긴다. 이런 상황에서 흔히 마음이 급해져서 바로 기사작성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게 해봐야 사상누각, 모래성이 무너지듯, 기사는 작성되기 전에 허물어져 버린다. 본문에 나오듯 제한시간이 50분이라면 35분은 정리하고 15분 동안 쓰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자신이 충분히 내용을 이해하고, 어떤 순서와 구조로 글을 써 나갈지에 대한 정리가 이뤄진다면 기사작성은 금방하게 된다. 특히 리드문만 잘 해도 절반의.완성인듯 하다.
매일 마감에 허우적대면서도 경험하고 느끼는 부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 언론사에 갓 입사했던 때가 떠오른다. 그때는 육필(肉筆)이라고 해서 매일 스트레이트 기사 1개, 기획기사 1개씩 필사를 하고 일주일에 한 번 검사를 받아야 했다.
기라성 같은 선배 기자들은 어떻게 깊이 있으면서도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표현을 맛깔나게 할까, 정말 대단해보였다.
이 책을 통해 배우는 점이 많았고, 당시에 있었으면 나에게 정말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기교를 부리지 않으면서 짧고 간결하게, 그러면서 물 흐르듯이,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는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