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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seilleu Oct 23. 2016

팟캐스트 7개월하고 느낀점 ④

3편까지 무려(!!) 10개 항목에 대해 포스팅을 했는데 일단 4편으로 이번 연재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11. 녹음할 때와 음성편집할 때 느낌이 다르다. 


녹음할 때는 내가 괜찮게, 잘 말한 것 같은데, 막상 녹음편집 하려고 다시 들으면 느낌이 굉장히 다른 경우가 있다. 


가장 느끼는 점 중 멤버마다 각자의 언어습관이 있고 반복되는 말이 있다는 것이다. 내 경우는 ‘어떤’, ‘지금’, ‘어’, ‘그런’ 등의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또한 비슷한 말을 반복하거나 중언부언하는 내용이 들릴 때고 있다. 내가 들어도 귀에 거슬리기에 녹음편집 과정에서는 이런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삭제한다. 


아이러니 한 건 정작 녹음할 때는 내가 저런 단어를 자주 쓰는지, 했던 말 또 했는지 인지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간혹 ‘팟캐스트 할 때 이런 내용도 다뤘었나?’ 할 때가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내가 말할 내용이나 질문 내용을 생각하다가 다른 멤버의 말을 듣지 못해서 녹음편집 과정에서 처음 들을 때가 있는 것이다. 


녹음편집 하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좀 더 잘할 껄’ 하는 후회다. 특히 말을 버벅일 때, 말하려다가 내용을 순간적으로 잊어버려서 제대로 표현을 못했을 때, 이 얘기를 꼭 하려고 했는데 결국 못했을 때가 있는데 이런 게 들리면 나도 모르게 이불킥을 하게 된다.  


참고로 나는 녹음편집할 때 ‘믹스’하고 ‘크로스페이드’ 기능이 편해서 GoldWave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팟캐스트를 시작하기 전에 Cool Edit를 추천받았고 Audacity 프로그램도 썼는데 보통 이 프로그램들이 주로 사용되는 것 같다. 


요즘은 편집 그 자체보다 멤버 3명의 음성불륨을 맞추는 게 은근히 어렵다. 믹스하기 전에 잘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믹스하면 한 멤버의 볼륨이 높을 때가 있다. 

녹음할 때와 다시 음성 원본을 들을 때 느낌이 다르다. 


12. ‘불확실성’도 팟캐스트의 묘미가 아닐까? 


저번 포스팅에서 멤버들이 사전에 대본을 준비한다고 언급했었다. 여기서 대본은 연극 스크립트 개념이 아니라 해당 주제를 다룰 주요 항목 15개 정도를 질문형태로 작성하는 걸 의미한다. 


멤버들은 이 대본을 카톡방을 통해 최소 2일전 ‘공유’하게 된다. 그런데 항목만 공유하는 거지 서로 말할 내용까지 공유하는 건 아니다. 다른 멤버들은 어떤 얘기를 할 지 궁금하기도 하고 서로 대화하는 게 재밌다. 성별이나 나이 대가 다르기에 보는 관점이 달라 다양한 생각을 접할 수 있는데, 팟캐스트를 준비할 때마다 어떤 얘기가 나올지 기대된다. 


그리고 녹음하면서 다른 멤버들의 말을 듣다 보면 내가 놓쳤던 부분도 생각나면서 대본에 없는 주제가 진행될 때도 있다.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이 순간 애드립으로 즉홍적으로 질문 할지, 대본에는 있는데 초반부에 이미 언급이 됐으면 과감하게 생략해야 하는지, 이런 판단이 쉽지 않지만 짜릿하기도 하고, 재밌다. 


그리고 시간조절도 중요하다. 간혹 녹음하는데 집중하다가 시간이 훌쩍 지나서 예약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을 때가 있다. 다른 팀들 기다리고 있어서 빨리 방을 빼줘야(?)하고 준비된 걸 다 하지 못한채 급하게 마무리하는 비극(?)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보니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의외로 생각해야 할 점이 많다. 내가 말할 내용 생각해서 말하기도 바쁜 데 말이다. 

언젠가는 유투브 등 동영상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13. 포스팅을 마치며 


예전에 라디오나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내가 해도 저거 보단 잘하겠다’ 할 때가 있었다. 그런데 직접 팟캐스트를 하면서 이런 말을 하지 않게 됐다. 다른 사람의 방송은 듣기는 쉽지만 직접 하는 건 쉽지 않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매회 에피소드를 준비하면서 쉽게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늘 녹음시간 전까지 시간에 쫓겼고 때로는 내용소화를 충분하게 하지 못한 적도 있었다. 마치 시험공부와 비슷한 것 같다. 


간혹 팟캐스트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다. 물론 내가 좋아서, 재밌어서 하지만 늘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까 언급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건 물론이고 내 열정과 시간, 비용이 투자한 것에 비해 팟캐스트의 규모나 인기도가 높아지지 않을 때가 특히 그랬다. 


내가 남들이 다 아는 ‘유명인’이었다면 팟캐스트 홍보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될 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언젠가는 유튜브 등 동영상으로도 해보고 싶다.  


그래도 내가 다른 사람들과 팟캐스트를 만들어 가는 것도 좋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도 즐겁고, 팟캐스트가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게 된다. 

앞으로도 좋은 분들과 재밌고 진정성 있는 방송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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