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엄마, 이 아이스크림 이름이 바가누였어?
교사였던 나는 태교부터 참, 열심히 했다.
임신 중에 과학 전담을 맡게 되었을 때에는 참 불안했다. 약품이 많은 과학실에 상주하면서, 그 약품을 다루며 실험을 하는게 참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나의 긍정회로~!
"이게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엄마가 매일 과학적 사고를 하며 실험을 한다면, 아들은 완전 '이과형 천재'로 태어날지도 몰라~!"
그렇게 나는 방과 후에 사전실험을 하면서 교재 연구를 열심히 했고, 학생들과 함께 모든 실험 수업을 했다. 난 동영상 대체 수업은 단 1회도 진행하지 않았다. ^^
'이과형 천재', 나의 기대를 품은 아들이 2008년 9월에 태어났다.
당시 유행하던 삐*삐*119 도서를 바이블처럼 여기며, 읽고 또 읽었다. 뒤집기, 배밀이, 일어서기, 걷기 등이 개월 수에 맞게 딱딱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너무 신기했다. 신체적 발달에 못지 않게 두뇌 발달을 위해, 영어 노래 및 동화 들려주기도 열심히 했고, 이유식도 직접 만들어서 먹였다. 단호박, 야채, 닭가슴살 등을 이용한 이유식을 미리 만들어 냉동실에 얼려두었다가 아침에, 시댁에 아이를 맡길 때 함께 보냈다. 사서 먹이거나, 옛날처럼 국에 밥말아 먹이면 큰 일 난 것처럼...워킹맘이 참 열정도 뻗쳤다. 그렇게, 나는 육아도 일처럼! 성실하고 책임감있게 했다.
육아는 일처럼, 계획대로 '수행'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몰랐다(당시, 29살...참 어린나이였다.) 아이와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사랑을 느끼게끔 따뜻한 말을 더 많이 해줘야 한다는 것을....너무 늦게 깨달았다.
34개월이 되던 여름 어느날, 킴*존스(강남) 영어 책놀이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기다리던 홀에서 아들이 갑자기 물었다.
엄마, 이 아이스크림이 바가누였어?
나는 "아니야~! 이건 누가바야." 라고 알려줬다. "엄마, 왜 글씨를 반대로 읽어? 바가누인데..."
그 때 함께 다니던 언니(조카는 20개월 정도 빨랐다.)가 놀라서,
지금, 글씨 읽은 거 같은데?
에이, 설마...한글을 가르친 적이 없는데? 너무 놀라서 확인차, 받침없는 글자를 몇 개 가르켜보니, 더듬 더듬 읽었다. 대박~! 왼손잡이였던 아들은 글을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부터 읽었던 것이다. 당시 한글을 깨우치기 위해 방문 선생님을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우리 아들은 그냥, 엄마가 읽어주는 책으로 한글을 깨우쳤던 것이다
나는 킴*존스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 아들은 방문교사도 없이, 기저귀도 완전히 떼기 전, 34개월에 한글을 읽기 시작해 그림책 독서를 또래에 비해 빠르게 시작하였다. 동시에 정차없는 '선행' 고속열차에 탑승했다.
* 에필로그
어린 시기에 혼자 책을 읽으면, 글자 읽기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글의 맥락 이해, 장면 상상 등이 어렵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아들이 한글을 떼기 시작했지만 상상력과 창의력 향상을 위해 그림책을 잠자기 1시간전에 꼭 읽어주었다. 글밥이 꽤 많은 3학년까지도 책 읽어주기를 놓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제일 잘한 육아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