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리지 않게 해주세요
가끔씩 도로에서 보이는 가정용 업소용 LPG 가스통을 싣고 달리는 트럭...
그 트럭을 볼 때마다 머릿속에는 어떤 장면이 연상이 되면서
옛날 학창 시절, 중학교의 어떤 장소가 생각날 때가 있다.
트럭의 적재칸에 올려져 어디론가 운반되고 있는 회색의 LPG 가스통이
나로 하여금 가끔 그런 연상작용을 하게 한다.
가스통의 그 모양새가 옛날 중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보았던
그 통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니.... 그 통....
옛날에 TV에서 본 만화영화 '프란다스의 개'에서 '파트라슈'가 끌던...
수레에 실린 우유통과도 약간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비유를 하면 아마 옛날 중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보았던
그 통의 생김새가 잘 설명이 될 듯하다.
중학교 시절...
매주 월요일운동장에서 애국조회를 하고 있을 즈음이면...
교문을 통해 트럭 한 대가 들어와서는 학교 건물 뒤편으로
돌아서 화장실 건물로 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마치 LPG 가스통처럼 생긴 플라스틱 통을 여러 개 싣고
며칠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학교 안으로 들어와서는
남자화장실 옆쪽으로 가서 정차를 했다.
그 당시 대부분 학교의 화장실은 학교의 본 건물 안에 있지를 않고
본 건물과 좀 떨어진 곳에 별도로 화장실 건물이 있었다.
'화장실이?'
'왜?'
맞다!
초등학교 때도 그랬고...
중학교 때도 그랬고...
고등학교 때도 그랬다...
지금은 아주 지극히 당연한 것처럼 건물 내에 있어야 할 화장실을
건물 밖에 별도로 지어 놓았었다.
그 당시에는 건물 내에 있으면 절대 안 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그 당시 화장실 사진을 보고 나면
그 당시의 화장실이 왜 건물 밖에 있어야 했는지 금방 이해하고 머리를 끄덕일 것이다.
그렇게...
옛날의 남자화장실에는 지금 같은 타일도기로 되어 있는 개인별 소변기가 없었다.
그냥 시멘트로 된 맨바닥에 소변 흘러가라고 길게 홈을 파놓은 것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그런 남자화장실마다 플라스틱으로 된 커다란 깔때기를 꼽아 넣은 큰 소변통을 한 통씩
시멘트 벽 쪽으로 일렬로 여러 통을 늘어뜨려 세워 두었었다.
나중에 소변이 그 통에 가득 찰 때쯤이면 빈 통을 싣고 온 트럭이 와서는
소변으로 가득 찬 통으로 바꾸어 싣고서 수거를 해 갔었다.
도대체 소변을 왜 가져가는지...
어디로 가져가는지....
가져가서 뭘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다가...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에 둘리는 풍문으로 알게 되었다.
그때 떠돌았던 말인즉은, 소변에는 여러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중에 '요소'라는 성분이 수분 공급 능력이 뛰어나서
여자들 화장품 만드는데 들어가는 주요 재료로 쓰인다는 말이 있었다.
여자의 소변에는 그 성분이 없고 남자의 소변에만 그 성분이 들어 있다는 소문....
소변을 원료로 정력제를 만든다는 소문까지...
하지만, 소변을 모으는 도구와 방법의 용이성 때문에 나왔던 말일뿐,
남자의 소변에만 요소 성분이 들어 있다는 말도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정력제는 더더욱... 아니었다.
소변에서만 추출한 혈액 응고를 막는 우로키나아제(urokinsse)라는 성분이
뇌졸중 치료제의 원료가 되었다고 한다.
학교는 물론이고, 예비군 훈련장 버스터미널 등의 공공화장실 곳곳에
흰색 플라스틱 통을 배치하여 그렇게 대대적으로(?) 소변을 모아서 수거를 해갔었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그 소변을 해외에 수출까지 했다고 한다.
1970년대의 참고 자료를 찾아보니 화학 처리를 마친 소변 1Kg에 2천 달러...
소변을 수출해서 외화 150만 달러를 벌어들이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 시대의 남자화장실은 흰색 플라스틱 통이 아닌,
아주 깨끗하고 소변기들도 뽀얗고 매끄럽고 반짝이는 타일 도기로 잘 갖춰져 있으며
팔거치대가 있는 장애인용 소변기까지 갖추고 있고,
일렬로 벽을 보고 나열되어 있는 모습이 간결해 보이기까지 하다.
그 소변기 위에는 항상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한 걸음만 더 가까이...."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죠!"
"흘린 티 안내는 남자가 신사다"
''튀'는 행동은 절대 용서치 않겠다"
요즘 남학교 화장실은 어떤지 모르지만,
일반 공공 화장실이나 고속도로나 국도 휴게소에 있는 남자화장실의 소변기 안쪽에는
도대체 날아갈 생각을 않는, '검은 쇠파리'들이 한 마리씩 딱~하고 붙어 있다.
"더 바짝 와라"
"흘리지 마라"
''오줌 튀면 뒤진다"
남자들이 그런 문구대로 따르게 만드는 것이 '검은 쇠파리'의 임무이며,
그 '쇠파리'는 지금도 어디에선가 임무 중 항상 남자들에게 계속 저격(?)을 당하고 있다.
그 당시 중학교 남자 화장실??
그 소변통 위에는 이렇게 쓰여있었다.
나는 절대로 중학교 때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 추억은 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