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는...조리개와 셔터 속도의 추억
오래되었다.
DSLR 카메라를 수납장 큰 서랍에 넣어두고 잊고 지낸 지...
꽤...
오래되었다.
요새 스마트폰 카메라의 기능은 이제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워낙 좋다.
손바닥만 한 기기에 파노라마, 아웃포커스.... 기타 등등 할 것 없이
불필요한 부분 삭제 기능까지 탑재되어 있으니 말이다.
덕분에 무겁고 부피 큰 DSLR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서랍 깊은 구석에 방치된 세월의 먼지만 쌓여가고 있었다.
나 역시 그렇다.
DSLR 카메라가 나에게 있다는 사실조차도 망각한 채로...
게다가 카메라를 어디에 두었는지도 모른 채로 10년 이상을 지내온 것 같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일상의 모든 순간을 편리하게 기록하게 해 줬다.
친구들과의 근사한 저녁 식사, 길을 걷다 우연히 만난 귀여운 강아지,
출근길 하늘을 물들인 노을까지...
굳이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언제든 ‘찰칵’ 한 번으로 충분했다.
스마트폰 덕분에 사진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찰나의 기록이자 소통의 도구가 되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가 아무리 발전해도 DSLR의 고유한 감성과 전문성을 온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스마트폰은 모든 것을 편리하게 만들어주지만, DSLR은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렌즈를 고르고...
조리개와 셔터 속도를 조절하는 과정 자체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더 큰 이미지 센서에서 오는 압도적인 화질 차이는 무시할 수 없다.
같은 피사체라도 DSLR로 찍으면 색감이 훨씬 풍부하고,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담아낸다.
또, 다양한 종류의 렌즈를 교체하며 사진의 느낌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점도
DSLR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며칠 전, 무심코 서랍을 열었다가 그곳에 잠들어 있던 캐논 650D를 발견했고
내가 예전에 DSLR 카메라를 샀었고 사진을 참 많이 찍고 다녔다는 것을
낯설게.... 아주 어색하게 기억을 해냈다.
캐논 EOS 시리즈 같은 고급 카메라는 아니었지만, 발리 여행을 갔을 때도...
보라카이 여행을 갔을 때도...
그곳의 자연 풍경과 푸른 바다를 너무 멋지게 담아주었던 녀석이다.
니콘, 펜탁스, 올림푸스, 파나소닉...
그리고 미러리스, 하이앤드 카메라라고 불리던 녀석들도 생각나지만,
캐논 650D 이 녀석은 내게 특별한 추억들을 선물해 주었다.
그 추억을 잠시 떠올려보면서 묵직한 카메라를 들고 피사체에 집중하던 그 순간...
그 기억들이 다시금 소중해진다.
이제 다시,
감성을 담은 감각 있는 사진을 찍고 싶다.
배터리를 충전해서 끼워 넣고 렌즈 캡을 열고 뷰파인더를 들여다본다.
셔터를 눌러본다.
'찰칵'
셔터 소리가 정겹다.
사진을 찍기 위해 렌즈를 돌리고... 초점을 맞추고...
잊고 지냈던 행동의 기억이 자연스럽다.
스마트폰 카메라든 DSLR이든, 기계적인 성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딱 한 가지가 있다.
바로 '구도'이다.
아무리 값비싼 장비로 찍어도 '구도'가 좋지 않으면 평범한 사진이 되고
'구도'만 잘 잡으면 스마트폰으로도 근사한 사진을 찍어낼 수 있다.
'같은 사진, 다른 느낌'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것이다.
사진을 찍을 때의 '구도'는 그만큼 중요하다.
오랜만에 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동네 골목을 걸어보면
담벼락에 핀 작은 꽃에도,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에도 눈길이 갈 것이다.
조리개를 활짝 열어 배경을 흐릿하게 만들고 꽃에 초점을 맞추면 마치 꽃이 혼자 빛날 것이다.
엽서 그림처럼.. 예쁠 것이다.
또한, 멋진 사진을 위해서라면 카메라 가방을 어깨에 메고 다니는 불편을 나는 감수할 수 있다.
나는 이제 사진 찍는 것을 제대로 배워볼 것이다.
대충 한 컷을 찍는 것이 아니라, 한 컷을 찍어도 예술 같은 사진을 얻고 싶다.
세상과 꽃과 사람과 하늘과 산과 바다, 그리고 커피 한 잔까지,
모든 것을 아름답게 담아내고 싶다.
내가 찍는 세상은 최고로 멋진 세상으로 담아내고 싶다.
잊고 지냈던 카메라를 다시 들고,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 즐거움을
다시 한번 만끽하고 싶다.
* DSLR : Digital Single-Lens Reflex Camera 라는 뜻, DSRL은 잘못된 표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