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물들지 못한 오늘의 페이지
늦은 밤,
창을 두드리는 10월의 비,
촉촉이 저~ 아래 아스콘 바닥을 적시고 있다.
차갑지도, 미지근하지도 않은 그 경계가
오늘 하루 아쉬웠던 마음과 닿아...
아직 푸르른 은행잎은
미련처럼 새벽 가로등 불빛 아래서
젖은 채 가로등 불빛을 흡수하고,
붉어지려 기다리고 망설이는 단풍잎들은
덧없이 흐른 봄과 여름 시간의 서글픔을
대변하는 듯하다
계절의 서툰 발걸음이 머무는 곳,
물기 어린 공기 속에서 가을 숨을 쉬고 있다.
가지 끝에 매달린 희망처럼 떨다가
결국 놓쳐버린 수많은 순간들.
우수(憂愁)처럼 스미는 빗소리 속에
미처 다 펼치지 못한 오늘의 페이지를 덮고,
아직 채 물들지 않은 채 잠든 잎들처럼
"내일은 다를까..."
홀로 물어보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