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쉬다"라는 그 당연한 동사가
# 생후 21일 째
# 몸무게 : + 30g => 820g
수유 : 3cc 씩 3시간마다 8번
산소포화도 대체로 90~93% 선 유지
패혈증 증세 있어서 균 동정 중
# 뇌척수액 검사 결과 체크할 것
산이야 오늘은 교수님 회진을 큰 애기들이 있는 2NICU부터 한 덕분에 너를 10분이나 더 볼 수 있었던 럭키한 날이었어. 다시 요가의 아기자세로 누워있는 너의 등에 커다란 밴드가 붙어 있더라. 패혈증 증세가 감지되어서 선제적으로 뇌척수액 검사를 한 탓이었지. 요추천자 검사. 동의서를 쓸 때마다 매번 가슴이 떨리는데,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고생했을까 다시 한번 생각했어.
지금 우리 산이는 씩씩하고 용기있게 잘 이겨내주고 있고 몸에 나쁜 균들이 들어온 와중에도 맘마도 잘 먹고 잘 해줘서 엄마는 너무너무 감사해 ..
우리 아들 엄마가 정말 너무너무 사랑해
다른 장기에 비해서 폐가 조금 더 많이 자라야 한대, 산아.
그도 그럴것이, 만삭으로 태어나는 아기들의 경우에도 폐가 가장 늦게 성숙되고 완성되는 장기라서 15주나 일찍 태어난 우리 산이는 훨씬 많이많이 자라야겠지... 돌 때까지는 우리 아들의 폐가 엄마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될 것 같아.
숨을 쉬다라는 그 평범한 말이 갖는 힘이라는게 그 중요성이라는 게 얼마나 컸었는지
너의 산소포화도 그래프를 보면서 한 번씩 울리는 기계의 경고음을 들을 때 마다 실감해
아직 채 펴지지 못한 너의 폐들이 쫙쫙 다 폐지고, 아직 영글지 못한 폐포들이 송긍송글 더 영글어서,
기계로 억지로 밀어넣도 있는 산소를 니가 스스로 호흡하고 뱉어내고 할 수 있게 되기를.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당연한 그 일이 너에게도 당연한 일이 되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숨을 쉬다, 먹다
생명을 가진 것들 누구에게나 당연한 이 동사가 아직 여린 우리 아들에게만 조금은 힘겨운 일이어서
엄마는 마음이 아파.
하지만 시간은 부지런히 흘러서 곧 당연한 것들이 당연해지는 그런 당연하고 평범한 날들이 올거야.
그런 나들이 와도 엄마, 당연한 것들에 감사하고 감사하고 또 감사할게.
3주차 고비를 넘기고 내 앞에서 숨쉬고 있는 너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