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이 매거진의 글들은 지금 시점에서 제 생각을 적는 에세이들과, 지난 넉달간 제가 적어온 일기글을 다시 정리한 글들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날짜가 제목인 것은 일기글입니다.)
호두야 오늘은 엄마가 처음으로 너를 만난 날이야.
엄마가 열달을 꽉꽉 눌러서 품고 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너무 빨리 세상에 너를 선보여서 정말 너무너무 미안해. 매일매일 너는 어떻게 생겼을까, 어떤 얼굴일까 상상하고 그려왔는데 그렇게도 작디작고 여리디 여린 너를 보았을 때는 차라리 이 모든게 꿈이었음 했어.
있잖아, 호두야. 엄마가 정말 너무너무 미안해. 우리 아기 덜 힘들게 엄마가 꼬옥 잘, 같이 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우리 아들이 엄마 때문에 인생 초년부터 고생이구나 싶어서 미안하구 죄스러워.
그래도 호두야, 엄마가 믿는신, 할머니가 믿는신, 외할머니가 믿는신이 꼭 힘을 합쳐서 너를 건강하게 엄마 품으로 데려와 줄거야. 니 귀여운 손을 잡고, 니 보드라운 머리를 감기고, 엄마가 너에게 젖을 먹이고 안아주고, 우리 같이 노래 부르고 할 날들이 생각보다 금방 올거야.
우리 아들아, 엄마 아빠랑 느리지만 천천히 가자.
엄마는 이제 시간이 아주 많아서 니가 아무리 느리더라도 너를 기다리고 같이 갈 거야.
몸은 우리가 떨어져 있지만 너는 처음 엄마 뱃속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엄마 안에 있어.
그러니까 무서워하지 말고 용기를 내. 엄마도 좋은 것만 생각할게. 씩씩하게.
그리고 나중에 건강해져서 엄마 옆에 오면 엄마 많이 많이 혼내줘. 아빠도 우리 호두 엄청 사랑한대.
내일 또 보러갈게 매일매일, 너가 거기서 나오는 그날까지. 매일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