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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 Sep 30. 2017

프로이트의 심리학

캘빈 S.홀 저 / 민희식 역

심리학은 심리학을 배워야겠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독서의 과정, 나를 찾는 과정의 연장에서 시작되었다. 현대의 심리학을 이루는 세 학자는 프로이트, 아들러와 융이고 그 중 프로이트를 중고 서점을 거닐다가 우연히 집어들게 되었다. 책이 얇게 나와 있어서 부담없이 펼 수 있었다.


1. 프로이트와 심리학

프로이트는 1856년 모라비아의 프라이베르크에서 태어나서 1939년 런던에서 생을 마감했다. 프로이트의 긴 생애는 세계 과학사상 가장 창조적이었던 시대와 일치한다. 프로이트는 원래 생물학을 연구하다가 의과대학에 입학해 역학적 심리학이라는 개념을 연구하게 된 것이다. 사람의 심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최초의 시도인 셈이다.

2. 인성의 조직

이드(ID) - 자아(EGO) - 초자아(SUPEREGO)

사실 이 개념이 가장 나에게 영감을 주었다. 나는 내가 지금 하는 생각, 내가 지금 하려는 행동, 내가 뱉는 말들을 돌아볼 때면 나는 보통 이것이 본능적인 일인가? 혹은 이성적인 일인가? 고민하곤 한다. 그리고 최근의 관심사는 내가 하는 행동 자체가 정치적 혹은 도덕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인데, 나는 나의 행동이 내가 처한 상황이 나에게 의미가 없으면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나를 관찰하고 있다. 그리고 나의 이런 판단은 '초자아'의 발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드는 쾌락 원리에 의해 작동한다. 자아는 목표를 해결하기 위한 논리적인 행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일을 한다. 그리고 초자아는 자아의 논리적 행동을 비판적, 도덕적으로 고민하는 기능을 한다. 이드는 자아를 만들고 자아는 초자아를 만든다. 프로이트의 이론을 내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내가 요즘에 느끼는 고통은 수많은 타인들의 '자아'들의 작동이 '초자아'와 전혀 무관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삶을 대하는 자세가 바뀌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그전의 나는 두려움을 계속해서 회피하는 식으로 행동했다면, 이제는 주로 정면으로 맞서는 쪽을 택하고 또 몇번이고 두려움을 몰아내는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삶의 자세를 연습하고 있는 중이다.


3. 인성의 역학

심리적 에너지 : 위의 인성의 세 가지 체계에 작용하는 에너지의 형태를 심리적 에너지라고 한다. 육체적 에너지와 심리적 에너지는 전이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전이들이 어떻게 일어나는 지 모른다.
본능 : 인성 작용에 사용되는 에너지는 모두 본능에서 얻어진다. 본능은 '원천, 목표, 대상, 기동력' 등을 내재하고 있다.
집중과 반집중 : 집중은 추진하는 힘을 말하고 반집중은 그것을 억제하는 힘이다. 반집중은 '내면적 욕구불만' 으로 설명할 수 있다.
불안 : 신체의 내부 기관에서 발생한 흥분이 야기하는 고통스러운 정서적 경험

4. 인성의 발달

동일시 : 동일시는 외부의 대상(대체로 타인)이 지닌 특성을 자신의 인성 속에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타인과 성공적인 동일시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은 그 사람의 닮은꼴이 된다.

'동일시' 라는 개념을 익으면서 나의 행동을 돌아볼 수 있었는데, 나는 내가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이들의 행동을 따라하곤 한다. 이것은 무의식적이면서도 의식적인 행동인데, 타인이 너무 아름다워서 내가 그처럼 되지 않고는 못 배기기 때문이다. 그것은 행동이 될 수도 있고 말투가 될 수도 있고 그가 좋아하는 취미가 될 수도 있다. 나는 그냥 '닮아간다'라고 생각하곤 했다.

자아의 방어 기구 : 자아의 중요한 과제는 위협과 위험을 처리하는 일이다. 자아는 현실적인 문제 해결법을 선택함으로써 윟머을 다스리며, 때로는 현시을 부정하고 날조하고 왜곡하며 인성의 발달을 저지함으로써 불안을 감소시키려고 한다. 이 중의 후자의 방법을 자아의 '방어 기구'라고 한다.

- 성 본능의 발달

이 부분은 프로이트가 생의 후반에 아주 푹 빠진 부분이다. 이전에 나는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읽었는데, 굉장히 힘들게 읽었다. 꿈의 모든 부분을 성적인 원인으로 해석하는데 그다지 와닿는 이론은 아니었다. 이 파트를 읽으면서 프로이트 자신이 '남성'인 탓일까 읽으면 읽을수록 여성혐오의 기운이 느껴졌다. 그리 집중해서 읽지 않고 휙휙 넘겼다.


인성의 발달은 두 가지 중요한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일어난다. a) 자연적 성장에 따른 성숙과 b) 욕구불만을 극복하는 법, 고통에 대처하는 법, 갈등을 해결하는 법, 불안을 해소시키는 법 등을 학습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5. 안정된 인성

결론적으로 말해, 안정된 인성의 소유자란 어떤 심리적인 작업을 행함에 있어 그 심리적 에너지를 비교적 변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이런 작업의 명백한 성질은 이드, 자아, 초자아의 구조적 및 역동적 특징에 의해 정해지고, 이들 삼자간의 상호작용, 그리고 이드, 자아, 초자아의 발달사 등에 의해 결정된다.


사실 나는 안정된 인성까지 궁금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책의 뒤로 갈 수록 집중해서 읽지는 않았다. 프로이트가 이야기한 바와 같이 안정된 인성이 완벽하게 정의된 무언가가 아니고 다양한 형태를 띠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나는 이전과 나를 관찰하는 방법이 조금 달라짐을 느꼈다. 내가 지금 어떻게 움직이는지 한번 더 질문할 수 있고 또 이런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는지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관찰은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는데, 또 어떤 사람의 인성의 특징적인 부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드의 풍부함이 아름다운 사람도 있고 자아의 선명함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람도 있고 태양 같이 빛나는 초자아를 지닌 사람도 있다. 프로이트의 텍스트 자체도 어차피 이론일 뿐이고 맹신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른 텍스트들을 읽고 나서 그의 생각이 여성혐오적이라는 사실도 인정해야 했다. 그렇지만 그의 치밀한 분석과 인간 심리를 과학으로 풀어내려는 시도에는 찬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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