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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 Nov 03. 2017

일상에서 민주주의 대화 실천하기 #1

포스텍 영재기업인 홈커밍 부스에서

안녕하세요! 디모스 중의 하나 #스타 입니다. 지난 주말, 제가 속한 단체에서 일상에서 민주주의 대화를 시도해 보았어요. 그에 대한 경험을 공유합니다.


#디모스라는 모임을 시작하구 그곳에서 대화를 하다 보면, 다른 모임에서 느낄 수 없었던 특별함을 느낀다. 이런 특별함은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구성원들도 그렇게 생각했고 그것은 우리가 보다 '민주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서 모였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우리 밖의 '다른 사람들'과도 민주적인 대화를 시도하고 실천으로 옮긴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나는 이런 대화가 우리의 모든 일상에서 이루어지기를 원한다. 그래서 다른 단체, 다른 사람들과도 시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너무 당연하지만 #디모스와 같은 경험을 공유하지 않고 앞서 설명한 '민주적'인 방법으로 대화하는 일은 항상 각자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기 때문에 대화 내에서 최소한으로 정하고 시작할 '그라운드 룰'이 필요하다. 디모스에서도 제일 처음에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말할지'부터 공유하고 시작하였고 이것은 그때부터 우리가 대화하는 방법과 과정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나는 수없이 말하고 듣고 읽고 쓰지만 '다 같이 어떻게 말하고 들을지'에 대해서 고민해본 경험이 별로 없다. 내 학교 생활에서는 그랬다.


+ 모두에게 존댓말 사용하기 라는 규칙도 있었다.

지난주 토요일 내가 속해있는 단체인 '포스텍 영재기업인' 에서 홈커밍 행사가 있었고 거기서 부스를 신청하여 신청한 구성원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내가 시도했던 프로그램은 2시간 내에 가장 민주적으로 일상적인 대화들을 나눠보는 경험이었다. 또한 가능하다면, 지금 디모스에서 펀딩을 하는 것처럼 집에서 굴러다니는 동전을 가져와 다 같이 나눈 경험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바로 펀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룰과 경험에 대해서 설명하고 배우는 일도 좋은 일이지만, 대화를 시작해서 각자의 의견을 말하면서 이야기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라운드 룰은 종이로 배포하고 처음 시작할 때 3분 정도 설명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텍스트는 #디모스 에서 영감을 받아 #doitwithcoin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디자이너 @noam의 포맷을 가져왔다.


장소는 마이크임팩트 루프탑이었고 분위기는 이렇게 널브러져 있는 분위기였다ㅋㅋㅋ 원래 #doitwithcoin 프로젝트는 먹을 것을 담을 그릇과 다 먹고 나면 '동전'을 담을 그릇을 포함한 프로젝트인데, 대체할 그릇을 준비하지 못한 관계로 바닥에 그냥 널브려뜨려 놓았다.


우리의 대화는 간단한 '자기소개'에서 시작해서 '근황토크'로 번져나갔다. 근황토크를 하면서 자신이 공감하는 부분에는 살짝 자기 이야기도 덧대어보기도 하고 하는 식으로 물고기 떼처럼 대화를 이어나갔고 그렇게 근황토크를 한바퀴 했다. 재미있게도 10월이라서 그럴까 명절 이야기가 많이 나왔고 명절 때 집에서 겪은 고통과 가족과의 갈등에 대한 문제가 나왔다. 각자의 고통스러움이 공유되었고 왜 우리는 가족들 중에서도 '부모님'과의 관계형성, '부모님'의 말에 그렇게 고통을 받을지 이야기했다. 또 친구들과의 갈등 문제도 나왔고 이것을 고민이라고 이야기한 분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친구들과의 먼저 갈등을 겪은 분이 자신은 이런 문제를 겪었고 이렇게 한번 시도해 보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른 혐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대화가 갑자기 페미니즘과 '메갈리아/워마드'를 분리해내는 쪽으로 흘렀고 이때부터는 우리가 익숙한 흐름의 대화로 바뀌어버렸다. 특정한 의견에 동의하지 못하고 그것이 왜 그렇게 되는지 반박하는 일종의 토론같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이것은 걷잡을 수 없었고 사회자였던 나와 '심판'이었던 분도 같이 이 토론에 참여하면서 내가 의도했던 "완전히 공감하고 보다 더 발전적인 대화" 와는 조금 멀어졌다. 그리고 시간이 끝나서 말하기가 흐지부지 끝나버렸고 마무리가 동전을 내가 어떤 문제에 어떻게 사용할지 까지 가지 못했다. 아쉬웠다.


시간을 조금 두고 지난 대화에 대화가 어떠했는지 고민했고 부족한 점들이 하나 씩 보였다. 그래서 이번에 시도한 대화에서 얻은 피드백을 정리했다.


준비 부족으로 대화에 참가하신 분들에게 사전에 문서가 배포되지 못했다. 진행자의 준비부족ㅠㅠ

그렇다 보니 룰에 대한 설명이 현장에서 이루어졌고 아무래도 이것은 기존의 대화와 마음을 다르게 써보자는 시도에 대한 전달이 잘 안되었다.

그런데, 사전에 배포했어도 '민주주의'라는 단어에 대한 각자의 이해와 '페미니즘'에 대한 고민도 해본 적이 없을 수 있으므로 이것을 현장에서 어떻게 설명하고 대화에 적용해야 할지 조금 고민이 생겼다. 만약 자신이 '말을 하고 싶은데' 이것이 차별적인 요소를 담고 있거나 다른 이에게 상처를 줄지 모르겠다 하는 상황이라면 그 상태를 표현하는 몸짓("빤짝빤짝><><") 같은 것이 필요할까? 생각했다.

앞서 친구에 대한 갈등의 대화에서 '나이'라는 권력에 의해서 작용하는 '멘토'의 조언보다는 그냥 먼저 한 번 경험한 이의 경험으로 다가갔을 것이라고 기대하는데, 고민을 이야기해주신 분께 아직 그 문제를 여쭙지 못했다.

중간에 페미니즘과 '메갈리아/워마드' 논쟁은 복기해보니 분명 누군가 '반대'하는 뉘앙스와 '지적'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쟁이 조금 커졌고 이것을 '진행자'인 나와 '심판'이 대화의 흐름 자체를 지적하지 않고 토론 자체에 참여해 버리면서 각 이야기에 속한 '개인'들의 경험과는 멀어지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점잖은 토론과 같은 형태로 대화가 바뀌어버리고 말았다. 이때, '진행자'가 조금만 더 현명했더라면 바로 반대 의견을 캐치하고 생각의 의자로 보내거나 보다 발전적인 형태의 논의로 이끌었어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분명 #디모스 내에서도 이런 식으로 대화가 일어날 수 있었는데, 한 번도 기존과 같은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이런 대화 상황에 대해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대응이 늦었다ㅠㅠ 모두가 #디모스와 같은 경험과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잊은 것이다. 이것은 충분시 사전에 대화 구성원들과 이야기해보는 경험을 통해 진행자가 룰에 대해 '민감해' 지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처음에 의도한 '동전 펀딩'까지 가기 위해서는 동전을 각자 보관하거나 동전을 넣는 '의식'이 필요했는데 역시 준비가 부족하다 보니 대화 중에 동전을 모으는 경험을 해볼 수 없었다. 그런데 문제와 그것의 해결방법이 수학 문제처럼 대응되지 않다 보니 바로바로 동전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랐다. 동전을 대체 '언제 넣는지'에 대해서 룰이 없었다.

끝나고 나서 나는 대화에 참가한 동전을 모아서 돌려주기 애매한 상황이었고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했다. 너무 감사하게도 그 날은 토요일이었고 집회가 많이 몰리는 날이었다. 행사장은 광화문과 가까웠고 광장에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중에서 나는 기부할 수 있는 곳(청소년희망플랫폼)을 찾아냈고 동전을 넣었다..! (가지고 있던 동전을 완전히 다 넣지 못했다. 왜지? 모두의 동의가 없었으니 두려워서?)


내가 처음에 의도한 흐름과 내용대로 가지 않아서 끝나고 나서 기분이 약간 찌뿌둥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윽... 그렇지만 광장을 걷고 또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에 참여한 이들에게 간단하게 다시 대화의 경험에 대해 물으면서 어떤 방법으로 대화를 할지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야호! 앞으로 내가 가능한 장소와 사람들이 생기는 대로 계속 일상의 민주주의 대화 실천하기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려고 한다.


#디모스 감사합니다. 또, 디모스를 일상에서 시도할 수 있게 더 고민하는 #doitwithcoin 프로젝트에도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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