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파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죠
내 삶에 여러 가지로 스며있는 노가다.
굳이 농약 안치고 굳이 잡초 뽑으면서 농사를 짓는 노가다.
시판 소스를 쓰지 않고 2시간 동안 졸여가며 소스를 만드는 노가다.
이펙트 없이 몇천 장씩 그려가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노가다.
누군가는 '참 힘들게도 산다'하고 누군가는 '와 멋지다'라고 해준다.
나는 왜 편하고 쉬운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데 굳이 힘든 방법으로 갈까?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결과물이 성공되었을 때의 기쁨이 과정의 고통을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달고 맛있는 단호박을 키워냈을 때의 기쁨.
소스를 발라내어 구운 치킨 스테이크가 콧노래가 나올 정도로 맛있을 때의 행복.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작품이 되는 성취감.
러너스 하이를 느끼듯 고통의 순간과 고통을 넘어가는 쾌감에 중독되듯
편한 길을 찾기보단 정성이 들어가고 멋지게 만들어 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나는 예쁘다는 말보다는 멋지다는 말을 좋아한다.
'여자라서 예쁘다는 말을 더 좋아해야지!'라는 어른들이 말에도 '여자는 멋있으면 안돼요?'라고 반문했었지.
- 멋있다(형용사)
1. 눈길을 끌 만큼 세련되거나 잘 어울려 조화로운 상태에 있다.
2. 매력이나 품격이나 운치를 자아내는 상태에 있거나 참된 요소를 바탕으로 가진 상태에 있다.
무협용어를 빌려 말하자면 내공이 쌓여 기가 갈무리 되고 그 힘을 느끼는 상태. 어떠한 경험이나 지식이 쌓여서 알게 모르게 그것이 배어 나오는 상태를 말한다.
나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요행을 바라기보다는 정도를 거쳐 나만의 경험을 쌓아 그것을 운용하고 응용하는 단계를 가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것은 평생 해야 하는 장기 프로젝트이기에 속도가 빠를 때도 느릴 때도 있지만 결국 나만의 방법으로 나만의 멋짐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멋지려면 노가다를 해야 한다. 요행의 멋짐은 한순간일뿐이고 영원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