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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호 Mar 22. 2020

후기 - 여행을 끝내며

후기 - 여행을 끝내며


12월 31일 서울을 출발하여 2월 18일 서울에 도착하였으니 50일 걸린 여행이다. 아프리카 트래블 컴퍼니가 운영하는 CN-43 오버랜드 캠핑 투어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1월 4일 출발을 위한 사전 미팅을 시작으로 2월 15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트럭에서 내릴 때까지 43일이 걸렸다.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느낀 점은 이번 여행은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하는 여행이란 것이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곳에서 트럭을 타고 장시간 이동해야 하며 매일 텐트를 치고 걷으며 텐트에서 잠을 자야 함은 물론 식사도 야외에서 먹어야 한다. 습기가 많은 더운 지방에서 텐트 안에서 숙면을 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많고 비라도 오는 날은 텐트에 비가 들이치지 않도록 창문을 모두 닫아야 하는데 눅눅해진 슬리핑백으로 후텁지근 함을 견뎌야 한다. 장거리 이동시에는 새벽 5시 이전에 기상해서 6시만 되면 출발해야 한다. 모기와의 싸움도 불편함 중 하나다. 모기기피제를 바르지 않으면 어느새 모기에게 여러 군데를 물리고 가려움에 시달린다. 그렇지만 아프리카를 경험하기에는 좋은 여행이다. 젊었을 때는 한 번쯤 해볼 만한 여행이라고 본다. 아프리카는 다른 곳과는 달리 트럭을 이용한 오버랜드 투어를 이용하지 않으면 구석구석 보기 쉽지 않다. 제한된 대중교통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오버랜드 여행을 이용하지 않으면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가능한 도시 위주의 여행 만이 가능하다. 사막 한가운데나 공원 한가운데에서 캠핑을 하는 묘미 또한 이런 여행이 아니면 맛보기 어렵다. 그래서 아프리카 오버랜드 투어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해야 한다. 


오버랜드 투어를 계획하는 사람들을 위해 몇 가지 적어본다. 계절 적으로는 건기인 7월부터 10월이 적기이다 그러나 여행객이 많아 좁은 트럭에서 시달리는 건 피할 수 없고 여행 가격도 비싸진다. 그래도 건기를 선호하는 것은 동물을 보기 쉽다는 점이다. 건기가 되어야 물이 귀해져 물가에서 기다리면 많은 동물을 쉽게 볼 수 있다. 반면 우기에는 물이 풍부해져 동물을 찾아다녀야 하며 그나마 숲이 우거져 찾기가 어렵다. 그래도 빅 5중 한두 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볼 수는 있다. 4x4 짚을 타고 게임 드라이브 즉 사파리 투어는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먹는 물과 위생을 조심해야 하는데 병에든 생수는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 손은 자주 씻는 것이 좋다. 매끼 식사는 함께 다니는 셰프가 준비해 주지만 한식은 먹을 수 없다. 아침과 점심은 샌드위치 위주이고 저녁식사는 쇠고기나 닭고기 혹은 파스타 정도이다. 한식을 먹고 싶다면 고추장과 밑반찬을 따로 준비해야 하지만 그나마도 밥이 없어 빵에 발라먹어야 하니 한식은 거의 포기해야 한다. 다만 신라면 수프를 준비하면 가끔 뜨거운 물에 풀어 속을 달랠 수 있다. 나머지 준비물은 투어 회사에서 제공하는 여행 안내서에 있는 대로 준비하면 된다. 와이파이 사정은 좋지 않으니 감안해야 한다. 심카드를 사도 도시를 벗어나면 연결이 안 되는 곳이 많으며 캠프장도 와이파이가 되는 곳이 있고 안 되는 곳이 있다. 그나마 되는 곳도 별도로 돈을 받는 경우가 많다. 와이파이 속도는 포기해야 할 것 중 하나다. 카톡 문자 정도 가능하지만 사진은 매우 오래 걸리거나 아예 안 나가는 경우도 많다. 와이파이가 되면 카톡 통화는 가능하다. 말라리아 예방약과 충분한 모기기피제는 필수품이니 반드시 준비해야 하고 모기에게 물린 곳에 가려움을 덜어주는 약도 필요하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사진 찍히는 걸 싫어한다. 그냥 카메라를 들이대면 욕을 먹거나 돈을 요구받는다. 조심해야 할 사항이다. 좋은 사진을 많이 찍고 싶다면 무겁지만 망원렌즈를 준비해야 한다. 현지인들은 대체로 순박하지만 도시에서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 친절을 가장해서 접근하고 강도로 돌변하기 일쑤다. 도시건 시골이건 현지인의 접근에는 아예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도와주는척하면서 무언가를 챙기기 위해 접근하기 때문이다.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언제나 새로운 것에 익숙해져야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또 헤어져야 하니 인생과 흡사하다. 어려움이나 즐거움도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될 뿐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지만 다른 여행과는 달리 여행이 항상 즐겁지만 않다는 것이다. 그만큼 힘들고 체력소모가 많은 여행이었다. 참고로 아프리카 오버랜드 트럭킹을 계획한다면 오버랜드 여행회사로 직접 연락하여 비용 네고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여행사나 에이전트를 통하면 정해진 금액을 다 내야 한다. 아프리카에서 오버랜드 여행을 제공하는 여행사는 3개 사가 있다. Africa Travel Company, Nomad 그리고 G-adventure이다. 내가 이용한 ATC의 웹사이트는 www.africatravelco.com이다. 어느 회사건 직접 접촉하는 것이 좋다. 젊은이들에게는 어떤 방법으로든 아프리카를 경험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역사를 공부하고 가는 것이 필수다. 아프리카는 인류의 발원지로 인류가 가장 오래 산 곳인데 지금은 왜 가장 후진적인 대륙으로 남게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모든 젊은이들과 함께 숙고해보아야 할 것이라 생각하며 아프리카에 대한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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