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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호 Mar 22. 2020

케냐 커피농장을 방문하다

2020. 2. 17.

케냐 커피농장을 방문하다.


아디스아바바로 가는 비행기 시간이 오후 5시 반이다. 오전에 커피농장을 방문하고 오후 이른 시간에는 커피공방을 가보기로 계획을 잡았다. 나이로비에서 가까운 페어뷰 커피농장에 전화를 했더니 한 명의 방문자도 투어가 가능하다고 한다. 우버를 하는 로버트의 차를 공항 갈 때까지 사용하는 조건으로 3500실링을 주기로 하고 대절했다. 농장은 숙소에서 30분 거리인데 로버트가 길을 잘못 들어 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9시까지 가기로 했는데 10시에 도착했다. 


투어가이드인 호텐시아와 함께 커피농장 투어를 하고 나니 거의 12시가 되었다. 투어 비용은 30불이다. 농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커피 가공 공장을 둘러본 후 커피 종류별로 시음해 보는 것으로 대략 2시간이 걸렸다. 커피의 원산지는 에티오피아지만 케냐 커피가 좋은 이유는 재배 시스템을 영국인들이 잘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커피의 품종은 아라비카와 로부스트 두 가지가 있는데 에티오피아와 케냐는 아라비카 커피만 생산하고 있다. 아라비카 커피는 맛이 뛰어난 고급 커피로 병충해에 취약하며 해발고도 1000 m 정도 높은 곳에서 생산이 가능하고 생산량도 제한적이다. 병충해에 강하고 저지대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로부스트종은 대부분 인스턴트 커피의 원료로 사용된다. 아라비카 커피의 질을 결정하는 날씨와 흙의 성분 그리고 재배지의 고도는 에티오피아나 케냐가 비슷하다. 기온이 연중 섭씨 15도 이상을 유지하면서 서늘한 고원 지방 날씨로 재배지의 고도가 1000m 이상이 되어야 한다. 토질도 붉은색의 화산재가 많이 섞인 흙으로 물 빠짐이 좋아야 한다. 케냐에서는 1904년에 영국인들에 의해 처음으로 커피가 생산되었다. 케냐 커피의 등급은 AA, AB, PB, C 4등급으로 나눈다. 원두의 크기가 크고 품질이 좋은 커피가 AA이며 그다음이 AB, C 순이다. 일반적으로 커피 열매 하나에 원두 2개가 나오지만 열매의 3% 정도는 원두가 하나 나오는데 이 커피가 PB이다. 일반 원두와는 달리 원두가 둥근 형태여서 로스팅 시간이 일반 원두보다 짧다고 한다. 


농장 방문을 끝내고 나이로비 시내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커피공방을 갔다. 여기에서도 커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시음을 해봤다. 원산지에서 마시는 커피가 신선하고 산미가 뛰어나다. 이곳 설명에 따르면 한국의 케냐 AA커피는 같은 AA라도 등급이 낮으며 그나마도 다른 커피에 진짜 케냐 AA는 15% 이하만 넣어 섞어서 사용한다고 한다. 진짜 AA 커피는 가격이 비싸 100%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커피는 로스팅후 4~5일 숙성된 것이 가장 맛이 뛰어나며 최장 2주일 정도 맛이 유지된다. 그 이상 보관해야 할 경우에는 락앤락 같은 밀폐용기에 넣어 보관해야 하고 냉장이나 냉동보관은 피하는 것이 좋다. 커피의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굵은 모래알 크기로 갈아서 필터로 거르거나 프렌치 방식으로 걸러 마시는 것이 좋다. 프렌치 방식은 찌꺼기가 많으니 깔끔한 커피를 즐기려면 필터를 이용한 드립 커피가 좋으며 커피 카루 20그램에 150ml 정도 추출하면 최상의 맛을 뽑아낼 수 있다. 에스프레소와 같이 진한 커피를 즐기려면 커피를 아주 미세하게 즉 바다모래 크기로 갈아 비알레티로 추출하면 된다. 드립용 커피는 미디엄 로스팅이 제격이며 에스프레소는 다크 로스팅된 원두를 사용해야 제대로 된 맛을 즐길 수 있다. 갓 볶은 원두 몇 봉을 사서 공항으로 갔다. 이제 아디스아바바를 거쳐 내일 오후 3시 45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50일에 걸친 아프리카 여행은 마무리된다. 


가이드 호텐시아가 커피 종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맛을 느끼는 혀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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