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7
7.7 체르마트, 호수 트레킹
여행 와서 두 번째 맞는 일요일이다. 아침부터 비가 온다. 창밖으로 보이던 마터호른은 구름에 가려 사라졌다. 차분히 가라앉은 일요일 아침, 여행을 시작한 이후 아침부터 비가 오는 날은 처음이다. 바쁘게 돌아다닌 지난 2주일의 여행을 돌아보라고 비가 내리나 보다. 2주일 동안 많이 돌아다닌 것 같다.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낯선 것들을 쉽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길 위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착해진다. 트레킹 하느라 피곤해서인지 여는 때처럼 일찍 일어나 지지가 않아 보통 때보다 한 시간이나 늦은 아침 6시 반에야 일어났다. 비 핑계로 게을음을 피우다 10시가 넘어 비가 그친 후 숙소를 나섰다. 슈네거 근방 5개 호수를 따라 산책하는 코스를 트레킹하기 위해 나섰다. 체르마트에서 경사에 맞게 기울어진 객차를 케이블로 끌어올리는 푸니쿨레를 타고 슈네거로 올라갔다. 슈네거에서 다시 케이블카로 바꿔 타고 한 정거장을 더 올라가 블라우헤르드에서 트레킹을 시작했다. 해발 2,576m의 블라우헤르드에서 해발 2,288m의 슈네거로 오는 길에 있는 산중에 호수가 5개나 있다. 이 호수를 차례로 들리는 거이 오늘 트레킹 코스다. 산중에는 주변 봉우리의 눈 녹은 물이 흘러들어 호수를 만들어 놓았다. 물은 위쪽 호수에서 아래쪽 호수로 여기저기 개울과 폭포를 만들며 흘러내린다. 산길은 어디에서나 마터호른 봉이 잘 보인다. 체르마트라는 마을은 알프스의 깊은 V자 협곡에 위치한 보잘것없는 산속 마을이었다. 1800년대에 영국 등산가 에드워드 윔퍼가 최초로 마터호른봉을 등정한 후 외부에 알려져 요즘은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모이는 산중 스포츠의 성지가 된 곳이다. 마터호른 봉우리가 워낙 유명해서 모든 곳에서 마터호른을 조망할 수 있게 관광지를 개발해 놓았다. 슈네거 주변의 5개 호수를 다 둘러보는 거리는 6.3km 밖에 안된다. 쉬엄쉬엄 걸어서 인지 두 시간 반 정도 걸렸다. 어제에 비하면 산책길이라고 할 정도로 힘들지 않은 길이다. 오후 4시경에 트레킹을 마루리 했다. 저녁이 되니 또 비가 온다. 산중이라 기후 변화가 심하다. 비도 자주 오고 기온은 섭씨 15도에서 25도 사이를 오르내릴 정도로 선선하다. 밤에 춥고 산 위도 춥다. 한 여름 피서여행을 온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