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츠부르크 음악제

2019. 7. 28

by 이종호

7.28 잘츠부르크 음악제

잘츠부르크는 음악축제를 즐기는 날이다. 오전 11시부터 시작하는 음악회를 가기 전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었던 미라벨 궁전을 들렀다. 분수와 나무 그리고 조각품들이 잘 정돈된 정원이 있는 단아한 모습의 궁전이다. 세 번이나 본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에 나온 집과 정원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궁전과 정원을 둘러보고 분수대 옆 벤치에 앉아 잘 정돈되어 있는 정원의 모습을 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모짜르트 하우스로 갔다. 잘츠부르크 음악제의 주요 공연이 열리는 곳이다. 연주회는 11시부터 시작된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입장하고 있다. 다들 정장 차림으로 음악회를 즐기러 나온 분위기다. 공연장에 입장하여 프로그램을 하나 샀다. 미리 들어본 곡이지만 음악의 이해를 넓히기 위해서는 연주자와 지휘자에 대해 더 공부해 볼 필요가 있다. 빈필은 창단된 지 177년 된 세계적인 교향악단이다. 해마다 비엔나에서 연주회를 40회 정도 가지며 뉴욕, 런던, 도쿄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 연주를 포함하여 총 50회 정도의 연주회를 통해 십만 여명의 청중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고 한다. 이번 공연은 헤르베르트 블롬스테드가 지휘하는데 블롬스테드는 올해 92세의 스웨덴 국적 지휘자다. 뉴욕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았다고 한다. 9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80분이 넘게 연주되는 말러 교향곡 9번을 거뜬하게 소화하는 걸 보니 대단한 거장임에는 틀림없다. 말러의 음악이 그렇듯이 교향곡 9번 D장조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곡이다. 고전주의 교향곡의 틀을 지키지 않고 현대적으로 접근한 말러의 새로운 방식의 작곡과 죽음을 주제로 한 곡이기 때문에 한층 더 어렵고 무겁게 다가온다. 1악장은 웅장함으로 다가와서 쉽게 들을 수 있었는데 2악장과 3악장은 인내심을 가지고 각 연주자들의 기량을 음미하면서 들었다. 4악장 아다지오로 넘어가면서 한결 느려진 곡과 관악과 현악이 서로 주고받는 독주를 들으면서 음악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 중반 이후의 가늘어지는 현과 관의 음이 모든 청중들을 음악 속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죽음으로 표현되는 침묵이, 모든 연주자의 총주로 마감되는 다른 교향곡에서 주는 감동을 몇 배 뛰어넘으며 한동안 숨을 멎게 했다. 연주가 끝난 몇 분 동안은 감동이 지속되었다. 좌석을 떠나 공연장 계단을 내려오는 동안에도 4악장의 마지막 침묵이 주는 충격이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많은 공연을 봤지만 이처럼 마지막 순간이 깊은 감동을 주는 공연은 처음이다. 말러와 빈필이 준 감동을 간직하면서 오늘의 목적지 퓌센의 노이쉬반슈타인 성으로 향했다. 공연장을 나오면서 떨어지던 빗방울이 장대비로 변해 퓌센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내렸다. 4시간 만에 도착하여 어렵사리 찾은 숙소 근처 식당에서 독일의 전통음식인 돼지 관절 구이인 학센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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